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성 셰프와 함께 하는 태국 미식기행이 중반에 접어들었다. 치앙마이 일정을 마치고 이제 치앙라이 일정도 막바지다. 태국 북부지방 요리를 대표하는 치앙마이와 치왕라이 요리를 먹어보고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일단 옆나라 베트남 음식과 크게 대별된다. 베트남 음식이 원재료의 맛에 충실하다면 태국 음식은 양념에 진심이다. 생선을 지리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경상도와 매운탕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전라도와 비슷하게 대비된다.
또 하나, 하나의 음식에서 단일한 맛을 추구하는 경상도 음식과 달리 복합적인 맛을 추구하는 전라도처럼 태국음식도 복합적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신맛, 뜨거운 국물음식에도 신맛을 추구하면서 훨씬 섬세해진다.
아무튼 태국 북부 산간지방 음식의 특징은 이랬다.
@ 당연한 얘기지만 산간지방이라 해산물 요리는 부실하다. 민물 생선도 중국처럼 열심히 요리하는 것 같지는 않다.
@ 우리나라 북부지방(북한)처럼 육고기 감수성이 좋다. 특히 돼지고기 바비큐가 매력적이다.
@ 살이 붙은 뼈를 푹 고아서 만드는 음식이 많다. 식당이 기본적으로 들통 몇 개 정도는 푹 끓이고 있다.
@ 국물 간은 간장으로 하는 경유가 많아서 대체로 탁하다. 그런데 잘한다는 집은 공통적으로 국물 색이 맑다.
@ 시큼한 국물이 많다. 우리 음식 중에는 주로 찬 음식에만 신맛이 많은데 신 국물에 익숙해지면 태국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
@ 고수 증 향신채도 두루 쓰지만 향이 진하진 않은 편이다.
@ 죽과 볶음밥을 저자극적으로 만드는 집이 많아서 향신료 향신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많다.
@ 뼈와 함께 우려낸, 시큼한 국물의 국수가 대표적인데 아침/점심 간단하게 먹기 좋다.
@ 국물요리에 선지를 넣는 집도 제법 있다. 돼지 선지를 넣는데 맛이 구수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고든 램지가 극찬했다고.
@ 야채를 두루 먹는다. 볶음이 야채맛을 잘 살리고 간이 세지 않아 곁들여 먹기에 좋다. 당근 오이 쪽파 등을 가니쉬로 내주는데 특히 당근과 쪽파가 맛있다.
@ 태국식 쌈장이 다양하다. 발효 되지 않은 막장 정도의 느낌. 고기마다 맞춤형으로 찍어먹는데 북부요리의 대표적 특성인 듯.
@ 반찬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는 편. 산골 특유의 초절임 야채가 있는데 국수와 먹기에 좋다.
@ 음식 맛에 집중하고 비주얼엔 그다지 무심한 편이다. 일부 스타일리시한 음식점은 비주얼도 좋다.
@ 치앙마이 구도심과 신도심에는 미슐랭 식당이 흔한 편이다. 특히 빕구르망.
@ 아시아 음식 맛을 잘 모르는 백인들이 평점을 주로 주는 곳이라서 평점이 인플레 되어 있다. 하지만 음식이 두루 맛있다.
@ 대체로 싼 집일 수록 간이 쎄고 비싼 집일 수록 간이 약하다. 미슐랭을 받은 집등은 대체로 간이 약했다.
@ 신도심 식당에는 퓨전식당 중식당 일식당도 많은 편이어서 젊은 사람들이 골라먹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