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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지못미' 프로젝트

청계천 ‘괴물’에 정부가 19억원을 투자한다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9. 2.



어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09 글로벌프로젝트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지원작으로 영화사 청어람이 제작하는 <괴물2>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괴물2>에는 기술개발 지원금으로 18억 9100만원이 투입된다.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지원이다.

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 결정이 지극히 비정치적이거나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비정치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명박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데 거액을 지원하는 무모한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는 이야기고, 지극히 정치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명박정부의 모종의 의도가 담긴 결정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단 지극히 비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알려진 바에 의하면, <괴물2>의 시대적 배경은 청계천 복원이 한창 진행되던 2003년이다. <괴물>과 다른 점은 여러 마리의 괴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점상, 철거반장과 같은 소시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1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애를 담을 예정이다.

이 스토리대로라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결정은 ‘능상(왕을 능멸함)’이 된다. 이명박대통령의 최대 치적인 청계천에 괴물이 나온다는 것도 그렇고, 청계천 복원 시점에 소시민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은 누가 될 수 있다. 전편의 예로 보았듯이 <괴물>의 주요 모티브는 권력의 무능과 독단이기 때문이다.

다음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괴물2>의 시나리오 작가는 만화가 강풀이다. 원래 강풀이 영화사 청어람과 제작하려고 했던 영화는 5-18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28년>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아리송한 이유로(알려지기로는 펀딩 문제 때문에) 제작이 중단되었다. 영화계에서는 순항하던 이 영화가 중단된 것에 대한 공이 이명박정부에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그 강풀이 시나리오를 쓰고, 그 청어람이 제작하는 영화에 정부 산하기관이 19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화려한 휴가>처럼 사회성이 강하고 자칫 촛불시민들을 충동질할 수도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던 <28년>은 엎어지고 다른 영화에는 19억원이나 지원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짜진짜 정치적일 수 있는 부분은 ‘4대강 살리기’와의 연관성이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사업’과 일맥상통하는 영화라고 판단해 지원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각종 영화제에 이 사업과 관련된 영화를 상영할 시 이를 감안해주겠다며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괴물2>는 2011년 여름 개봉예정이다. 정부 지원금 19억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2년 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정부 지원금은 대부분 그래픽 기술 개발 비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뭔가 개운치 않다. 과연 이 결정에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는 것일까? 실무자들의 무신경이 ‘능상’을 초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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