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캠핑족을 위한 불완전 가이드북 (아직 초보를 벗어나지 못해서...)

첫캠핑의 가장 상징적인 사진... 뭐가 뭔지 모를 우리 장비를 팽개쳐두고... 옆 텐트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부자의 모습. 대충 흉내내 보았는데... 다행히 안 죽고 살아돌아왔음. ㅋㅋ

캠핑의 순간들... 

이런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온갖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다시 캠핑장으로 불러들이는 것 같다. 

1) 텐트를 다 설치하고 줄을 탱탱하게 지탱시킨 순간. 

2) 어렵게 피운 불이 나무에 제대로 붙어 타오르는 순간. 

3) 숯불에 넣은 고구마와 감자를 꺼내서 까는 순간. 

4) 침낭에 들어가 피곤한 몸을 눕힌 순간. 

5) 아침에 일어나서 고요한 캠핑장을 산책하는 순간. 

6)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서 부시시한 일행에게 먹이는 순간. 

7) 나른하게 의자에 앉아서 멍 때리는 순간. 

지금까지 글램핑을 한 번 다녀오고, 

직접 캠핑을 한 번 해보고, 

다른 사람 캠핑에 숟가락을 한 번 올려 보았다. 

다음 주에는 캠핑카 체험을 해보려고 한다. 

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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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램핑 체험기 - 금산 '이지글램핑'

‘그때 왜 그걸 구경만 하고 있었을까?’ 캠핑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아차 싶었다. 산림치유 전문가인 충남대 박범진 교수는 캠핑을 가서 아이에게 아빠의 일하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낮잠 자는 아빠, 텔레비전 보는 아빠, 컴퓨터 게임 하는 아빠가 아니라 일하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캠핑의 진정한 의미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글램핑장 직원이 일하는 것을 구경하기만 했다.

3월 초에 아이와 함께 글램핑(glamping)을 갔다. ‘글래머러스 캠핑’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글램핑은 텐트 설치를 비롯해 모든 서비스를 캠핑장에서 해주는 ‘이지 캠핑’의 한 종류다. 주로 대도시 근처에서 하는데 캠핑 연습 삼아 가보았다. 충남 금산군의 ‘이지글램핑’이라는 곳에 갔는데 당연히 글램핑장 직원이 장작에 불을 붙여주었고 나는 아이와 함께 멀뚱멀뚱 구경만 했다. 편리함에 빠져 캠핑의 중요한 의미를 날려버린 것이다.

캠핑은 아이가 자연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면 이튿날 아침에 남은 숯불로 불을 피우고 여기저기서 나무를 주워와 불을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아이가 마른 잔가지를 주워올 때 큰 나무뿌리를 주워왔으니 어느 정도 아빠의 위엄은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고기를 굽는 것은 함께 온 다른 아빠에게 양보(?)했지만 따로 버너에 누룽지를 끓여서 나눠주고 물을 끓여 차를 내려서 돌리기도 했으니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글램핑부터 시작하면 캠핑과 친해질 수 있어

그러나 박범진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다시 아쉬움이 남았다. 첫 캠핑을 아무런 준비 없이 가서 우왕좌왕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악의 캠핑이라는 것이었다. ‘가면 어떻게 되겠지’ ‘옆 텐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하고 갔다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가 처음부터 캠핑에 흥미를 잃는다는 것. 그런 것에 대비해 쉬운 글램핑부터 시작해서 캠핑에 친근해지도록 로드맵을 짜는 것이 나의 준비였다고 애써 자위했다.

박 교수는 캠핑을 향한 아빠들의 도전이 의미 있는 이유를 아이가 ‘숲맹’ 혹은 ‘생태맹’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랬다. 글램핑을 가서는 아이에게 숲으로 들어가보라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호기심이 자연스레 아이의 발걸음을 숲으로 이끌었다. 아이는 원래 숲을 싫어했다. 숲에는 벌레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점점 더 심해져서 아파트 단지에서도 나무가 많은 쪽으로는 걸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설득도 해보고 으름장을 놓기도 해보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이걸 어쩌나, 이대로 계속 숲을 무서워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고칠 수 있었다.

