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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료칸 대탐험' 시리즈를 기획하며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22. 12. 19.

한국과 일본의 여행문화 차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숙박과 식사의 일치 여부다. 일본은 료칸을 비롯해 온천호텔과 민숙까지 대부분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저녁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숙소에 일찍 도착해서 대욕장 등에서 목욕을 하고 일찍 휴식을 취한다. '쉼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고민을 놓은 한국의 숙박(펜션과 콘도)은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침체기를 맡고 있다. 

일본 료칸은 일본이 이룬 문화적 성취 중 하나다. 그래서 '료칸 대탐험'을 해보기로 했다. 이름난 온천마을을 두루 돌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카드사 프리미엄 회원 등에 프라이빗투어를 기획해주는 부띠끄여행사 한 곳과 콜라보했다. 여행은 경험치의 세계라 여러 고급 료칸을 두루 경험한 트래블 스타일리스트들이라 적절한 곳을 큐레이션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료칸 기행을 의뢰하면서 여행사에 부탁한 열 가지 가이드라인은 아래와 같다.  

1) 한국인의 료칸 비교 포인트의 우선순위는 음식(가이세키) > 온천 > 객실이구나. 서비스는 대체로 만족해서 비교 대상이 되기 힘들 것 같으니. 온천에서는 노천온천이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고, 객실에서는 다다미방 여부가 중요하고. 


2) 료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연박을 해봐야 한다고 하는데, 이 영역은 개인에게 양보하고, 료칸여행에서는 일반 민숙 => 보통 료칸 => 고급 료칸의 순서로 구성해 봐야겠구나. (기획은 이랬는데, 일단은 료칸 2박과 시내 호텔 1박을 구성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일본에 오지 못한 분들이 일본 도심을 향유할 시간을 원해서)


3) 료칸여행을 기조로 할 때 다른 일본여행 기조인 '트레킹여행'과 '사케 & 미식여행' 요소를 반영해서 료칸여행 지역을 선택해도 될 것 같다. 그래서 시즌1은 일본의 국립공원 1호인 아소산 근처의 쿠로카와 온천마을에 다녀왔고 시즌2는 산수가 좋은 기후현으로 가볼 예정이다. 


4) 항공/교통 측면에서 가성비가 좋은 유후인과 벳푸에서 일본 료칸을 두루 경험하는 여행을 하나 만들어 봐야겠구나. 이곳을 료칸여행 사관학교 삼아서. 


5) Virtuoso, Small Luxury Hotels, Relais & Chateuax 등 럭셔리숙소 사이트에 나오는 고급 료칸을 '료칸 대탐험'의 파이널로 넣어야겠구나. 료칸의 반얀트리라고 할 수 있을까? Beniya Mukayu, Asaba 등이 이런 료칸으로 추천되는데...


6) '어른의 여행클럽, 트래블러스랩'의 기조가 '소비자가 아니라 손님으로 가는 여행'이니 오카미상과의 관계가 돈독한 곳들을 우선 가야겠구나. 


7) 각 계절마다 좋은 료칸이 따로 있으니 시기를 잘 맞춰서 가야겠구나. 쿠로카와 온천마을은 너무 늦게 간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나름 만추의 정한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기후현의 온천에서는 세 가지 좋은 물(마시는 물, 사케 + 담그는 물, 온천 + 보는 물, 설경)을 감상하려고 한다. 


8) 일본 료칸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만들어낸 호시노야의 미니멀리즘을 경험해 보아야겠구나. 일본 료칸이 어떻게 젠스타일을 구축하면서 모더니티를 구현하는지 직접 체험해 봐야겠구나.  


9) 일본인들이 제일로 꼽는 카가야 료칸은 예약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래도 언젠가 한 번 가봐야겠구나. 군마현이라 후쿠시마현 옆이라 기피하는 쿠사츠 온천마을은 실제 거리로 보면 도쿄만큼 먼 곳이니 이곳도 적당한 시기에 한번 가봐야겠구나. 


10) 음식이 평균적인 한국인의 입에 잘 맞지 않고 온천수가 부족해 탱크로리를 쓴다는 교토지역 온천은 디테일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때, 나중에 가야겠구나. 온천 보는 눈이 생겼을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