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Our blood is Wine> 온라인 상영 시간은 9월10일 금요일 저녁 7시~8시반
네이버TV : https://tv.naver.com/iiff2020
조지아는 와인의 나라다. 술문화로 보면 '형제의 나라'는 터키가 아니라 조지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지아인들은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조지아인들이 자신들의 와인사랑을 이야기할 때 드는 우화가 있다. 신이 사람들을 전부 불러 모았는데 조지아인이 늦었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와인을 마시며 신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변명했다는 것이다. 신도 포기할 만큼 와인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조지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시골 어르신들이 막걸리를 권하듯 걸핏하면 와인을 권한다. 조지아에서는 함부로 술자랑하면 안 된다. 조지아인들은 기쁜 날은 인당 26잔, 슬픈 날은 인당 18잔의 와인을 준비한다. 단 원칙이 있다. 여러 가지 와인을 섞어 마시지 않는다.
심지어 잔은 뿔잔이다. 이른바 원샷 잔이다. 놓을 수가 없으니 받으면 바로 다 마셔야 한다. 조지아인들은 새 해가 되면 한 달 동안 이런 파티를 즐긴다고 한다. 와인만 가지고도 해가 갈 것 같은데 맥주도 즐기고 브랜디(짜짜)도 즐기고 보드카도 즐긴다. 조지아 마트에 가보면 절반이 술이다. 정말 대단한 ‘술존심’이다.
조지아의 주도는 이렇다. 술자리를 이끄는 ‘타마다’가 ‘가우마조스(cheers)’를 외치며 건배 제의를 한다. 이렇게 식전에만 5번을 외친다. 맨 처음은 신에게 그다음은 평화를 위해, 그다음은 성조지를 위해, 대략 이런 순서다. 가우마조스는 계속된다. 조지아인들은 와인 3잔은 곰(bear)이 되게 만들고 그다음 3잔은 황소(bull)가 되게 만들고 그다음 3잔은 새(bird)가 되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취하는 것 같으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
와인과 포도나무는 조지아인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제정러시아 시대에 조지아를 지배하면서 조지아인을 정신적으로 굴복시키기 위해 포도나무를 자르기도 했을 정도다. 그들에게는 포도나무가 단순한 식물 이상의 자아였기에 포도밭 파괴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소중하게 지켜온 덕분에 지금도 조지아에는 500여 종의 포도 품종이 있다.
포도나무는 조지아인의 자아다. 1차 세계대전 때 조지아에서는 많은 청년들이 전쟁에 징발되었다. 스탈린이 조지아 출신인데 오히려 그는 조지아에 더 가혹해서 징집자가 많았다고 한다. 징집된 조지아 청년들은 포도나무 가지로 허리띠를 하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 포탄이나 총에 맞아 죽어갈 때 자신이 쓰러진 그 자리에 포도나무 가지를 심었다고 한다.
스탈린은 조지아 중심부의 고리시 출신이다. 고리시에 가면 스탈린 기념관이 있는데 그에 대한 조지아인의 정서는 박정희에 대한 우리의 정서와 비슷하다. 어르신들은 그리워하고 젊은이들은 싫어한다. 소문난 애주가로 알려진 스탈린이 고향의 와인을 즐겼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러시아 보드카와 아르메니아 브랜디를 주로 즐겼다.
조지아 와인의 특징은 일단 포도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조지아에서 기르는 포도의 종류는 565종이나 된다. 조지아인들은 3km마다 기후가 달라져서 포도 품종도 다르다고 말한다. 이중 사페라비(Saperavi) 종으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다. 한국인들은 카베르베 쇼비뇽과 느낌이 비슷한 무크자니(Mukuzani)를 선호한다.
카케티 지방은 조지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다. 유명한 와이너리가 많은데 그중 트윈 셀라(Twin’s Cellar)라는 와이너리에 들렀던 적이 있다. 쌍둥이 형제가 운영하는 곳으로 정통 크베브리 (qvevri) 와인의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음식을 잘해서 답사를 간다면 꼭 식사까지 하고 오길 권한다.