지난해 가을 아이와 산에 솔잎을 따러 갔다. 송편을 찔 때 밑에 깔 솔잎을 따기 위함이었는데 밤이 눈에 띄어 몇 개 줍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길가에 떨어진 밤만 주웠는데 줍다 보니 산을 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숲을 싫어하는 아이도 밤 줍는 재미에 홀려 따라 들어왔다. 보통 험한 산이 아니었다. 모기도 많았다. 그런데도 아이는 밤 줍는 재미에 빠져 아랑곳하지 않았다. ‘채집’이라는 원초적 경험이 숲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게 해준 것이었다.

글램핑장에서는 더욱 거침이 없었다. 이날 아이는 숲과 함께 ‘어둠’도 정복했다. 캄캄한 곳에는 절대로 혼자 가지 않던 아이가 이날은 멀리 떨어진 화장실도 혼자서 다녀오곤 했다. 아이의 도전정신이 투철해지는 데에는 MBC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영향도 있었다. 밤이 이슥해질 무렵 헤드랜턴을 켠 아이는 함께 캠핑을 간 친구와 탐험을 하겠다고 나섰다. 숲에서 좀비를 잡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조금 무서웠는지 아빠들도 따라오라고 했다. “아빠들은 제작진이야, 우리가 탐험하는 걸 뒤에서 찍어야 해”라며 호위하게 했다. 그래도 제법 용감했다.

아이에게 도구를 이용하는 기회를 제공하자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인 <TED>에 보면 아이에게 모험심을 길러주기 위해 ‘위험한 물건을 쥐여주라’고 충고하는 내용이 있다. 칼이나 톱, 도끼 등 위험한 물건을 다루는 방법을 익히면서 아이가 성숙해진다는 것이었다. 캠핑 고수들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캠핑에서 아이들이 톱으로 나무를 썰어보고 도끼로 나무를 패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아직 캠핑 초보여서 도모해보지는 못했지만 다음번 캠핑 때는 시도해보리라.

글램핑에 함께 온 일행 중에 미국 동포가 한 명 있었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자녀와 함께 캠핑을 다니곤 했다는 그는 글램핑장의 편의시설이 만족스럽다며 “캠핑 와서 샤워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사람들은 편리한 것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도 이 정도로 편리한 캠핑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지글램핑에는 펜션 비슷한 휴게시설이 한 채 있었다. 이곳에서 캠핑족들은 샤워도 하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텔레비전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마치 펜션에 와서 잠만 텐트에서 자는 느낌이었다. 

‘글램핑’이라는 말 자체에 편리한 캠핑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만 편리함에 대한 현대인들의 집착은 좀 과도한 면이 있다. 이지글램핑의 장주환 대표는 “글램핑장에 와서도 머리를 감아야 하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 글램핑장 샤워실에 헤어드라이어가 없는 것이 불만 사유가 된다. 남성들도 아무것도 직접 안 하려고 한다. 경험해보라고 타프(그늘막)를 나눠줬는데 대부분 스스로 치려고 하지 않아서 직원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해줘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편리한 캠핑장을 선호하는 우리 모습을 보면서 얼마 전 다녀온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일의 산장들이 떠올랐다. 트레킹 코스에 있는 산장의 홍보 문구들은 대부분 따뜻한 물이 나와서 샤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는 대부분 그렇지 않았는데 이런 것이 가능해진 것은 히말라야 ‘황제 트레킹’을 하는 한국인들의 성과(?)라고 했다.

