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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키 작은 영화들32

영화 <생일>은 현실을 왜곡했다. 현실은 더 가혹했다 ​은 왜곡이 심한 영화다. 우리는 영화에서처럼 세월호 유가족에게 따뜻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유가족에게 조건 없는 위로를 보낸 시간은 고작 한 달 남짓이었다.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유가족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겠다는 지방선거 후보가 나타났다. 보상금을 기웃거리는 작은아버지, 아이를 잃은 엄마의 통곡을 참지 못하는 옆집 딸, 영화에서는고등어를 발라먹을 때 어쩌다 나오는 잔가시처럼, 유가족을 괴롭히고 혐오하는 주변 인물들이 간간이 나온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유가족에 ‘~~충’을 붙여가면서까지 가혹하게 조롱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슬픔의 사회적 종결’을 모두가 암묵적으로 바랬다. 원폭 피해자를 다룬 일본 만화 에서 피해자 가족이 “사람들은 우리가 그냥 조용히 사라져 버리길 바라는 것 같아.. 2019. 3. 29.
전두환이 진짜 치매에 걸리기 전에 꼭 보여주고 싶은 다큐, 침묵의 시선 은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전작 과 쌍을 이루는 영화다. 오펜하이머 감독은 에서 1965년 인도네시아 군부의 대학살의 주요 학살자 중 한 명인 안와르 콩고를 중심으로 가해자의 시선을 그렸다. 에서는 희생자 람리의 동생인 안경사 아디의 시선으로 피해자들이 침묵했던 시간에 대해 그렸다. 오펜하이머 감독은 원래 실험적인 극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인도네시아 대학살을 다루게 된 계기는, 대규모 농장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농업인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영화 제작법을 알려주러 갔다가 대학살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벨기에 회사가 운영하는 농장인데 그곳 여성들은 주로 제초제와 살충제 뿌리는 일을 했다. 그런데 농약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가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그들은 노.. 2018. 9. 3.
태극기의 주인은 누구인가,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1) 개봉일에 맞춰 을 보았다. 촛불집회에 쪽수 하나 더하는 심정으로. 2) 대서사시를 쓸 수 있는 감독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 우리가 서사력을 키운 이유가 무엇인가,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3) 영화는 물었다. 태극기의 주인은 누구인가,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라고. 애국을 언급할 자격에 대해서 묻는다. 그때 너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거기에 있었느냐고. 4) 한 사람이 바꾼 역사가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라며 역사의 바통을 넘겨준다. 시사저널 파업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인가, 라고 자문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렇게 역사의 이어달리기는 '여기까지만'이 모여 어느새 종착점에 닿는다. 5) 주인공과 조연과.. 2017. 12. 28.
내 돈 주고 보여주고 싶은 영화 세 편, <자백>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죽여주는 여자> 그동안 다큐멘터리영화가 저널리즘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시대의 단면과 사회의 모순을 담아내며, 자백은 저널리즘이 어떻게 다큐멘터리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 저널리즘은 '카더라'를 전파하는 곳이 아니다. '카더라'를 확인하는 곳이다. 자백은 그 지난한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탄광으로 비유하면 이렇다. 자백은 탄광 앞에서 이 탄광에서 학살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라고 끝내지 않는다. 자백은 탄광 안에 들어가 땅굴 하나하나를 들여다 본다. 그래서 탄광에 대해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의문을 풀어준다. 유골이 나오지 않아도 흔적을 가져가 실종자와 DNA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저널리즘적으로 보았을 때, 자백은 마이클 무어의 다큐들보다 훨씬 우월하다. 마이클 무어는 검증하지 않는다. 다만 .. 2016. 10. 13.
보수언론 기자들과 예술 검열하는 공무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영혼의 기스가 없어서 나는 문학은 못한다, 라고 생각했다가... 시사저널 파업을 겪어보면서... '아 나도 충분히 기스가 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때 사장/회장 시다바리 하면서 인생 밑바닥 까지 가는 직원들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 인간 심리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면 문학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결론적으로 안 되었다. 그래서 계속 기자질을 하고 있는데...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 감독의 를 보면서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파시스트 비밀경찰의 심리 안으로 완벽하게 들어가서 이탈리아의 현대사를 응시했다.파시스트 비밀경찰 마르첼로의 멜로물처럼 영화는 진행된다. 뭔가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남자의 스타일리시한 연애이야기 같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아름다운 여.. 2016. 1. 15.
명량을 흥행을 즐기는 보수, 명량 흥행이 불편한 진보... 을 즐기는 보수, 이 불편한 진보... 신드롬을 보면 보수가 왜 이기는지, 진보가 왜 지는지가 보인다 의 흥행에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가 시스템의 문제가 부각되어 국난 극복의 리더십을 찾게 되었고 연 이은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면서 메시아적 영웅을 원하는 대중심리가 커져서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주로 나온다. 그런데 진보성향이냐 보수성향이냐에 따라 에 대한 반응이나 이순신 신드롬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다. 박근혜정부와 보수성향 정치인들은 의 흥행을 즐기며 이순신 리더십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정부에 반감을 가진 국민들과 진보성향 오피니언리더들은 의 흥행을 불편해하며 이순신 신드롬에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사실 영화의 내용과 흥행 맥락으로만 .. 2014. 12. 28.
