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월23일)
KBS <생방송, 시사360>을 보는데
일제고사 시행을 다룬 아이템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
“시사360 진정횝니다."
진정회 PD였다.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를 반대하며
KBS사원행동에서 투쟁하다
<생방송, 시사360>에 배치를 받은
비운의 여인, 진정회였다.
그녀로 인해 KBS의 사생아 <생방송, 시사360>과 <미디어 비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생방송, 시사360>은 사생아다.
교양제작국의 거의 전 PD들이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존치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사측은 폐지를 강행하고 <생방송, 시사360>을 편성했다.
<생방송, 시사360>에 배치를 받은 PD들은 절망했다.
누구도 이들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KBS의 사생아’였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는 ‘도살장에 끌려 나오는 심정’으로 합류한, 김경란 아나운서보다 100배 정도 더 예쁜 진정회 PD도 있었다.
진정회 PD 때문에 나는 <생방송, 시사360>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진정회는 이렇다.
오른쪽이 진정회 PD다.
“선배, 긴장해야 해요. 개병신되는 것 순간이에요.”
<생방송, 시사투나잇> 5주년 기념 술자리에서의 일이다.
뒤쪽 테이블에서 여성PD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그 말을 한 사람이 진정회 PD라고 생각했다(아닐 수도 있다).
‘배짱녀’ 진정회다운 멘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KBS가 고봉순이 아니라 개병신이라고 불리겠구나’라고.
진정회 PD를 처음 만난 곳은 MBC 노조사무실이었다.
검찰의 강제 수사에 항의해 사내에서 농성중인 <PD수첩> 이춘근 김보슬 PD를 위로하기 위해 KBS 기훈석 PD와 함께 와 있었다.
위로하기 위해 왔지만 둘은 주로 어용노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신세한탄을 했다.
진정회 PD는 “저 노조 사무실이란 곳 처음 와봐요. 노조 사무실이란 이런 곳이구나.”
기훈석 PD는 “난 가봤는데. 항의하러”라고 말했다.
이를 듣고 김보슬 PD는 “이것도 나름대로 위로가 되는데요. MBC 노조는 우리를 지켜주잖아요”라고 말했다.
진정회 PD는 이전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에게 들이댄 적이 있다고 했다.
‘정연주 퇴진’ 만장이 줄지어 서있어서 그중 하나를 넘어뜨렸다고 한다.
마침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뒤에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득달같이 달려와서 “당장 세워”라고 위협했다고 한다.
그러자 진정회 PD는 “저는 이 생각에 동의 안 하는데요. 동의하는 사람이 세우시죠”라고 말하고 태연히 걸어나갔다고 한다.
KBS사원행동 차원의 성명에 동참한 것 외에, 진정회 PD는 세 번의 기수 성명에 모두 동참했다. 그 성명은 다음과 같다.
공영방송 KBS를 지키기 위한 후배 PD들의 선언 - 8월
9.17 보복인사를 보며, 젊은 pd들의 2차 선언 - 9월
시사투나잇 폐지는 말도 안된다... - 11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진정회 PD는 할 말을 다했다.
오른쪽 플랜카드 '경'자 밑의 여성이 진정회PD다.
지난 7일 밤 시사정보팀으로 발령을 받고, ‘시사터치 오늘’ 제작진으로 배정된 진정회 PD는 “통상 새 프로그램이 생길 때 사내 공모를 거쳐 채택된 안을 토대로 제작진이 MC나 타이틀, 코너이름을 정하고 첫 프로그램이 나가는데 이번 경우는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며 “개편일자에 열흘을 앞두고 제작진을 대부분 교체했을 뿐 아니라 개편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PD들을 배정했다”고 지적했다. 진 PD는 “아무리 생각해도 위에서부터 내려온 프로그램이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제작진이 선택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개편논의 자체가 진행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 <미디어오늘> 11월12일
< 시사투나잇 > 대체 프로그램으로 추진중인 < 시사터치 오늘 > 로 발령난 진정회 PD는 그동안의 개편 진행경과를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지난주에 11명의 PD들이 < 시사터치 오늘 > 프로그램으로 발령났다. 우리 PD들은 처음부터 배치에 반대했다. < 시사터치 오늘 > 은 부끄러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코드개편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되어 버렸다. PD들은 줄곧 < 시사투나잇 > 의 존치를 요구했으나 사측에서는 '제목 바뀌는 것에 연연하지 마라' '이것이 KBS가 처한 현실이다' '시사 데일리 프로그램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큰 걸 얻어낸 것이다'라는 말로 일관했다. 우리는 다시 '타이틀을 바꾸면 취재원과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일단 데스크에서는 '시사 2.0'이라는 안을 회사측에 올렸다고 한다. 사측의 < 미포 > < 시투 > 폐지 의지는 강력한 것 같다. 권력을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개편 과정에서 'KBS가 처한 현실이다' 등으로 후배들에게 모욕감을 준 선배들을 꼭 기억하겠다."
- <오마이뉴스> 11월11일
<시사투나잇> 폐지와 관련해 새로 배정을 받은 11명의 PD들 중 진정회 PD는 "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제작본부장에 밝혔으나 본부장은 '이게 우리 KBS가 처한 현실' '제목에 연연하지 말라' '그나마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답했다"며 "우리는 시사투나잇을 유지하던가, 시사투나잇 2.0, 시사투나잇 플러스 등을 요구했으나 '시투'가 들어간 명칭은 절대 안 된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회사는 '시사 2.0'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변경해 올렸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 <미디어오늘> 11월11일
지나가는 시민들이 수근 대기 시작했다. “KBS사람들인 가봐. 어! 아나운서도 있네.” 이형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지나가던 시민들도 하나 둘 씩 관심을 갖고 힐끗힐끗 보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기자회견문을 들고 앞으로 나선 김석 기자와 진정회 PD는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선언한다. 우리에게 좋은 기사, 좋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라는 권한을 위임하였으며 동시에 국민의 편에서 올곧은 방송을 하라는 의무까지도 부여한 국민들 앞에, 분연히 떨쳐 일어나 선언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개’가 될 수 없다.”
- <PD저널> 8월15일
진정회 PD가 있는 한 <생방송, 시사360>은 봐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있다면 그녀가 진행을 맡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더블MC로라도.
김경란 아나운서에게는 '시사'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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