크베브리 와인은 으깬 포도를 넣은 점토항아리를 땅에 묻어 발효시킨다. 정통 크베브리 방식으로 만은 와인은 은은한 금빛이 난다. 조지아 지역은 와인 양조가 최초로 발원한 곳으로 크베브리 와인 제조법이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크베브리 와인은 대체로 ‘누구나 마실 수 있는 가격에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맛'을 제공하는데 미슐랭 가이드에 나오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납품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좋은 와인도 많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와인 중 하나는 피로스마니(Pirosmani)이다. 심수봉씨가 번안한 라트비아 민요 〈백만 송이 장미〉의 실제 모델인 조지아의 화가의 이름이다. 사모하던 여인에게 백만 송이 장미를 바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보통 와인을 만들 포도를 기르는 농장에서는 담장에 장미를 심는다. 장미가 포도나무의 상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케티 지방을 지나서 코카서스 산맥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낭만의 도시 시그나기가 나오는데 이곳이 와인을 즐기기에 좋은 휴양지다. 이곳의 명소는 ‘꿩의 눈물(Pheasant’s tears)’이라는 와인바다. 미국인 화가가 운영하는 이 바는 카케티 지역의 와인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와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한 병 사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조지아 와인 이야기를 함께 나눌 ‘조지아 와인 랜선 투어’를 제안하려고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조지아 와인을 사서 마시면서 조지아 와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조지아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이다. 9월10일~9월12일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에 상영되는 <아워 블러드 이즈 와인>(Our blood is Wine)을 온라인으로 관람하고(네이버TV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각자 집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지아 와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조지아 와인 상영회 & 랜선투어>(9월12일/일요일)
1) <아워 블러드 이즈 와인>을 영화제에서 제공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각자 관람합니다. 네이버TV에서 상영할 예정이니 먼저 관람해 두시기 바랍니다. 9월10일 금요일 저녁 7시~8시반입니다.
https://tv.naver.com/iiff2020
2) 9월12일 오후 3시에 클럽하우스 어플을 활용해 ‘조지아 와인 랜선 투어’를 진행하겠습니다. ‘여행감독의 클하 게스트하우스’에 방을 개설하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소감, 와인에 대한 이야기, 코카서스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나눠보려고 합니다.
3) 와인과 조지아와 영화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를 위해서 조지아 와인을 수입하는 러스코 고일영 대표, 박미경 무형유산영상축제 총괄 프로그래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와인을 가장 많이 만드는 충북 영동군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여포와인 여인성 대표님과 영동 와인 축제 백성우 총감독님도 모시기로 했습니다.
4) 토크의 활기를 위해서 러스코에서 수입하는 조지아 와인과 영동 와인을 경품으로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5) 클럽하우스 방송 링크와 행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추가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행감독이 주목하는 올해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상영작 :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 https://iiff.iha.go.kr/service/main.nihc )
<아워 블러드 이즈 와인> 에밀리 레일즈백
2018 / 미국 / 78분 / 다큐
영화제작자 에밀리 레일즈백과 소믈리에 제레미 퀸은 8,000년 된 조지아의 포도주 제조 전통이 사라졌다가 재탄생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오랜 문화의 부활은 침략과 탄압 속에서 살아남은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살사의 검은 뿌리: 쿠바 룸바의 해방> 크리스티앙 리비치
2016 / 미국 / 98분 / 다큐
아프리카-쿠바 문화, 그 중에서도 살사의 진화와 보존에 대해 파고든 다큐. 쿠바의 전통과 문화의 복합성에 대해 잘 풀어주고, 룸바가 오늘날 공연계에서 갖는 중요한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쿠반 댄서> 로베르토 샐리나스
2021 / 캐나다,이탈리아 / 90분 / 다큐
열다섯 살, 쿠바 국립 발레 학교의 재원 알렉시스의 평화로운 일상은 부모님이 플로리다로 이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깨지고 만다. 과연 알렉시스는 부르주아 엘리트주의 미국 발레 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까.
<J: 플라멩코를 넘어서> 카를로스 사우라
2016 / 스페인 / 90분 / 다큐
스페인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자신의 고향에서 전통 무용과 민속 음악인 ‘호타’에 관해 찍은 다큐멘터리. 스페인 민요와 전통무용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
<9 세비야>
2020 / 스페인 / 157분 / 다큐
오늘날 위대한 플라멩코 예술과 공존하고 있는 9인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독특한 문화를 가진 도시 세비아를 배경으로 신세대 아티스트들이 서로 대화와 몸짓을 주고 받으며 교류하는 모습이 여유롭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