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에 대한 정서에 있어, 우리 세대와 386세대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아래 이야기에서 말하는 386세대는 모든 386세대가 아니라 안희정에게 동지애를 느끼는 386세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세대(와 그 아래 세대)가 보기에 안희정의 행태는 전형적인 꼰대다.
한마디로 어깨에 뽕이 너무 들어가 있다. 권위적이다. 도무지 소통하려 들지 않는다.
자기가 말하는 바와 우리가 이해하는 바가 다른데, 무조건 자기가 맞다고 우긴다.
대연정과 선의에 대한 부분이 바로 그렇다.
안희정이 말하는 것은 대화와 협치인데, 왜 그것을 대연정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연정은 연합정권 즉 권력을 나누는 것인데, 왜 권력을 나누는 것을 대화와 협치라고 호도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자유한국당과 결혼(연정)을 하느냐고 따지는데 안희정은 만나보고 데이트(대화와 협치)할 수도 없냐고 따진다.
그럼 그냥 데이트한다고 하지 왜 결혼한다고 하느냐 말이다.
이것이 바로 알량한 '전략적 모호성' 아니냐 말이다.
개혁 과제에 동의한다면 연정 한다는데, 당연히 동의하지 않겠나? 이런 당연한 추상 명제에. 그리고 그놈의 개혁과제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명박근혜 정책도 좋아서 계승한다면서 개혁과제는 도대체 뭐냐 말이다?
야권 후보 중에서 개혁과제에 대해 가장 학습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은 내가 보았을 때 안희정 본인이다.
MBC토론회 들어가기 전에 MBC노조에 보여준 자세나 방송독립에 대한 의지는 문재인 후보에 훨씬 뒤쳐지는 것이었다.
안희정이 말하는 선의는 이명박근혜의 선의가 아니라, 그것을 선의로 해석하겠다는 자신의 선의를 말하는 것인데, 그런 하나마나한 말을 왜 하나?
당신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의 의도가 선해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이게 납득이 안 되어서 납득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인데, 자신의 진의를 왜곡한다고만 고집을 부린다. 이 말은 선의가 아니라 당신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 말 아닌가?
적폐 세력과 연정 안 하겠다면 될 일을 계속 딴청 부리고,
권력자의 선의를 믿는 철인정치가 아니라 합리적 의심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인정 안 한다.
제발 그놈의 선의를 좀 한번 설명해보란 말이다. 광주학살에 담긴 전두환의 선의는 무엇이고 국정농단에 담긴 박근혜의 선의는 무어냐 말이다.
그리고 '전두환 표창장' 왜곡은 조중동이나 할 비열한 짓이다.
그런데 자기가 화를 낸다.
왜???
이것에 대해 그에게 동지애를 느끼고 지지하는 386 세대는 소수당이 정권을 잡으면 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두둔한다. 나는 이것이 변형된 40대 기수론(이제 50대 기수론)이라고 본다.
하지만!
1) 포용하려면 용서를 해야 하고, 용서를 하려면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잘못 없고 억울하다고 뻣대고 있는데 무슨 용서고 포용인가?
2)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똑같은 딜레마다. 연정 상대방이 오히려 '됐거든' 하고 비웃는다. 그런데 왜 '나는 관대하다'며 연정 타령인가?
3) 연정에는 순서가 있다. 왜 거기서 자유한국당이 우선인가? 연정인가 면죄부인가?
4) 연정은 연합이면서 구분이다. 연정한다는 것은 무엇에 대항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연정해 어느 세력과 맞서는가?
나는 이해가 안 간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나는 이른바 '문빠'들에게 수시로 공격 당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보기에 그렇다.
안희정이 기만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쪽인가 저쪽인가? 꼰대가 된 것인가? 꼰대 코스프레를 한 것인가? 더 실망할 일이 남은 것인가? 돌아올 것인가?
일각에서는 안희정 지사의 이런 행보가 문재인 당선 후를 염두에 두고 일정한 거리를 두어 이명박 당선 후 박근혜처럼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보는데...
나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갈라진 틈이 커 보이지만 경선이 끝나면 안희정은 문재인 뒤에서 싸워야 한다. 그때 반문정서의 구심점은 안철수다. 이명박 당선 후 박근혜 몫은 안희정이 아니라 안철수다.
자칫하면 문재인 지지세의 주력을 이재명이나 박원순에 빼앗길 수 있다. 비호감 지수가 높아지면 지지율 반등에 유리천장이 된다.
도대체 이런 무모한 짓을 왜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