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신통한 능력이 있다. 바로 날씨를 바꾸는 능력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렇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는 건조한 하늘에서 단비가 내렸고, 영국 런던을 방문했을 때는 오던 비가 뚝 그쳤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날 서울에 첫눈이 오자 ‘이게 다 박근혜 대통령 덕분’이라는 농담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숨겨진 능력이 또 하나 있는 듯하다. 바로 전시장에 걸린 그림을 바꾸고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교체하는 능력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전의 전시 그림이 박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바뀌었다는 논란이 인 것처럼, 박 대통령이 참석한 런던 한국영화제에서는 상영 영화가 바뀌었다는 의혹이 영화계에서 제기되었다.
그런데 개막작 선정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제작자는 <시사IN>에 처음으로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런던 한국영화제 주최 측으로부터 우리 영화를 개막작으로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애초에 <설국열차>와 <관상>을 개막작으로 하려고 했지만 VIP(박근혜 대통령)가 개막식에 오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아서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 영화들을 제외했다면 우리 영화도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영화계에서는 <설국열차>와 <관상>이 상영작에서 제외된 이유가 영화제 측의 자기 검열일 거라고 추측한다. 영화의 내용이 박근혜 대통령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므로 알아서 뺐으리라는 것이다. <설국열차>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계급투쟁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고, <관상>에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수양대군이 나온다. 크게 문제가 될 내용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불편해할 수도 있다. 런던 한국영화제는 런던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행사로 대통령의 심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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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서는 영화가 내려지고...
전시장에서는 그림이 내려지고...
진실은 무엇일까? 서울관 내부 근무자를 통해 임옥상 화백의 작품과 이강우 화백의 작품이 전시관에 이미 걸렸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서울관 개관전만 2년을 준비했다고 말한 바 있다. 2년을 준비한 개관전 작품이 청와대 직원이 방문하고 나서 하루 이틀 사이에 바뀌었다는 얘기다. 문제를 제기한 임옥상 화백은 외압을 파악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바로 내 앞에서 청와대의 압력을 중계방송했다. 나와 전시 관련 논의를 하던 담당자가 전화를 받으며 ‘그게 정말이야? 청와대가? 말이 돼? 몇 점이나 빼라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정영목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미안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취재 과정에서 앞서 언급된 두 작품 말고도 개막 직전에 빠진 작품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언론사에 제공한 보도자료에는 민중미술 작가인 신학철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으로 나와 있고 언론에도 보도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시되지 않았다. 신 화백의 작품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답을 주지 않았다. 전준호 작가 역시 보도자료에는 등장했지만 작품은 전시되지 않았다.
‘현장제작 설치 프로젝트’ 작품 중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6전시실 밑 창고갤러리에 전시 중인 장영혜중공업(장영혜 작가와 마크 보주 작가의 공동 프로젝트)의 텍스트-애니메이션 작품 ‘색동 프로파간다’의 자막에 ‘빨갱이’라고 표기되어야 할 부분이 ‘빨X이’라고 바뀌어 있었다. 주제를 드러내는 키워드여서 계속 반복적으로 등장했는데 전부 ‘빨갱이’가 아니라 ‘빨X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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