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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플가', 여행에서 음악으로 만난 사이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21. 9. 20. 22:33

 

아소플가, 여행에서 만난 사이 

프로젝트 그룹 '아소플가'는 아리락의 아, 소프라노의 소, 플라멩코의 플, 가야금의 가를 하나씩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들은 '여행에서 만난 사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여행에서 음악으로 만난 사이'다. 소프라노 정찬희가 <카르멘>을 부를 때 플라멩코 무용가 최원경이 뒤에서 춤을 쳐 주었다. 플라멩코 무용가 최원경이 춤을 출 때에는 가야금 연주자 하소라가 반주를 해주었다. 여기에 아리랑을 락으로 풀어낸 고구려밴드의 보컬 이길영이 결합해 혼성 4인조 그룹을 이뤄냈다. 

'여행에서 음악으로 만난 사이', 아소플가의 인연을 맺어준 사람은 고재열 여행감독이다. 고 감독의 여행에 동참하면서  남원과 순창 그리고 문경과 남이섬에서 함께 '길 위의 살롱'을 만들어냈다. 록커 이길영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이들의 진폭 큰 음악에 묵직한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길영(아리락)과 소프라노 정찬희(아리가), 플라멩코 최원경(아리무), 가야금 하소라(아리현)로 구성된 혼성 4인조 그룹 ‘아소플가’가 9월22일 KBS 1TV 아침마당(8시25분)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세계의 음악을 한국의 그릇에 담아낸 음악을 선보인다. 이렇게 다져진 음악을 들고 고재열 여행감독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또 하나의 한류를 도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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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여행클럽/트래블러스랩에서 '길 위의 살롱'을 구현하고 있다.  ‘예술이 있는 여행’을 계속 기획 중인데 이 버스킹 여행은 참가자뿐만 아니라 예술가에게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장소 특정 예술'에 대해서 예술의 장소성, 예술가와의 관계성, 예술창조의 맥락성 관점에서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쳐 '최소 기획을 통한 최소 예술'을 선보이는 것으로 정리되었는데 개요는 이렇다. 

1) 예술의 장소성
훌륭한 무대가 훌륭한 예술가를 만든다. 다만 그 무대를 인간이 만든 무대가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 낸 무대를 쓴다는 게 다르다. 자연이 쓴 무대를 쓸 때는 무대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여행감독은 무대도 캐스팅한다. 

2) 예술가와의 관계성
예술가와의 관계가 맺어지면 그 예술가의 퍼포먼스를 훨씬 집중해서 보게된다. 자녀의 유치원 공연에 집중하는 부모를 생각하면 된다. 여행을 통해 예술가와 관객의 관계가 맺어진 뒤 공연이 이뤄지면 평소 안 보고 안 듣던 장르에도 주목한다. 관계성은 평범한 사람을 예술로 이끄는 중요한 계기다. 

3) 예술창조의 맥락성 (혹은 맥락적 즉흥성) 
우리 예술의 특성은 즉흥성이다. 즉흥성은 제멋대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즉흥성이 힘을 가지려면 맥락에서 나와야 한다. 단지 가창자와 연주자의 기분만을 반영한 즉흥성이 아니라, 여기 모인 사람들의 맥락을 알고 이 장소의 특징을 알고 난 뒤 나오는 맥락은 힘이 세다. 이런 교감적인 무대는 예술가에게 예술하는 힘을 준다. 이 힘은 창조를 낳는다.

 

 

#소프라노 정찬희 :

남원 동편제마을을 산책하는데 난데없는 아리아가 울려 퍼졌다. 강 건너편 우리 숙소에서 나는 소리였다. 믿기지가 않았다. 도저히 노랫소리가 들릴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이크가 있는 곳도 아니었는데 이장님 방송 소리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우리 일행인 소프라노 정찬희 쌤이 저녁 공연을 위해 연습하는 소리였다.

정찬희 쌤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성량이 풍부한 성악가다. 그녀의 성량이 풍부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렸다. 논밭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너 또 담을 넘어 그녀의 아리아가 도달하게 된 사연은 이랬다.

정찬희 쌤은 ‘길 위에서’ 만났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항의해 문화관광부 앞에서 단원들이 집회를 했는데 그때 막내단원이었던 그녀가 대표로 공연을 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척 인상적인 무대였다.

성악가들이 모인 집회에서 노래를 시키는 걸 보니 잘하는 성악가인가보다 주목했고 이후 산책콘서트를 기획했을 때 초대했다. 서대문의 안산이었는데 밝은 성격이어서 그런지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 멋진 여행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회 공연 이후 정찬희 쌤은 무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전에는 다른 성악가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위한 멋진 무대’를 꿈꾸었는데 거리 공연 이후 ‘내 노래가 힘이 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결국 해체되었지만 그녀는 길 위의 성악가로 거듭났다.

여행감독으로 ‘예술이 있는 여행’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도 정찬희 쌤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뛰어난 점은 감정을 끌어올리는 능력이었다.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1인 오페라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정찬희 쌤이 실력이 있다는 것은 레퍼토리가 다양하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번 남도기행에서는 3박4일 동안 변화무쌍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며 멋진 무대를 연출했다. 개인 영상물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되도록 다양한 곳에서 촬영했다. 이 동영상을 본 귀 밝은 기획자가 그녀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하길 기대하며 링크한다.

 

 

#플라멩코 무용가 최원경 :

국내에서 플라멩코 레퍼토리가 가장 다양하고 박력있는 춤사위를 보여주는 플라멩코 무용가 마리솔(최원경)이 어른의 여행클럽/트래블러스랩과 함께 한 순간 중에서도 함평만 리허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함평군수가 이 동영상을 꼭 봤으면 좋겠다. 노을이 얼마나 훌륭한 무대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았으면 한다. 함평만에 답사를 왔을 때 이 노을을 잘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플라멩코 무용가 최원경 씨가 즉석 리허설을 해보았는데 함평만의 노을을 정열로 수놓아주었다. 본 무대가 기다려진다.

 

 

# 가야금 연주가 하소라 : 

소리꾼 하소라는 언제 어디서든 소리와 연주할 채비가 되어있는 천상 예인이다. 특히 자연 그대로의 무대에 잘 어울린다. 장소 특정 예술의 강자로 소리로 혹은 가야금 연주로 때론 플라멩코 등과의 콜라보로 적재적소 적인적시의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금대암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했던 공연은 역대급이었다. 밤새 뒤풀이를 하고 새벽에 목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불렀지만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