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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키 작은 영화들32

리메이크 영화의 전범이 될 <하녀> 영화 는 현대적이다. 그것은 김기영 감독의 원작이 현대적이었기 때문일 것이고, 임상수 감독이 현대적으로 잘 재해석했기 때문일 것이지만, 무엇보다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인면수심이 되는 '그들' 재벌의 행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한 는 영원히 현대적일 것. 는 사회학 전공자로서 임상수 감독의 특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누릴 것을 다 누리려는 욕망,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강박이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개연성을 만들어낸다. 재벌 안에서도 성골과 진골을 나누는 엄정함과 그들에 기생해 살아가는 지식인의 비열함까지. 무엇보다 배우들이 눈부시다. 전도연의 연기력이 살아있고 윤여정의 인생인 녹아있고 서우의 가능성이 확인되는 영화다. 여기에 이정재의 적절한 쓰임새까.. 2010. 5. 4.
반드시 크게 들어야 할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크레이지 다큐멘터리’ 은 반드시 크게 들어야 할 영화다. 인천 부평의 모텔촌 한가운데 자리 잡은 클럽 ‘루비살롱’에서 활동하던 록밴드 ‘오바(오버)지존’ 갤럭시익스프레스의 광란과 ‘루저 킹’ 타바코쥬스의 지질함을 기록한 이 다큐멘터리 음악영화는 크게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왜? 로큰롤은 속삭이는 음악이 아니니까. 을 보면 영화 이 떠오른다. 1970년대 대구 왜관의 기지촌 클럽에서 활동하다 서울로 올라와 고고 클럽 ‘닐바나’의 전설이 되었던, 그룹사운드 경연대회 수상 상품으로 받은 밀가루 한 포대로 시작해 사치와 방탕에 빠져들었던 ‘데블스’의 자식들 이야기 같다. 그리고 30년의 시간만큼 진화해서 더 신나고 더 지질하고 더 방탕하다. 어떻게 해서 밴드 이야기를 영화화할 생각을 하게 되었나? 밴드를 불러.. 2010. 4. 23.
인터넷 무료 개봉 선택한 '섹스 볼란티어' 는 사랑으로서의 섹스가 아니라 봉사로서의 섹스가 가능한지를 묻는 영화다. 지체장애인에게 섹스로 자원봉사하는 여대생과 이를 돕는 신부의 이야기를 통해 이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다. 조경덕 감독은 끈질긴 취재로 이를 취재해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했다. 조 감독은 이 영화를 인터넷으로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개봉을 하기 위해 그는 백방으로 뛰었다. 그러나 장애인의 성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주는 곳은 없었다. 이상한 성인채널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는 있었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독립영화전용관에 거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결국 조 감독은 수익은 해외 판권을 통해 얻기로 하고 인터넷 개봉을 선택했다. 어떻게 장애인 이야기를 영화화할 생각을 했나? 정윤철 감독이 그.. 2010. 4. 22.
독립영화 감독은 영화를 '세 번' 찍는다 4월15일과 4월22일은 독립영화와 예술영화가 일제히 개봉하는 날이다. 왜일까? 대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 즉 극장가의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4월15일에는 가, 4월22일에는 등이 개봉한다. 역설적으로 비수기에 좋은 영화가 많이 개봉한다. 주류 배급사들이 비수기라며 외면하는 이 시기에 비주류 배급사들은 ‘흥행 패자부활전’을 위해 사활을 건다. 4월15일 공식 개봉하는 은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1만명 시사회를 열었다. 노근리 학살을 소재로 만든 이 영화에 대한 입소문을 내기 위해 ‘인해전술’을 편 것이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영화에 출연한 문성근·문소리·이대연 등 배우들과 역시 대가를 받지 않고 참여한 제작진이 함께 전국을 돌며 무대인사를 하고 영화를 홍보했다(142명 배우 전원과 229명 스태프 전원 .. 2010. 4. 20.
4월에 놓치지 말아야 할 '키 작은 영화들' 3월~4월은 영화계 비수기입니다. 학생들이 개학하고/개강하고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영화관이 썰렁하죠. 키 큰 영화들은 이때 개봉하기를 꺼리는데, 덕분에 '키 작은 영화들'이 기회를 얻습니다. 좋은 영화를 보기에는 이 때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본 세 작품 소개합니다. 1> 경계도시2 (상영중) 자신이 '고뇌하는 먹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를 추천합니다. 송두율 교수의 귀국과 수사에 관련한 내용이지만, 이명박 시대 '진보의 퇴락'과 관련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그 맹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에 갇힌 인조를 떠올렸습니다. 그의 신하들이 주전파와 주화파로 나뉘어 각축했듯 송두율 교수를 .. 2010. 4. 6.
'아바타'가 아이폰이라면 '타이탄'은 옴니아2 로 백만년만에 영화리뷰를 써서 올렸는데 반응이 괜찮아 또 올립니다. 이번 리뷰는 에 대한 것입니다. 짧게 올리겠습니다. 가 아이폰이라면 은 옴니아2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 써보신 분은 제 이야기가 무슨 얘기인 줄 아실 겁니다. 는 무한하게 확장되는, 공감각적 감상을 느끼게 하는 영화지만 은 단순한 블록버스터입니다. 은 보다 먼저 나와야 했던 영화입니다. 둘의 차이는 살리에르와 모짜르트 차이 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를 본 관객에게 은 싱겁습니다. 이왕 먼저 나오는 김에 보다도 먼저 나왔어야 합니다. 이 열린 신화적 상상력을 보여준다면 의 상상력은 갇혀있습니다. 이 자극하는 상상력도 있습니다. 신들이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 보낸 크라켄을 죽이기 위해 메두사의 머리를 얻으려 악전.. 2010. 4. 1.
키 작은 영화를 위한 '독설시네마테크' 주> 조그만 영화들을 모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기 텍스트는 제가 직접 쓴 글이 아니라 보도자료로 온 내용입니다. 이 작은 영화들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올립니다. 지난해 벌어졌던 쌍용자동차 77일간의 옥쇄파업과 그 이후를 다룬, '당신과 나의 전쟁'이 지난 2일 서울 첫 시사 이후에 공동체 상영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려 합니다. 아니, 지난 1년을 힘들게 거쳐온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이들의 싸움을 지켜봤었던 시민들과의 만남을 이 작품을 통해 가지려 합니다. 몇명의 배급팀들이 모여 어렵게 어렵게 배급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작품과 관련된 보도자료도 잘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보시기에 많이 어슬플테지만 염치없이 도움을 부탁드리고자 이렇게 멜 보냅니다. 작품 관련 포스터는 첨부했고, .. 2010. 3. 10.
백만년만에 영화 리뷰를 쓰게 만든 '경계도시2' 는 불편한 영화다. 취재현장에서 취재원에게 악다구니처럼 들러붙었던, 그리고 들러붙어서 살아야 할 우리와 같은 기자들에겐 특히 그렇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두드러진 악역은 기자들이다.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인간의 얼굴을 유지한 송두율 교수를 기자들은 괴물이라 전한다. 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다큐멘터리의 긴 호흡이 김장김치라면 우리(기자)들이 만드는 것은 그저 겉절이에 불과하다는... 송 교수에게 하이에나 떼처럼 몰려드는 우리(기자)들을 보면서,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보는 내내 불편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답을 위해 맥락과 상관없이 몇 번이고 같은 질문을 던지는 조선일보 기자들... 영화를 보고 나오며 트위터에 '섹스로 귀결되지 않는 홍상수 영화같은 다큐멘터리'라는 말로 형용해 보았지만 사.. 2010.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