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사태23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에게 안다. 다 안다. 왜 모르겠는가? MBC노조 이근행 위원장이 그동안 얼마나 고군분투 해왔는지를, MBC노조 집행부가 언론노조 본진 역할을 하면서 세 차례나 파업의 선봉에 섰던 것을, MBC노조원들이 그 파업에 얼마나 헌신적으로 참여해 왔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결론을 내린 이유를 잘 안다. 이해한다. 다 이해한다. 겪어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한다. ‘시사저널 파업’이 그랬듯 MBC의 방송독립을 지키는 것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더라도 싸워야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이때껏 싸우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 그래서 그렇게나마 답을 얻어냈다는 것을 이해한다. 왜 그랬는지 알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 그럼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다 해직된 YTN .. 2010. 3. 10. 시사IN 창간 2주년, 우리 언론계의 작은 기적 시사저널에서 '삼성기사 삭제사건'이 발생했던 2006년 6월17일 당시, 시사저널의 기자직 종사자는 총 24명이었다. 그 중 23명이 기사 삭제와 기자 징계에 항의해 2007년1월1일부터 6개월 동안 파업을 벌였다. 23명의 파업 기자 중에 한 명이 중간에 이탈했다. 남은 22명의 기자 중 한 명이 파업 마무리 시점에 시사저널로 복귀했다. 결국 21명이 시사IN 창간에 동참했고, 중도 이탈한 3명이 시사저널에 남았다. 21명의 기자는 2007년 6월26일 결별선언을 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사표를 제출했다. 그리고 2007년 9월15일자로 시사IN을 창간했다. 600여명의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했고, 5천여명의 시민들이 창간독자로 동참했다. 파업부터 창간까지 시사저널 측은 우리의 성공을 막기 위해 갖가지 공작.. 2009. 9. 28. 유인촌 장관의 '유간지' 동영상 모음입니다 (미공개 버전) 한국예술종합학교 학과 통폐합 조치에 항의해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학부모에게 '세뇌당하신 거다'라고 막말을 한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유인촌 장관을 변호하고 싶습니다. 연예인 출신인 유 장관은 그동안 카메라기자들에게 '꺼리'를 주기 위해 몸을 던져 왔습니다. 이번 해프닝도 유 장관의 '바디서비스'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국회 국감장에서 '카메라 치워 XX, 성질이 뻗쳐서 정말'이라고 큰 떡밥을 던져주신 유장관은 문화부까지 찾아와서 집회를 하는 국립오페라합창단 성악가들에게 반말을 하고 한예종 학부모에게 비아냥거리는 등 아낌없는 '몸서비스'를 해주시며 동영상꺼리를 제공해 주시고 계십니다. 사진기자 동영상기자에게 유장관은 가히 '유간지'라.. 2009. 6. 10. <PD수첩>에 8만원 전해달라는 대학생 지난주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 한의학과에 재학 중인 한 대학생에게서 등기가 왔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팀과 이들을 지키는 사수대를 위한 야식비로 8만원을 보내니 전달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그 8만원을 전달했습니다. 그냥 돈으로 전달하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MBC 노조 살림살이가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해 '텀블러' 6개를 사서 전달했습니다. (8만원에 8만원을 더 얹어 텀블러 구입에 보태고 이춘근 PD에게 저녁도 사 먹였습니다.) 이 학생은 '시사저널 파업' 때도 돈을 보내 파업기자들을 감동시킨 적이 있습니다. 어느날 후원계좌에 만몇천몇백몇십몇원이 들어왔습니다. 나중에 게시판에 그 돈을 보낸 대학생이 그 돈이 자신에게 어떤 돈인지를 상세히 써서 보냈습니다. 빠듯한 생활비에서 밥대신 라면을 .. 2009. 4. 8. 미네르바 사건으로 본 기자의 취재윤리 기자의 취재윤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 최근 몇 건 있었다. 하나는,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 관련 껀이다. 다른 하나는, 고대 출신 청년실업자의 자살 사건 보도다. 마지막 하나는, 장자연 전 매니저를 방문한 서세원씨에 대한 것이다.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와 관련해서 '독설닷컴'도 블로그에서 오보를 했다. 고대 출신 청년실업자의 자살과 관련해서는 보도 태도에 대한 자살자 친구의 항의를 들었다. (내가 보도한 사건은 아니지만...) 장자연 전 매니저를 방문한 서세원씨의 사연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금 복잡하다. 서세원씨와 함께 인터뷰를 간 주진우기자가 앞뒤 정황을 밝혔지만, 주기자의 독점 인터뷰에 대해서 새로운 논쟁이 전개되었다. 각각의 것들을 풀어보면 이렇다. 먼저, 미네르바 오보껀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2009. 3. 23. 심상정 대표의 의리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자 문화일보에 1000호 광고가 크게 실렸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우리가 마지막 만들었던 호가 898호였습니다. 898호를 마지막으로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을 끝내고는 전부 사표를 냈습니다. 898호가 마지막입니다... 저는 1000호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삼성기사 삭제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분명 은 ‘오피니언 리더 선호도 1위’ ‘국내 정상의 시사주간지’ ‘사실과 진실을 밝히는 매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편집이 모두 끝난 기사를 경영진이 인쇄소에서 몰래 빼냈을 때,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편집권은 경영자의 것이라고 우겼을 때,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는 기자들의 파업을, 편집권은 경영자의 것이므로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는 파업은 경영권 간섭이다. 