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평화책마을 프로젝트를 위해 컨테이너도서관 2동을 기증해 주신 김경수 미음갤러리 관장님이 서산에 글램핑장을 만들어서 함 다녀왔습니다. 서산시 오지분교 폐교를 개조한 한글도서관글램핑인데 개장 전에도 갔을 때는 아직 셋팅이 덜 되어서 좀 횡했는데, 세팅이 되니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더군요. 제가 가본 폐교 활용 시설 중에 완전 갑이었습니다.
김경수 관장님께서는 앞으로 이런 한글도서관-글램핑장을 전국에 24곳 설치하겠다고 하더군요. 한글 숫자 갯수 만큼요. 한글도서관-서산글램핑은 그 첫발인 셈입니다. 여기서 다양한 실험을 해서 한글도서관-글램핑 모형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하시더군요. 갈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럭셔리호텔에 컨설팅을 할 만큼 인테리어 감이 좋으신 분이신데, '글래머러스'를 한국적으로 재해석 했더군요. 평소에 수집한 한옥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교실에 글램핑 코너를 꾸몄는데 '믹스&매치'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캠핑이 주는 야생의 느낌에 한옥이 주는 힐링의 느낌을 더해서 산만한 가운데 정갈하고 고요한 가운데 역동적인, 이색적인 매력을 주었습니다.
김 관장님이 한글도서관 글램핑장을 만들겠다고 하셨을 때 저도 좀 조언을 했습니다. 기증자들이 '공유책장' 개념으로 책을 기증하고 자신의 별장도서관처럼 활용하게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죠. 저도 그래서 두 번에 걸쳐 200여 권의 책을 기증했습니다. 제 전용 책장도 만들어 주셨는데 좀 허해 보여서 더 기증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책을 많이 확보해 지역어린이도서관으로 활용해 동네 아이들에게도 혜택을 주자고 제안했는데 이 부분도 구현되고 있더군요. 폐교의 주인은 그 아이들 이었으니 그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어야죠. 1층을 모두 체험 공간으로 바꿨는데 아기자기해서 좋았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놀러온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초보 캠핑족을 위한 불완전 가이드북
http://poisontongue.sisain.co.kr/1978
1) 텐트를 다 설치하고 줄을 탱탱하게 지탱시킨 순간.
2) 어렵게 피운 불이 나무에 제대로 붙어 타오르는 순간.
3) 숯불에 넣은 고구마와 감자를 꺼내서 까는 순간.
4) 침낭에 들어가 피곤한 몸을 눕힌 순간.
5) 아침에 일어나서 고요한 캠핑장을 산책하는 순간.
6)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서 부시시한 일행에게 먹이는 순간.
7) 나른하게 의자에 앉아서 멍 때리는 순간.
'한글도서관 - 서산글램핑'에는 현재 몽고식 게르 모양을 한 벨텐트와 축구공을 연상시키는 돔텐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에 침대를 넣을 만큼 넓어서 가족이 함께 캠핑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보통 글램핑장은 텐트를 너무 따닥따닥 붙여 놓아서 프라이버시가 보장이 안 되는데 이곳은 듬성듬성 여유 있게 배치해 두었더군요.
난방은 전기스토브를 쓰고 있는데 석유난로처럼 냄새가 나지도 않고 가스난로처럼 추가 비용을 받지도 않아서 좋더군요(화목난로는 느낌은 좋은데 비바람이 불면 연기가 역류해서 위험하죠. 최근에 사고가 나기도 했죠). 보통 캠핑장에서는 전기스토브가 전기소모가 많아서 못쓰게 하는데 여기는 전기를 여유있게 확보해서 써도 되더군요.
