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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작문시험 주제가 '평상심'이었던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9. 7.



오늘(9월7일) 치러진
MBC  공채 필기시험 작문 주제가
'평상심'이었다고 한다.


지금 MBC에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평상심'일 것이다.


나라면 '평상심'에 대해서
어떻게 글을 썼을지 생각해 보았다.





오늘 MBC 공채 신입사원 모집을 위한 필기시험이 있었다.
필기시험을 보고 나온 지인으로부터 이번 작문 시험 주제가 ‘평상심’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소리를 듣고 무릎을 쳤다.
‘그렇지. 지금 MBC에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평상심이지. 문제 참 잘 냈다.’


<PD수첩> ‘광우병편’에 대한 사과방송을 함으로써 완패 선언을 MBC에게,
조조 이명박과 보수정권 보수언론 보수단체 연합 부대에 맞서 ‘민영화 적벽대전’을 벌여야 하는 MBC에게 가장 절실한 것,
그것은 바로 ‘평상심’일 것이다.


조조의 70만 대군과의 적벽대전을 앞두고
적진을 바라보며 ‘냉정’을 찾았던 주유와 공명처럼
지금 MBC가 찾아야 하는 것도 바로 ‘냉정’, 곧 ‘평상심’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나라면 ‘평상심’이라는 주제에 어떤 글을 썼을까?

어느 역사서에서 읽은 조선시대 과거시험 답안 하나가 떠올랐다.

그 과거시험의 ‘책문(책문)’은 
‘지금 나라의 문제가 무엇이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략을 말하라’라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안 중에 왕과 신하가 정반대로 평가한 것이 있었다.
신하들은 그가 장원이라고 추천한 반면, 왕은 그를 불합격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문제의 답안은 “왕이 가장 문제다. 왕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신하들은 그 선비의 기개를 높이 산 반면,
왕은 괴씸한 그 선비를 낙방시키라 했다(벌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그 선비는 ‘턱걸이 합격’으로 결론이 낫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한 이야기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설명 달아주세요.
아마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라는 책에 정확하게 나와 있을 겁니다.)


다시. 나라면 MBC 작문 시험에 어떤 답안지를 냈을까?


아마 ‘엄기영 사장이 문제다. 엄기영 사장이 ‘평상심’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썼을 것 같다.
MBC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에는 너무 늙었으니
그냥 그렇게 야지를 놓고 히히덕거리며 나왔을 것 같다. 


지금 MBC 구성원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엄기영을 안 믿는 것이 아니라, 못 믿는 것이다”라고.
엄 사장은 믿을만한 사람이지만,
지금처럼 간부 두어 명에게 휘둘리다가는 또 실책을 하리라는 것이다.
 

<PD수첩> 사과방송을 결정하고
<PD수첩> CP와 진행자를 교체하고 시사교양국장까지 교체하는 등
정권 입맛에 맞는 조치만 하고 있는 엄사장이
간부들의 ‘바지폭’에서 벗어나서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엄기영 사장이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
엄기영이 엄기영답게, ‘소신행보’를 한다면,
그는 MBC 구성원들의 영원한 사장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간부들에 휘둘리며 ‘소심 행보’를 한다면,
그는 정권의 얼굴마담밖에 안 될 것이다.


부디, 엄기영 사장이 ‘평상심’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