그러므로 불법파업이다라고 주장했을 때.. 2008. 12. 15. 8년 전 기자를 시작할 때의 각오를 다시 보니... 얼마 전 후배가 8년 전 을 입사하며 제가 지인들에게 돌렸던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 메일을 다시 보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2000년 5월, 그때가 그립군요. 2010년 5월, 그때까지 제호를 꼭 되찾겠습니다. 출사표 (시사저널 입사에 부쳐) * 지금 내 마음은 쇠락한 종가에 시집 온 맏며느리의 심정처럼 무겁지만... 하나, 주간지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사람들이 종이신문의 죽음을 얘기하면서 제일 먼저 꼽는 것이 바로 주간지이다. 일간지에 비해 속보성이 떨어지고 월간지에 비해 심층적이지 못한 딜레마 때문에 앞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시사저널은 작년 IMF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났다. 그리고 황색저널리즘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일요신문에 넘어갔다. .. 2008. 12. 10. 삭제된 명지대신문 기사, 누구의 잘못인가? 올해 대학 총학생회 선거를 취재하며 새롭게 생긴 문제의식은 '대학언론이 위기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울산대에서는 총학생회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가 실렸다며 신문을 통째로 훔쳐갔습니다. 경기대에서는 선관위가 선관위를 비판한 대자보를 붙인 학생의 투표권을 박탈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명지대신문에 관한 것입니다. 명지대신문에서 최근 단체로 해고되거나 해고될 예정인 조교들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편집을 마친 이 기사를 학교측에서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기사가 실리지 않고 백지상태로 인쇄가 되었습니다. 명지대판 '시사저널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명지대신문사 기자들이 이에 대해 항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내 단체들이 공동 대책위를 꾸리자는데, 기자.. 2008. 12. 5. '기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기자의 생각 지난해 '시사저널 파업' 당시 선배들과 함께 썼던 이 요즘 다시 읽히는 것 같습니다. YTN과 KBS 기자들처럼 '기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기자들이... 에 KBS 김석 기자님이 기고한 를 본인 동의를 얻어 올립니다. 기자질에 대한 치열한 고민, ‘시사저널 사태’ [김석의 미디어책읽기(24)] 기자로 산다는 것 (고종석 외 22인) 시사저널의 전 취재부장이었던 시인 이문재가 추억한, 지금은 문을 닫았다는 시사저널 평기자들의 아지트 ‘다다’에는 턱없이 못 미칠 테지만, 11월 14일 토요일 저녁 KBS 신관 앞 지하 호프집 ‘비트’는 ‘미디어포커스’의 마지막 방송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이들의 ‘다다’였다. 미디어포커스 출신이 아닌 사람을 찾을 수 없었던 그날 마지막 녹화를 영상으로 기록.. 2008. 11. 29. 시사IN도 삼성광고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고광헌 한겨레신문사 사장이 최근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사우 여러분께 드립니다'라는 글에서 고 사장은 삼성 광고 없이 가겠다며 삼성과의 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는 지난해 10월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보도한 이후 지금까지 삼성그룹 광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메일에서 고 사장은 “삼성이 우리 신문에 광고를 중단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간 인내심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보려 애썼으나 더 이상 삼성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삼성 광고 없이 가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돈으로 를 길들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 2008. 11. 23. 시사IN 이 걸어온 길, YTN이 걸어갈 길 지난 9월11일, 시사IN 창간 1주년 기념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이날 조합원 비상총회를 했던 YTN 노조는 뒤풀이에 합류했습니다. 묘한 만남이었습니다. 기나긴 어둠의 파업의 터널을 지나온 기자들과 파업의 입구에 서 있는 기자들의 만남... '시사저널 파업'과 '시사IN 창간'으로 이어진 '시사저널 사태'를 사진으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아마 YTN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 같습니다. 편집이 모두 끝난 기사를 기자들 모르게 사장이 인쇄소에서 빼낸 '시사저널 사태'는 2006년 6월 15일 발생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정면대응하기 위해 시사저널 기자들은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노동조합을 처음으로 설립한 기자들은 먼저 노동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부터 했어야 했습니다. 강사는 신학림 .. 2008. 9. 12. 소설가 김훈의 <시사IN>에 대한 고언 "사실에 바탕해서 의견을 만들고 의견에 바탕해서 신념을 만들고 신념에 바탕해서 정의를 만들고 정의에 바탕해서 지향점을 만들라. 이게 갈 길이다." 지난 월요일 남문희 신임 편집국장이 일산으로 소설가 김훈 선생을 찾아갔습니다. 김훈 선생은 기자들이 에 있을 당시 편집국장으로 모셨던 선배입니다. ‘시사저널 파업’ 기간 중에도 거리편집국을 찾아오는 등 여러 차례 지지방문을 해주었습니다. 남 국장은 창간 1주년을 맞아 김훈 선생으로부터 고언을 듣고 왔습니다. (둘이 도합 4병의 소주를 비웠다고 하는군요) 김훈 선생의 고언을 에 옮깁니다. 이 시대 매체가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 던지는 화두인 것 같습니다. '1인 미디어'로 활동하시는 블로거분들도 한번쯤 참고하실만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블로고.. 2008. 9. 1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