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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라니 깎은 두 여대생의 머리, 고와서 서러워라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1. 25.



<후속 1신> 11월26일 23시20분


어제 오늘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가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투표 불참 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확한 투표율은 나오지 않았는데,
대략 20% 내외가 될 것이라고 하네요.
선관위에서 '무기한 투표연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
파행이 불가피해 보이니다.




총학생회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신유진씨(왼쪽)와 정윤지씨(오른쪽)



어제 한 이화여대 졸업생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데,
부당하게 후보 자격을 박탈한 후보들(정후보/부후보)이 항의 삭발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꼭 좀 사연을 전해달라며... 


삭발식엔 못갔지만 잠깐 이대에 들러서 삭발한 후보(리얼 이화)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학에 다닐 때나 졸업한 때나, 심지어 1980년대에도 
총학생회 간부가 아니라 총학생회 후보가 삭발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이대 학생문화관에서 두 후보를 만났습니다.
아직 까까머리가 익숙하지 않은지 수줍게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나타났습니다. 
마치 비구니스님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껏 차려입은 여대생들 사이로 걸어오는 두 까까머리 후보를 보니 저도 울컥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리얼 이화'의 두 후보가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것은 '경고누적' 때문이었습니다.
선관위로부터 경고 2회와 주의 3회(주의 3회는 경고 1회)를 받아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것인데, 이들은 경고와 주의가 부당하게 내려졌고
이에 대한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운동 사흘만에서 경고누적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경고와 주의 조치를 내린 경위에 대해서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대생 1700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참조> http://blog.ohmynews.com/ewhamedia/308014


현재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 상황은 이렇습니다. 
'리얼이화'를 비롯해 총 세 팀이 출마했는데
선관위를 구성한 현 총학생회 팀이 내보낸 후보(이화 위캔 플러스)만 남았습니다.  
'리얼 이화' 팀이 후보자격을 박탈당하자 
'리셋 이화' 선본도 이에 항의해 후보 사퇴하고 함께 선거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세 팀이 출마했는데 한 팀만 선거운동을 하고
다른 두 팀은 선거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25일)부터 이틀 동안 투표인데, 과연 투표율이 어떻게 나올지...


다음은 정윤지 신유진 후보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 왜 삭발을 했는가?

(정윤지) 이 선거가 이대로 집행되면 이대생들에게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는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믿고 있던 상식이 깨졌다. 그 상식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해 삭발을 결심했다.
(신유진) 우리는 '끝까지 해내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학우들에게 약속했다. 비록 후보 자격은 박탈당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삭발을 하고 거울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정) 어제부터 걱정했다. 내 두상에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이 울다가 내 두상을 보고 웃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거울을 보니 생각보다는 괜찮은 것 같더라. ㅋㅋ
(신) 살면서 단발인 적도 없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 아직 모르신다. 딸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삭발을 했다는 사실을 아시면 많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다.
(정) 우리 부모님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신 것도 모르신다. ㅋㅋ
(신) 어머니도 이대를 졸업했다. 슬퍼하시겠지만 나를 믿고 지지해준 학우들과의 의리를 지키고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

- 학교에서 삭발식을 방해했다고 들었다.

(정) 삭발식을 선본 사무실에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며 나가라고 했다.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공문을 보여주며 협박했지만 강행했다.

- 왜 선관위가 무리한 후보자격 박탈을 강행했다고 생각하나?

(정) 이화인이 얼마나 현명하고 무서운 사람들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랬다고 본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대충 해도 힘이 모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얕잡아보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부) 총학생회를 이권으로 생각한 것 같다. 권력욕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본다.



씁쓸한 'before and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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