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좌판 위원회/연극이 끝나고9 김기덕과 싸이가 소주 한 잔을 한다면... 김기덕과 싸이가 소주 한 잔을 한다면... 올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성공한 김기덕 감독과 가수 싸이의 비결을 각각 한 글자로 줄이면 '한'과 '흥'이 아닐까 싶다. 못 배우고 못 가진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간 본성을 탐구한 김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불사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었다. 질적 성취와 양적 성취를 이룬 두 콘텐츠를 들여다보면 둘 다 우리의 비루함을 팔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질적 성취를 이룬 ‘피에타’는 물질만능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양적 성취를 이룬 ‘강남스타일’은 졸부근성을 비꼬았다.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우리의 썩은 속살을 까발렸다는 점에서 두 콘텐츠는 궤를 같이한다. 우리 사회의 그늘을.. 2012. 10. 27. '왕후장상의 연극은 따로 있나'에 대한 논쟁 주>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연극IN'에 게재했던 글에 대해서 백승무 평론가님이 반론문을 보내셔서 '논쟁 아닌 논쟁'을 했는데...제가 썼던 원문과 백 평론가님의 반론문, 그리고 저의 재반론문을 올립니다. 연극IN에는 분량을 줄인 글을 올려서...이곳에 풀텍스트를 올립니다. 1) 고재열 왕후장상의 연극이 따로 있지 않다면 - 가치의 발견에는 경계가 없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연극계도 반상(班常)의 구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를 추구하는,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은 비평과 평론, 보도와 시상의 사각지대에 있다. 이런 작품에 대한 관객의 호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평단과 언론에서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연극이다. 대놓고 상업극에 대해 비평을 하는 평론가는 없다. 관객이.. 2012. 8. 7. 왕후장상의 연극이 따로 있지 않다면 - 가치의 발견에는 경계가 없다 주>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연극IN'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이 글에 대해 백승무 평론가님이 반론문을 보내셔서 '논쟁 아닌 논쟁'을 했는데...일단 발단이 된 원문부토 게재합니다. 왕후장상의 연극이 따로 있지 않다면 - 가치의 발견에는 경계가 없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연극계도 반상(班常)의 구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를 추구하는,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은 비평과 평론, 보도와 시상의 사각지대에 있다. 이런 작품에 대한 관객의 호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평단과 언론에서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연극이다. 대놓고 상업극에 대해 비평을 하는 평론가는 없다. 관객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보도하는 언론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작품에 대해서 평을.. 2012. 8. 2. 대학로 연극을 100배로 즐기는 방법 대학로 연극을 100배로 즐기려면... 대학로 연극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품을 많이 팔수록 좋다. 그러나 힘들게 발품을 팔 필요는 없다. 클릭과 터치만으로도 충분하다. 포털 사이트에도 연극 정보가 많지만 플레이DB(www.playdb.co.kr)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연극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 ‘대학로 공연 안내’라는 스마트폰 앱도 도움이 된다. 대학로 소극장은 구석구석 숨어 있어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다음 로드뷰를 활용해 주변 건물을 파악해두면 도움이 된다. 오프라인으로 발품을 팔 생각이라면 대학로 대로변에 있는 서울연극센터(위 사진)를 찾으시라. 연극 관련 정보가 한데 모여 있다. 작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인 혜택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종 할인 혜택이 많은데 보통 .. 2012. 6. 3. 시대극, 시대를 희롱하거나, 관객을 조롱하거나 시대극, 시대를 희롱하거나, 관객을 조롱하거나 ‘나는 꼼수다’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시사’가 유행 코드가 되었다. ‘시사 개그’가 웃음코드가 되었고 등 시사적인 영화가 흥행했다.