'한글도서관 - 서산글램핑'은 무엇보다 터가 좋더군요. 바닷가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바다가 아련히 보여서 좋더군요. 양쪽 언덕이 포근하게 감싸안은 느낌의 지형인데, 염전 뒤로 바다가 보여서 포근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침 나절에 햇빛이 비춰올 때도 좋은데 석양이 특히 좋습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서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김경수 관장님께 '아빠 어렸을 적에' 컨셉으로 교실글램핑을 하나 꾸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군대 야영장 분위기의 '아빠 군대에 있을 적에'도 꾸며달라고 했고요. 앞으로 이런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게 나올텐데...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커다란 무쇠솥도 하나 걸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궁이에 함께 불을 때면서 캠핑 온 아이들이 옛날식으로 밥을 하는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함께 만든 밥을 나눠먹는다면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아궁이에 연결해서 조그만 가마를 만들어 아이들이 만든 도기 등을 굽는다면 더 재밌을 것 같고요. 어떤가요?
글램핑장 이용할 때 주의할 점!
글램핑장은 요금 체계가 복잡합니다. 그리고 글램핑장별로 정한 원칙들도 많고 복잡합니다. 미리 숙지하고 가는 것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글램핑장은 다들 초기이기 때문에 메뉴얼이 제각각입니다. 꼼꼼하게 읽고 미리 문의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캠핑 초보라 아이 때문에 글램핑을 자주 이용했는데... 제가 가본 국내 글램핑장 중에서는 이곳이 최고였습니다. 벨텐트와 돔텐트, 그리고 교실글램핑까지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체험 요소를 준비해 두어서 아이들이 할 것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탁구장도 있구요. 뒷마당에 강아지를 다섯 마리 기르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진돗개 풍산개 등 개의 품종도 다양했습니다.
여자분들에게는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실이 매력적일 것 같네요. 남자용 시설과 비교해서 훨씬 더 고급스럽게 만들었더군요(사람 없을 때 쥔장 허락 맡고 확인해 보았습니다). 요즘은 글램핑장 가도 개운하게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을 찾으시는데, 이곳은 충분히 그런 요구를 만족시켜줄 것 같더군요.
회사 워크숍 장소로도 괜찮을 것 같더군요. 카페도 있고 공동식당도 있고 큰 방도 있어서 워크숍 멤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 많았습니다. 공동식당은 밤늦게까지 떠들어도 다른 캠퍼들에게 방해가 안 될 만큼 방음도 잘 되었구요. 널직한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도 할 수 있으니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글도서관 서산글램핑' 홈페이지
http://www.7glamping.com/default/00/01.php
'한글도서관글램핑'으로 검색하시면 되구요. 티켓몬스터에서 할인권 판매 중입니다. 근처의 벌천포해수욕장에서 보는 낙조가 아주 일품입니다. 지층이 뒤틀린 지각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아이들 자연학습에 좋겠더군요.
'한글도서관 서산글램핑' 체험기 - 이 글이 가장 자세하네요.
http://www.lastcamping.com/boards/boardDetail/10152
기타 글램핑장 추천 - 금산 이지글램핑
서비스가 깨알같은 글램핑장입니다. 섬세한 배려가 많습니다. 장주환 대표님은 글램핑장에 가장 적합한 DNA를 가진 분이 아니신가 싶네요. 넉살도 좋으시고...
주) 아래 두 곳은 아직 가보지는 못했고, 가보려고 하는 곳입니다.
생각속의 집 - 글램퍼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smlove6012&logNo=120202519235
건축가들이 만든 글램핑장인데... 글램핑형 펜션에 가까운데 멋질 것 같아서 가보려구요. 그런데 가격이 후덜덜 하네요. ㅋㅋ
라벤트리
이곳은 연인들을 위한 글램핑장으로 좋을 것 같네요. 침실이 2층에 있어서 아이들한테는 위험할 것 같고... 글램핑장 위치나 분위기나... 감 있는 분들이 만드신 것 같아서 한 번 가보려고 합니다.
@ 글램핑 관련 자료
- 강원발전연구원 연구 보고서
http://www.gdri.re.kr/hb/main/sub01_03?boardCode=BDAAAA03&mode=readForm&articleSeq=8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