우리보다 캠핑 문화가 발달한 미국의 캠핑장에서는 세 가지 형태의 숙박이 가능하다.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이용하거나 통나무 방갈로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의 캠핑장과 가장 큰 차이는 장소를 여유 있게 쓴다는 점이다. 동행한 미국 동포는 “한국에 와서 캠핑이 정말 하고 싶어서 난지도 캠핑장을 이용해보았다. 캠핑장이 아니라 완전히 난민촌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에 치이느라 정신없었다”라고 기억했다.

난지도 캠핑장뿐 아니라 전국의 캠핑장이 성수기에는 난민촌으로 돌변한다. 그래서 캠핑족들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캠핑장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보면 자동차로 갈 수 없는 오지 캠핑장을 찾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직접 야영 장비를 메고 다니는 ‘백패커(등에 캠핑 장비를 메고 다니는 캠퍼)’가 된다고 했다.

캠핑 전문가들은 캠핑을 하다 보면 자신의 스타일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캠핑 장비를 사는 것은 캠핑을 몇 번 해보고 난 뒤에 사라고 충고한다. 자신에게 맞는 캠핑 스타일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장비를 사라는 것. 이런 설명을 듣고 나서 ‘백패커’ 캠핑으로 대강의 방향을 잡았다. 아들과 홀연히 떠날 수 있는 캠핑에 맞는 장비를 사기로 했다. 그러나 가장 편안한 캠핑인 글램핑에서 가장 불편한 캠핑인 백패킹까지의 길은 멀었다.

글램핑장에는 커플로 온 젊은 캠핑족도 많았다.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회사에서 캠핑 부록에 대한 기획 회의를 했을 때 젊은 기자들의 반응은 다분히 냉소적이었다. 그런데 커플 캠핑족이 많아 이상해서 물어보았더니 대부분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공동구매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지글램핑은 면 소재로 된 벨캠프(종 모양의 대형 캠프)를 이용했는데 분위기가 이국적이었다. 마치 몽골의 게르 같았는데, 내부는 공간이 넓어서 침대를 들여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사실 이지글램핑이 위치한 곳은 야산 중턱으로 그렇게 풍광이 좋은 곳은 아니었다.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충청도 시골은 도농 복합지역이라 웬만해서는 온전히 시골의 정취를 느끼기 쉽지 않은데 글램핑장 주변도 그랬다. 그럼에도 예약이 몰리는 것은 글램핑장 분위기가 고급스럽기 때문인 듯했다.

원래 인삼밭이었다는 글램핑장은 어느 문중의 선산 바로 밑에 있었다. 선산은 양지바른 곳이라 그런지 무덤이 많았다. 우리 캠프 바로 위에 있는 무덤은 고을 사또의 무덤이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고운 볕을 맞으며 그 무덤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 양지바른 곳이었다. 명당은 산 사람에게나 죽은 사람에게나 편안했다.

글램핑장에서는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돼지고기 뒷다리살과 된장, 양파를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고기를 구워 먹기 좋도록 숯불도 피워주었다. 글램핑장 주인은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주는 이유에 대해 지방이 적어서 기름이 불에 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뒷다리살은 리필이 가능했지만 우리는 글램핑장 오는 길목에서 산 소고기를 구웠다. 보통 도살장 근처에는 정육점 골목이 들어서곤 하는데 인근의 복수면에 그런 곳이 있었다. 양질의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가장 유명한 곳은 충남 예산군 광시면이다. 서울의 마장동이나 독산동 우시장 골목만큼 정육점이 많다. 광시면만큼은 아니지만 정육점이 제법 있었고 인심도 좋았다. 

어설픈 첫 캠핑이었지만 몇 가지 나만의 노하우도 개발했다. 일단 누룽지의 유용성을 확인했다. 캠핑장 오는 길에 들렀던 휴게소 특산물 매장에서 누룽지가 눈에 띄어 한 봉지를 샀다. 고기를 먹고 난 뒤 누룽지를 끓여주었더니 일행의 반응이 좋았다. 고기를 먹은 후에 탄수화물을 찾는 한국인에게 누룽지는 안성맞춤이었다. 아침에는 수프 대용으로도 훌륭했다. 일행이 가져온 덩어리 치즈도 인기가 높았다. 네팔에서 야크 치즈를 구워 먹아본 뒤로 치즈를 구워 먹는 묘미를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별미였다.