‘닥치고 시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쳐 19대 총선까지 콘텐츠의 주류는 단연 시사였다. 19대 총선이 야당의 참패로 끝나고 ‘멘탈붕괴’를 겪으면서 시사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대학로도 여전히 시대극(혹은 사회극)이 대세다. 시대극을 표방하거나 시사적인 내용을 환기하거나 암시하는 작품이 즐비하다. 시사주간지에서 일하다보니 아무래도 시대극에 관심이 가고 애정이 간다. 그래서 제법 챙겨보았다. 시대극 중에는 감탄할 만한 걸작도 있었지만 아쉬운 작품도 많았다. 좋은 시대극은 시대.. 2012. 5. 29. 친MB 연극과 반MB 연극의 닮음꼴 운명 여기 두 편의 ‘공짜 연극’이 있다. 한 편은 대놓고 ‘반(反)이명박 연극’을 표방한다. 다른 한 편은 ‘선진 문화국가로서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테마형 문화외교 사업으로,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복합장르 음악극’을 표방한다. 둘 다 입장료가 없다. 당신은 이 두 연극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삽과 쥐’라는 노골적인 제목이 붙을 뻔했던 반 이명박 연극의 제목은 (아큐)’이다. 명계남이 출연·기획하고, 탁현민이 기획·연출했으며, 여균동이 연출·출연했다. 모노드라마 는 코르마 민주공화국 대총통 ‘아르피무히 마쿠(아큐)’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누구 얘기인지를 곧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온갖 힌트가 제공되어 있는 반MB 연극이다(작품을 보고 자신이 생각한 가치만큼 자율적으로 관람료를 지불한다). .. 2010. 11. 5. 세상은 '지랄이 풍년' 연극계는 '풍자가 풍년' 이명박 정부는 지랄이 풍년이고, 요즘 연극계는 풍자가 풍년이다. 권력과 금력에 대한 조롱이 각광받는다. 촛불집회와 노무현 서거 이후 사회비판적인 연극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 암울한 독재의 데자뷔에 독재를 추억하는 것이다. 독재 시대에 대한 이야기나 독재 시대에 벌어진 에피소드를 되짚는 작품이 각광받고 있다. 로 통렬한 풍자와 통쾌한 조롱을 선보였던 이상우 연출가는 번안극 (명동예술극장 5월5~30일)에서 다시 한번 농익은 해학을 선보인다. 누군가는 까불고 떠들어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그는 이후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문소리 권해효... 출연진도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꾸준히 사회적 발언을 해왔던 배우들이다. 풍자극은 촛불집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촛불집회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거치면서 참여 연.. 2010. 4. 28. 요즘 연극이 '독재시대'를 추억하는 이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은 공간개념이 아닌 시간개념에서도 적용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도 당대에는 비극이지만 지나고 나면 희극이 되는 것이다. 비극이 희극을 잉태하기 때문에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처음은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라는 칼 마르크스의 명제가 성립한다. 요즘 연극계의 화두는 ‘독재 시대 연극’이다. 독재 시대를 기억하거나 그 당시의 에피소드를 다룬 연극이 줄 지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기억의 방식은 주로 희극이다. 고통스러운 시대를 즐겁게 기억하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비극이 타인에게는 희극’이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는 비극이 자신에게는 희극’이 되는 것이다. 유신 시대 유신 반대 유인물을 만들었던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 2010. 4. 24. 백만년만의 연극 리뷰, '대학살의 신' 어제 백만년만에 연극을 한 편 보았습니다. 그래서 백만년만에 연극리뷰를 올립니다. 대상 작품은 '대학살의 신' 의 작가 야스미나 레쟈가 쓴 은 2009년 토니상 최우수연극상 연출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박지일 김세동 서주희 오지혜 등 짱짱하고 깐깐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대학로예술극장에서 4월6일부터 5월5일까지.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 아이가 공원에서 막대기로 다른 아이의 얼굴을 내리쳤다. 다른 아이는 이빨 두 개가 부러졌다. 연극은 이 일을 사과하러 온 때린 아이 부모와 맞은 아이 부모가 협상하고 어긋나고 다투고 화해하고 이해하고 오해하고 과시하고 밝혀지고 모독하고 모독당하는 이야기다. 이 모든 일이 맞은 아이 부모의 집 거실에서 일어난다. 외부로 연결되는 것은 전화를 주고 받을 때 뿐이다. 어찌보면.. 2010. 4.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