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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21. 1. 12.

섬에 관한 책은 많다. 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나는 특정 책이 아니라 특정 사람, 즉 저자를 권한다. 각기 다른 관점에서 섬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소개할 저자는 내가 ‘삼도미식통제사’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강제윤 시인(섬연구소 소장)이다. <섬 택리지> <당신에게, > <전라도 섬 맛기행> <신안>을 쓴 강 시인은 섬의 대변자다. 늘 섬사람의 입장을 반영하며 글을 쓴다. 섬사람들은 그를 특별 대접한다. 그래서 그가 섬에서 받아 든 밥상이 늘 부러웠다.

 

닉네임 아볼타를 쓰는 김민수 형님은 우리나라 섬 캠핑의 1일인자로 꼽히는 분이다. 120개 이상의 섬에서 200회 넘게 여행을 했다. 그의 블로그는 섬에서 캠핑을 하려는 도시인들에게 성지로 꼽힌다. 도시인의 시각에서 섬 체험기를 써서 수줍음 많은 도시인이 섬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되어준다. <섬이라니, 좋잖아요><섬에서의 하룻밤>은 도시인이 섬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대표적인 섬학자로 꼽히는 광주전남연구원 김준 책임연구위원은 학자적 관점을 보여준다. <: 살이><바다마을 인문학> <바다맛 기행 1,2,3> 등의 저작을 보면 풍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섬을 학자적으로 고찰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섬은 경험치의 세계다.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섬 답사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성실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기상 조건이 조금만 안 좋아도 배가 안 뜨기 때문에 헛물켜기 일쑤다. 섬에 들어갔다 발이 묶이는 일도 다반사다. 그런 것을 감내하면서 섬 답사를 지속하기란 어지간한 인내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섬은 또한 이야기의 보고다.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내려온다. 계속 새로운 섬을 찾게 만드는 한 축이 섬의 아름다운 풍광이라면 다른 한 축은 섬이 품은 옛이야기와 섬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와 같은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만이 섬 답사를 지속할 수 있다. 강제윤과 김민수와 김준은 바로 그런 저자다.

 

 

# 강제윤의 책

 

<당신에게, >

그는 본래 시인이다. 시는 섬 이야기를 전하는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섬의 정서가 압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훌륭한 섬 사진가다. 섬에서 머무는 절대 시간이 그를 섬 전문 사진가로 만들었다. <당신에게, >은 시와 사진과 산문이 잘 버무려져 있다.. 밥과 찌개와 반찬이 모두 맛있는 섬밥상을 받아 든 느낌이다. 그 섬에 사람이 살고 있고, 그들의 삶이 독특한 무늬를 그리고 있고, 그 무늬가 어떤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지 잘 서술했다.

 

<신안>

요즘 신안 여행 개발을 위해서 이 책을 탐독하고 있다. 통영에 있으면 통영 섬 도슨트가 되고 신안에 있으면 신안 섬 도슨트가 되는데, 역시 탁월한 섬 이야기꾼이다.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성실하게 길어 올려 맵시 있게 뽑아냈다. 최근 천사대교로 연도 되어 안좌도/팔금도/암태도/자은도 등 많은 신안의 섬을 드라이브로도 돌아볼 수 있는데 이 책을 넣고 가서 돌아보길 권한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보일 것이다.

 

걷고 싶은 우리 섬-통영의 섬들

480개 유인도 중 300개 섬을 찾은 저자는 섬에 들어가면 늘 길을 걸었다. 자동차의 방해가 없는 섬 길을 걸으며 자연과 인간에 대해서 사유했다. 신안, 여수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섬이 많은 경남 통영군의 섬 중에서 걷기 좋은 섬을 모았다. 섬에서 길을 찾는 과정에서 모은 신화와 전설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게 된다. 서양 전설에만 있는 줄 알았던 인어가 우리나라 섬 곳곳에서 전설로 내려온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외에 <섬 택리지> <전라도 섬 맛기행> 등을 썼다.

 

# 김민수의 책

 

<섬이라니, 좋잖아요>

여러 섬 선생 중 아볼타(김민수) 형님이 섬을 만나는 방식이 평범한 도시인이 섬을 만나는 방식과 가장 닮아 있다. 새로운 섬에 갈 때마다 그는 노크하듯 수줍게 섬에 이야기를 건다. 섬의 어르신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고 마을 이장이나 어촌계장을 찾아 여러 가지 조언을 구한다. 그렇게 선발대가 되어 섬을 충분히 답사한 다음, 다른 캠퍼들과 다시 와서 함께 캠핑을 한다. 그래서 아볼타가 주관하는 섬 캠핑은 인기가 있다. 섬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그와 캠퍼들이 부두에 도착하면 마을 주민들이 나와서 반기며 짐을 캠핑장 근처까지 옮겨준다.

 

<섬에서의 하룻밤>

보통 섬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섬이 가장 예쁠 때, 혹은 섬 주변 바다에 나는 것이 많을 때 간다. 그러나 김 씨는 섬사람들마저 뭍으로 나와서 사는 겨울에도 섬에 간다. 2017~2018년 겨울에는 서해에서 남해를 돌아 동해까지, 스무 섬 연속 기행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섬을 여행하며 남긴 그의 글에는 절대고독이 엿보인다. 최근 두 번째 책이 나와 반가웠는데 역시나 서문을 한겨울에 상왕등도에서 썼다.

 

# 김준의 책

 

<섬 문화 답사기-여수·고흥 편/신안편

전라남도는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곳의 섬에 대한 책을 내기 위해서는 어지간히 부지런해서는 안 된다. 20대 초반부터 주말마다 섬을 찾은 저자의 부지런한 발품이 돋보이는 책이다. 물과 나무가 있으면 어느 섬이든 유인도로 만들고, 해와 달이 만들어낸 시간인 물때를 따라 사는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별곡’이다. 섬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가 풍부하다. 책 말미에 유인도에서 무인도로 변한 섬목록이 있다.

 

이 외에 <: 살이> <바다마을 인문학> <바다맛 기행> 1, 2, 3편을 썼다.

 

# 그 외 섬 필자들

 

노형래, 바다, 그리고 섬을 품다

현장 기자가 본 10년간의 섬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인천의 섬에 대한 생태 보고서다. 단순한 여행기나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환경 전문기자로서 파괴되는 섬의 모습과 황폐해지는 섬 주민들의 삶을 담았다. 어족 자원은 씨가 마르고, 갯벌은 쓰레기로 뒤덮이고, 민박집은 외지인들의 펜션에 밀리고, 섬에 대한 사랑이 절망으로 바뀌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섬의 복원을 고민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친환경적 섬 개발 현장 탐방 후기와 인천 앞바다 무인도의 생태 탐사기도 담았다.

 

빨리 섬에 관한 책을 썼으면 하는 분 : 윤미숙 경상남도 섬특별보좌관

통영 동피랑마을 활성화의 주인공 윤미숙 전 전라남도 섬지원센터 전문위원은 섬 활성화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는 섬의 난개발을 막고 섬사람들과 소통하며 여행 오는 도시인들을 위해 섬을 꾸민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섬을 꾸몄고 무엇을 고려했는지를 들려주며 도시인들이 어떻게 섬을 즐기면 좋을지 힌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