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어제 KBS 심야토론 <지방선거 30대 표심, 무엇을 말하고 있나?>에
패널로 참석했는데 다녀와서 '대한민국 30대'에 대한 간단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 세대의 특성이 이번 선거에 강하게 드러나면서
MB정부의 심판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면 결론은 간단하다.
이명박은 대한민국 30대에게 졌다.
무슨 얘기인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이것 보다 정확한 자료는 없다)
30대가 반한나라당 투표 성향이 가장 강한 세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20대와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나타난다.
7곳의 격전지 투표 결과를 비교해보자.
서울(오세훈 20대/30대 vs 한명숙 20대/30대) : 34.0/27.8 vs 56.7/64.2
경기(김문수 20대/30대 vs 유시민 20대/30대) : 34.3/32.2 vs 65.7/67.8
인천(안상수 20대/30대 vs 송영길 20대/30대) : 30.1/26.1 vs 65.5/70.5
강원(이계진 20대/30대 vs 이광재 20대/30대) : 32.0/28.2 vs 68.0/71.8
충북(정우택 20대/30대 vs 이시종 20대/30대) : 32.8/33.4 vs 63.9/63.8
충남(박해춘 20대/30대 vs 안희정 20대/30대) : 12.1/10.6 vs 56.1/64.1
경남(이달곤 20대/30대 vs 김두관 20대/30대) : 33.5/29.9 vs 66.5/70.1
30대는 20대 보다 한나라당 후보를 덜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더 지지한다.
(충북만 20대가 30대보다 야당지지 성향이 약간 높게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한나라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40대가 10% 20대가 20% 30대가 30%에 이른다.
이런 수치를 보면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30대 어뢰에 맞아 침몰했다고 할 수 있다.
30대는 왜 88만원 세대보다, 혹은 386세대보다 야당 지지성향이 강할까?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왜 30대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를 싫어할까?
그것은 이 세대의 문화적 성격을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386세대나 88만원 세대와 비교해 이 세대는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세대다.
(나는 이 세대를 386세대와 88만원 세대 사이의 낀 세대라는 의미에서
386-88=298, 298세대라고 부른다. 존재감 없는 세대)
어느덧 한국사회의 미디필더가 된 이 세대를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1960년대~1970년대 산업화 사회의 주역인 아버지세대와
1980년대 민주화의 주역인 형님세대 덕분에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하고, 정권교체를 경험했던 이 세대는
유일하게 샴페인 맛을 보았던 세대다.
신인류 신세대 X세대 등으로 분류되었던 이 세대는
소비대중문화의 풍요속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세계화 열풍에 어학연수와 배낭여행을 본격적으로 다녀왔다.
이는 그 이전 386세대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88만원 세대와 구분되는 점은 낙관적인 세대였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도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민주주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고
경제적으로도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한마디로 ‘우리의 삶은 우리 부모의 삶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풍요의 경험과 민주주의의 경험을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
이명박정부의 무단정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취향세대인 이들에게 이명박은 너무나 구렸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간지가 안나는 일이었다.
뉴요커나 파리지앵처럼 본격적으로 ‘강남좌파’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미드필더가 된 이들은
아름다웠던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대한민국의 상식을 지탱하는 힘을 보여주었다.
이명박정부를 심판하는 것으로 말이다.
존재감 없던 298세대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이제 이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386세대는 대학생때 학생운동을 했지만
298세대는 사회 진출해서 사회운동을 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