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기행, 산티아고 순례길 프리퀄, 코카서스기행과 루마니아기행.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후원회원인 박주연 쌤이 참가했던 여행이다. 트랩의 단골 여행자인데 요즘 뜸하시다. 벌인 일이 있어서다. 박주연 쌤은 '하남쭈꾸미'로 유명하신 분인데, 천주교 어농성지 자립을 위해 '성지푸드'라는 식품회사를 새로 론칭하셨다. 수익금을 어농성지를 위해 쓴다는 것을 전제로 게장세트(간장게장+새우장+연어장+골뱅이장)를 새로 출시하셨다. 트래블러스랩 멤버들을 대상으로 시식 공구를 추진해 보기 위해 직접 박주연 쌤을 찾아서 '성지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주연 쌤 인터뷰>
- 순례길을 걷다가 '성지푸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사과 하나 물 한 병 바나나 하나를 챙겼는데 일행이 그걸로는 점심이 안 될 거라며 더 챙기라고 했다. 그런데 길을 걷다 보니 짐이 무거워서 받아온 것을 후회했다. '이걸 왜 받아왔지?' 그냥 버리고 싶더라. 내가 가져온 것으로 충분했다. 그때 '인생에 그다지 필요한 것은 별 거 없구나.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지고 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그냥 그 순간을 즐기면 된다. 그 순간이 지나면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영원히 오지 않을 내일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순간을 축제처럼 살겠다고 결심했다. 앞으로 축제를 즐긴다고 생각하니 의미 있는 일을 하나 하고 다시 나오고 싶었다. '성지푸드'는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시작했다.
-'하남쭈꾸미'로 유명하다. 매출이 엄청난데, 성공 비결이 무엇이었나?
'하남쭈꾸미'를 출시하고 처음 6개월 동안은 거의 못 팔았다. 마케팅이라는 것을 몰랐다. 제품만 좋으면 되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팔리지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내서 쭈꾸미 전문점들을 찾아다녔다. "내 쭈꾸미가 맛이 있는지 없는지 사장님이 파는 거랑 한번 손님들이 비교해보게 했으면 한다"라고 제안했다.
- 가게 주인이 이상하게 보았을 것 같다.
미친년 취급을 받기도 하고, 가게 주인은 찬성하는데 주방장이 반대하기도 해서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하여튼 험난했다. 그런데 그중 용기가 가상하다며 응해주는 곳이 몇 곳 있었다. 비교 시식에서 모두 내 것이 선택받았다. 맛을 검증한 뒤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 마케팅은 어떻게 했나?
마케팅 쪽 일을 하는 조카한테 부탁하고 이익을 보장했다. 나보다 더 많은 몫을 주었다. 다행히 숨통이 트였다. 그런데 지켜보니 최고의 영업시원은 결국 제품이었다. 제품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홈쇼핑 등에서 다양한 제안이 왔다. 경쟁력 있는 제품은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 어떻게 제품을 차별화 했나?
사람 마음은 똑같다. 내가 소비자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쭈꾸미볶음을 시켰는데 대부분이 야채로 채워져 있으면 짜증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쭈꾸미를 80% 넣기로 했다. 조금 비싸더라도 그게 맞다고 보았다.
- 재료가 되는 쭈꾸미가 중요할 텐데?
맞다. 그래서 베트남에 직접 가서 우리가 원하는 크기의 쭈꾸미를 공급 받고 우리가 원하는 저장 상태로 배달되게 했다. 그래야 식재료의 퀄리티가 유지된다.
- 재료비를 아껴야 수익이 남지 않나?
쭈꾸미를 하면서 깨우친 것이 있다. 기준점을 어디에 잡느냐다. 나는 가격경쟁력에 기준점을 잡지 않는다. 재료가 좋고 맛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가격이 좀 높아지더라도 그것이 맞다. 식품에 들어가는 재료의 질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보통은 가격에 재료를 맞추는데 나는 제품 경쟁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윤은 적어도 많이 팔면 남길 수 있다.
- 여기서 나온 수익을 어농성지를 위해 쓴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은 100% 성지장학금으로 쓸 예정이다. 어농성지에서 봉사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다. 요즘 상황이 좀 어려운데, 내 능력을 활용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어농성지 자립을 위한 '박주연의 게장세트' 시식 공구
- 쭈꾸미볶음은 고추장 양념이 핵심인데 이번 게장 새우장 연어장 골뱅이장은 간장 양념이 핵심이다. 어떻게 만들었나?
보통은 산분해 간장을 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0% 메주로 숙성한 간장을 쓴다. 그래야 숙성된 맛이 난다. 게장이 무르는 이유가 장을 희석할 때 물을 싸서 그런데 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주정을 쓴다. 그렇게 하면 장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 잡내를 잡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양념은 어떻게 쓰나?
일단 화학조미료는 일절 쓰지 않는다. 보통 잡냄새를 없애려고 향신료를 넣는데 나는 레몬만 쓴다. 먹어보면 차별화된다. 식품을 살 때는 상세 페이지를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정제수에 캐러멜색소를 쓰곤 한다. 상세 페이지를 보면 함정이 많다. 고춧가루인지 고추양념인지에 따라 다르다. 고추양념은 파프리카가루로 만든다.
- 그런데 꽃게가 국산이 아니다.
국산 게를 써보았는데 품질 변동이 너무 컸다. 살수율이 안 좋을 때 많았다. 그런 경우 엄청 컴플레인이 걸려온다. 알고 보니 게는 냉동 방식이 중요했다. 특수 냉동고를 사용해야 게살이 빠지지 않고 통통하다. 수입게(파키스탄산) 중에서 그런 조건이 맞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수입한 게를 사용하고 있다.
- 새우장은 포인트가 무엇인가?
에콰도르산인데, 제일 큰 사이즈의 새우로 만들었다. 맛이 달큰하고 쫄깃하다. 보통 씻은 다음 끓인 장을 부어 만드는데 나는 술에 담가서 전처리를 한다.
-연어장은 어떤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연어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버터의 고소한 맛만 남아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산 연어를 사용한다.
- 골뱅이장은 특이하다?
코카서스 여행을 함께 했던 유명근 쌤이 수입하는 골뱅이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산이라는데, 먹어보니 골뱅이가 정말 크고 식감이 야들야들했다. 시중의 골뱅이와 달랐다. 골뱅이 육수 액기스를 만들어서 파와 매운 고추를 넣은 골뱅이탕 밀키트를 제작 중이기도 하다.
- 전복장도 있다.
전복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어서 만들어 보았는데 큰 것을 쓰다 보니 가격이 비싸다. 일단 명절 선물용으로 만들었다.
- 이번에 시식을 위한 공구 세트는 어떻게 구성했나?
간장게장 29000 / 연어장 22000 / 새우장 19000 / 골뱅이장 17000
총 87000원 세트를 59000원(택배비 포함) 세트로 구성해서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멤버들과 나눠보려고 한다.
게장세트 신청 링크 : https://forms.gle/a51P33cuQAzbNaEm7
헝가리 - 루마니아 기행 중 박주연 쌤 모습
https://youtube.com/shorts/M0cjML23tb8?si=5lbGHUIZnmJDc-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