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하나에 우주를 담다, 캐리어도서관 시즌5를 시작하며
방금 ’몽골초원 은하수기행‘에 참가하시는 분들에게 솜야목장에 기증할 책캐리어를 가져다 드리고 왔습니다. ’캐리어 하나에 우주를 담는다‘는 생각으로 캐리어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2년 동안은 활동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해외여행 라인업을 구축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몽골 솜야목장을 시작으로 다시 캐리어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1) 캐리어도서관의 개념?
캐리어 도서관의 개념은 간단합니다. 안 쓰는 캐리어에 다 읽은 책을 담아서 책정거장에 기증하면 책정거장에서는 이 캐리어를 보관했다가 기증 받고 싶은 곳에 전달하는 모형입니다. 캐리어는 책의 포장용기이면서 운반수단이 되고 마지막으로 하나하나의 도서관이 됩니다.
캐리어도서관의 철학은 캐리어 하나에 우주를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지에서 이런 책캐리어를 만나면 새로운 우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용하지 않는 CD를 담으면 내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음악도서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캐리어도서관은 무한한 가능성의 도서관입니다.
캐리어 도서관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욕지도의 빵집 ‘무무’와 같은 곳에 기증했는데 ‘책 읽는 섬 여행’ 만들기에도 쓰일 수 있고, 아름다운배움이 하는 캄보디아 책 기부 프로젝트를 지원해 ‘앙코르와트 책 기부 여행’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책이 꼭 필요한 청소년 보호시설에도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2) 캐리어 도서관의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일단 책캐리어를 모아두는 책정거장이 있습니다. 시즌1은 ‘서울하우징랩’을, 시즌2는 ‘문화역서울284’를 책정거장으로 운영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셧다운 된 날이 많아서 활발하게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250개 정도의 책캐리어를 모아서 100여개 정도를 기증했습니다. 시즌3에서는 ‘라이나전성기재단’ ‘땡스기부’와 콜라보로 책정거장을 운영했습니다. 시즌3에서는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착불 택배’ 비용을 지원해서 직접 가져오지 않고 택배로 기증을 받았습니다.
책캐리어를 책정거장에 보내시면 그대로 기증처에 전달하기도 하지만 북큐레이션을 통해 책을 재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책캐리어 하나하나가 독립된 도서관이라 좀 더 완성도를 기하기 위해서요. 이렇게 해서 모인 책캐리어를 전국 곳곳에 전달했습니다. 시즌5에서는 완성도 있게 구성된 책캐리어만 기증 받아서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여행지에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캐리어도서관이 구축된 곳들입니다. 통영 욕지도의 무무 빵집, 평창의 산너미목장, 태안 백리포의 빈집 아지트(자연동화), 문경 단산의 활공장에 캐리어도서관을 구축했습니다. 제주올레 쉼터가 되는 곳에도 두루 책을 기증했습니다.
3) 캐리어 도서관에 참여하려면? (시즌5는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멤버들을 대상으로만 진행하려고 합니다)
일단 기본 모형은 안 쓰는 캐리어에 다 읽은 책을(혹은 안 읽는 책을, 아니면 기증하고 싶은 책을) 넣어서 나만의 캐리어 도서관을 만들어 기증하는 것입니다. 이 책캐리어를 책정거장에 직접 가져와서 기증하는 것이 기본 모형입니다.
책 말고 CD DVD 등만 따로 모은 멀티미디어 캐리어도 모으고 있습니다. 한류팬들이 가져가게 해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해외 팬들이 접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CD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모으면 상당량을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캐리어도서관의 자원봉사는 함께 책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책정거장에서 북큐레이션을 통해 책캐리어를 재구성한 다음에 트래블러스랩의 여행지에 옮기려고 합니다. 책캐리어를 기증처에 옮기는 책여행을 함께 해주실 분이 필요합니다.
4) 캐리어 도서관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캐리어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동성입니다. 이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집니다. 제가 ‘도시인을 위한 자발적 섬 유배’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섬에 유배 가는 사람들이 책캐리어를 가져가서 ‘섬마을 캐리어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올여름에는 신안 도초도에 있는 ‘섬마을 인생학교’에서 ‘도시인을 위한 자발적 섬유배’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때 이 책을 가져갈 생각입니다.
여행자들의 핫라인을 이용해 전 세계에 나르려고 합니다. 해외여행 출발할 때 책캐리어를 하나 가져가서 현지 의 트래블러스랩 베이스캠프에 기증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전 세계에 '캐리어 도서관'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기증자는 먼저 자신의 책을 보내고 나중에 이곳을 방문하면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보통 책모으기 운동을 하면 가장 간과되는 책이 바로 잡지입니다. 아무도 기증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인데 한류 팬들에게는 이것도 매력적인 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롤링스톤즈>나 <논노>를 모았듯이 그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한류 팬들끼리 교류할 때 책캐리어를 서로 바꾸면 책의 순환도 부추길 수 있을 것입니다. 버추얼 도서관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기증된 책들이 어디에 기증되는지를 디지털 정보화 하면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버추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세상 끝까지 퍼진 세상에서 가장 크고 넓고 빠른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5) 기적의 책꽂이 & 캐리어도서관 연혁.
(캐리어도서관의 전신인 ’기적의 책꽂이‘와 ’캐리어 도서관‘이 걸어온 길입니다.
1>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 2011년~2012년 트위터를 기반으로 했던 이 프로젝트에서 4개의 시즌 동안 총 11만권의 책을 모아 전국에 기증했다.
2> 강정십만대권프로젝트, 2013년 강정마을에 평화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4만권의 책을 모아 컨테이너에 선적해서 강정마을에 전달했다.
3> 2020년 안 쓰는 캐리어에 책을 넣은 '책캐리어'를 기증하는 캐리어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4> 캐리어도서관 시즌1은 영등포 서울하우징랩에서 진행했다.
(프리시즌은 서울역고가7017 여행자의 서재에서 시작했다)
5> 시즌2는 문화역서울284에서 '여행의 새발견' 전시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6> 시즌3는 라이나전성기재단과 함께 은평구의 작은 도서관에서 진행했다. 700명 이상이 참여해서 1000개(책캐리어+책박스) 이상이 기증되었다.
7> 시즌1~시즌3 동안 모은 책캐리어는 통영 욕지도의 무무 빵집, 평창의 산너미목장, 태안 백리포의 자연동화, 문경 단산의 활공장, 울릉도의 작은 교회 그리고 제주도의 무릉외갓집, 제주평화문화예술관,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올레센터, 삼달다방 등에 전달해서 캐리어도서관을 구축했다.
8> 시즌1~시즌3 동안 모은 책 중 영어책과 그림책은 '아름다운배움'을 통해 캄보디아 오지학교로 전달했다.
9> 2021년 진행한 시즌4는 제주올레재단과 함께 '올레를 책칠하자'는 주제로, 올레길에 있는 올레쉼터 등에 기증했다.
10> 2022년 삼척살롱 여주살롱 제주살롱 등 캐리어도서관을 '여행자라운지'로 직접 운영하는 곳을 활성화 시켰다.
11> 2024년 재개하는 시즌5에서는 해외에 캐리어도서관을 집중 구축할 예정이다. ’몽골초원 은하수기행‘의 배이스캠프인 솜야목장이 그 시작이다.
12> 2024년 재개하는 캐리어도서관의 방향성은 양보다 질에 두고 잘 큐레이션 된 책캐리어를 만들어 매력적인 도서관 모빌리트를 구현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