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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맞고, 경상도는 틀리다? (실행되지 못한 갱상도기행)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23. 12. 9.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명품 한국 기행' 시리즈로 12월 중순에 실행하려던 '갱상도기행'을 취소했다. 이전 진행했던 남도기행(전라도기행)에 비해 10만 원 적게 여행비를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적었다. 전라도에 대해서는 여행의 로망이 충분하지만 경상도 여행에 대한 로망은 아직 부족한 셈이다. 아무튼 어렵게 준비한 일정이지만 눈물을 머금고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구현해내려는 소주제는 이 세 가지였다. 1) 전라도 아재가 인정하는 경상도 맛집 기행,  2) 신통주(새로운 방식의 전통주) 진맥소주 시음과 페어링, 3) 경주 여행 길잡이 양희송 쌤의 쪽쌤살롱에서 '신라의 달밤'. 경상도 음식과 전통주 그리고 경상도 사람의 풍류를 두루 경험하고 오려고 했다. 

​대략의 여정은 이랬다. 숙소는 <도깨비>를 찍으려다 <미스터 선샤인>을 찍은 안동 소목화당과 황리단길 한복판의 한옥 스테이 <경주여락>을 활용하려고 했다. 소목화당의 박성호/김선영 쌤은 트래블러스랩의 후원회원이고 <경주여락> 운영하시는 이영근 대표님은 한국의 여행 스타트업을 대표하시는 분으로 함께 콜라보하려는 분이다. '소비자가 아니라 손님'으로 가는 여행에 딱 맞는 분들이다. 

​대체로 맛집을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하려고 했다. 전라도 아재가 인정하는 경상도 맛의 포인트를 두루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전라도가 양념맛이라면 경상도 음식은 원재료에 충실하다. 그리고 전라도가 전통을 고수한다면 경상도는 새로운 음식 실험이 많다. 이를 경험하실 수 있는 곳들로 구성해 보았다. 왜 치킨집은 다들 경상도에서 시작되는지, 경상도에서 어떤 음식 실험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보려고 했다. 그중 하나가 '대구 뽈살 튀김'이다. 뽈살의 쫀득쫀득함이 있어 영국 피시 앤 칩스보다 훨씬 훌륭하다. 진정한 맥주 도둑이다.

동해안에서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청어회무침 곰칫국 등도 맛보고 오려고 했는데, 아쉽다. 그리고 전라도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온천의 매력을 덕구온천에서 체험하려고 했는데, 이 또한 아쉽다. 겨울 동해바다의 '차가운 맑음'을 보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간만에 소목화당에서 낙동강 강변 산책도 하고 이영근 쌤이 '경주 여락'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도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여정을 기반으로 양희송 쌤에게 전반적인 안내를 부탁하려고 했다. <낭만 경주>를 펴낸 양 쌤은 조단조단 이야기꾼이다. 그리고 전라도 아재인 나에게 경상도 음식의 매력을 일깨워준 권일 쌤도 모시려고 했다. 



갱상도 미식기행 일정 


1일 차,
일단 코로나 때 고향 안동으로 낙향한 제 단골집을 가려고 합니다. 고고초밥에 오마카세를 부탁해서 점심을 먹으려고 합니다(안동 헛제삿밥은 후손들이나 먹어야지 제사도 안 지낸 사람이 굳이 먹을 필요 없으니). 
저녁은 소목화당에 진맥소주와 잘 페어링 된 저녁식사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소목화당의 안주인은 음식을, 바깥양반은 진맥소주를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2일 차,
소목화당이 청량산 자락에 있는데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점심은 오랜만에 봉화 까치소리에 가려고 합니다. 제가 먹어본 송이덮밥 중 최고였습니다. 
울진 덕구온천을 들러 동해안 온천의 매력을 느껴본 뒤에 후포항에서 꽁치회무침, 문어두루치기 등으로 새참을 먹어보려 합니다. 
오는 길에 시간이 되면 츤데레 선장님이 계시는 강구항 ‘조양호수산’에서 대게/홍게를 쪄서 저녁 안주로 맞춰갈까 합니다. 
쪽쌤살롱에서 대게/홍게와 잘 페어링 된 술상을 양희송 쌤에게 준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feat 과메기).

3일 차,
경주식 해장법, 묵밥과 콩죽을 먹어보려고 합니다. 
낮에는 포항 쪽으로 넘어가서 회덮밥과 물회의 원형인 갱상도 횟밥 오리지널 스타일을 ‘등대회관’에서 경험하려고 합니다. 
오후에는 감은사지에 들러보려고 하고요. 
저녁식사는 경상도 음식의 특장점을 보여주는 아구수육으로 하고,
양희송 쌤과 ‘신라의 달밤 트레킹’을 하고 쪽쌤살롱에 가서 양쌤이 준비해 주시는 뭉티기와 대구 뽈살 튀김으로 한 잔. 

4일 차,
오전 일정은 남산 불상 투어(할매부처, 옥룡암, 보리사 불상),
통일전 앞 ‘여기단’에서 시래기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신경주역에서 해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