커피 대신 차를 가져가서 내렸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캠핑은 야외 활동이기 때문에 몸을 데울 수 있는 커피나 차가 유용하다. 커피와 달리 차는 계속 우려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준비한 몇 가지 차를 내려보았는데 차에 취미가 없던 사람들도 조용히 음미하며 즐겼다. 아침 햇살까지 담은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다음 캠핑을 설계했다. 다음에는 반드시 아빠의 능력을 보여주겠노라고. 

◆이지글램핑 

주소:충남 금산시 진산면 만악리 595-1

전화:041-752-6377

홈페이지:www.ezglamping.co.kr

◆캠핑장 특징:바비큐 고기와 양념 등을 제공한다. 게스트하우스에 준비되어 있는 식기 및 조리도구 이용 가능(이용 후 씻어서 반납). 휴게실 이용시간은 오후 10시까지. TV 시청 및 휴게실 이용 가능. 

◆주변 볼거리:대전동물원과 대둔산이 20분 이내 거리에 있다. 서울에서 내려가는 사람은 대청호 청남대에 들렀다 가는 것도 좋다(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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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Before

이건 After 사진 : 첫 캠핑 치고는 성공적이었던 듯. 얼어죽지 않았으니까... 비록 램프와 고기 집게와 가위와 침낭은 없었지만... (침낭은 괜츈한 걸로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장비가 거의 없어서 완전 그지같을 줄 알았는데...ㅋㅋ

2> 춘천 허브캠프 체험기 (10월12일~13일) 

첫 캠핑이라는 점, 그래서 다른 캠핑장과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주세요~

춘천에서 양구 넘어가는 추곡낚시터 근처에 있는데... 저는 제법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주인아저씨 아줌마가 천성이 착한 분들 같더군요. 큰 욕심 부리는 분들도 아닌 것 같고... 계속 돌아버시면서 저처럼 처보 캠퍼에게는 도움도 주시고...

저희 텐트 양 옆은 모두 춘천에서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말씀 들어보니 이곳에 자주 오시는 분들로, 춘천 근교에서는 이곳이 아이들과 오기에 가장 좋은 캠핑장이라고 하더군요. 

캠핑장은 허브 농장을 개조한 것이라 계단식 밭의 느낌입니다. 저는 다른 집 텐트가 별로 안 보여서 좋더군요. 평지 캠핑장은 왠지 난민촌 같아서... 허브 기르던 비닐하우스를 화장실/샤워실로 개조하고 모래놀이터를 만들었는데 아이들 놀기에 좋더군요. 

캠핑장 옆으로 계곡이 지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아이들과 장난감배 띄워놓고 놀기에 딱 좋을 정도의 수량이었습니다. 캠핑장 가운데 연못이 있어서 낚시도 할 수 있는데 물고기가 많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미끼가 없어서 콩알을 끼워서 썼는데.. 채식물고기는 없었던 듯. ㅋㅋ 

허브농장을 했던 곳이라 이런저런 유실수가 많습니다. 다래도 있고. 저는 밤 두 송이 따서 까보았습니다. 펜션도 몇 채 있어서 캠핑과 함께 이용해도 좋을듯요.

@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

요트 시합... 

좀 사치스럽기는 하지만... 

스릴 만점이었다. 

'판돌'을 걸어서... ㅋㅋ

아이들과 캠핑을 갔을 때는 지형지물을 활용한 놀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놀이 전에 아이들은 텐트와 타프 설치할 때 사용하는 고무망치를 이용해 스스로 돌깨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서 사는 한 블로거가 거리 기준으로 해서 가까운 순으로 캠핑장을 블로그에 정리해 놓았다. 

부지런히 가보자~~~ 

http://blog.daum.net/w001f/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