인터스텔라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은 물리학이 아니라 철학이다 인터스텔라 재밌게 보는 법 (그날그날 리뷰 - 11/11 -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잘 만든 영화다. 물리학적 지식이 있다면 더 재밌게 볼 수도 있겠지만...물리학이 영화 감상에 장벽이 되지는 않는다.그래서 잘 만든 영화다.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의 기본을 알고 봐야 한다고 해서 긴장했는데...그냥 신앙의 영역처럼... 이해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이면서 보면 된다. 영화적 설정으로 생각하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보면 감상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철학적으로 읽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게 철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철학적으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나에게 이 영화는 방점과 시점에 대한 영화였다. 정의의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 시점과 관.. 2014. 11. 11.
가을에 볼만한 프랑스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가을에 볼만한 프랑스영화 5편 프랑스영화는 가을에 봐야 제맛이죠. 올해 개봉한 프랑스영화(혹은 합작영화) 중에서... 제가 본 작품들 소개합니다. 을 제외하고는 IPTV에서 VOD로 보셔야 할 듯. 가을은 프랑스 영화를 보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은 ‘프랑스 영화를 보면 졸린다’는 사람들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다. 내용은 매년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는 친구 8명의 애정과 욕망과 질투가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 집착과 질투, 허영과 과시욕에 솔직하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여유가 있고 성숙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랑스 영화의 장점이 잘 살아 있다.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는 친구처럼 보일지라도, 알고 보면 서로 ‘하얀 거짓말’을 주고받는 ‘적당히 먼’ 사이일 수도 있음을 일깨.. 2014. 9. 30.
평론가들이 <명량>에 대해 악평할 수밖에 없는 이유 평론가들이 에 대해 악평할 수밖에 없는 이유 먼저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자.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은 고전음악 고전미술 혹은 근대음악 근대미술에 대한 지겨움에서 출발한다. 음악과 미술에 대한 고전적인 가치 혹은 근대적인 가치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적인 가치와 근대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관객 혹은 관람객과 괴리가 생긴다. 관객은 자신에게 익숙한 가치가 배제되어 있는 이런 음악과 미술에 대해 ‘어렵다’고 말하게 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경쟁이 발생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8할은 고전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2할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한다면 관객의.. 2014. 8. 12.
독설닷컴의 개봉영화 단상 (명량, 군도, 해적 외) : 이순신이 이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그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것이 바로 이 영화를 우리가 봐야 할 이유다. 이 영화 이후로 역사인물 재해석 영화가 큰 조류를 형성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 민란의 시작이 아니라 도둑질의 끝. 막걸리에 파전이 아니라 피자가 나오고, 돌직구를 기다렸는데 아리랑볼이 온다. 4차원 막걸리 웨스턴. 마음을 열어 놓고 보면 제법 웃을 수 있다. 아름다운 강동원을 감상하면서. : 가리비 해안의 해적, 군도가 훔치지 못한 것을 훔치고 명량이 보여주지 못한 명랑을 보여준다. 역적이 되는 민란이 있지만 왕을 역적으로 만드는 민란도 있다, 명량이 쯔께다시 없이 아쌀하게 회의 맛과 양으로만 승부할 때 화려한 쯔께다시로 다양한 맛을 선사한다. : 동성애.. 2014. 7. 22.
영화 '변호인'의 최종 예상관객이 1577만 명인 이유 관객 400만 명 도달 시간 - 11일, 12일, 16일, 그리고 은? 10일 영화 개봉 스코어 / 19일 => 20일 (괄호안은 수치) 매출액 점유율 : 44.3% => 46.6%관객 : 230,502명 => 289,506명 (205,303명 => 247,836명)누적 관객 : 370,511명 => 661,756명 개봉 스크린 : 811관 => 845관상영횟수 : 3,501회 => 3,765회 첫주말 예상 관객 : 190만 ~ 200만 (1,667,545명) 최종 스코어 목표 : 1577만3128명 (13,302,637명)최종 스코어 달성 가능성 : 48% 영화 의 추세가 좋네요.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무난하게 1천만 명 이상 관람 영화가 될 것 같네요. 개봉 이틀 성적을 보면 역대 최다 관객 동.. 2013. 12. 21.
영화 '변호인'의 실제 피해자가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 영화 은 1981년 발생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당시 고문 피해자들의 변호인 중 한 명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자서전 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림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회고했다. 영화 의 실제 피해자이기도 한 송병곤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시사IN에 보내왔다. “일단 구치소로 피고인 접견을 갔다. 그런데 여기에서 상상치도 못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고문을 받았는지 초췌한 몰골을 한 청년들은, 변호사인 내가 정보기관의 끄나풀이 아닌지 의심하는 기색이었다. 그들은 모두 영장 없이 체포되었고 짧게는 20일, 길게는 두 달 넘게 불법 구금되어 있으면서 몽둥이찜질과 물고문을 당했다. 그들이 그렇게 학대받는 동안 가족들은 딸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2013.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