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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이슈 백서/농심 공방전

누리꾼에 백기투항한 농심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16.




농심이 누리꾼에 백기투항했다.
투항의 증거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농심이 조선일보에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사 제품 불매운동을 검찰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농심에 고발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 하나는 손욱 회장 등 경영진이 직접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누리꾼들은 ‘광고주 압박을 통한 조중동 견제’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고 ‘광고주 불매운동’이라는 수단의 정당성도 획득했다. 누리꾼들의 완승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누리꾼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농심은 단순히 조중동 광고주라서 불매운동을 당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무시 가중 민심법’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것으로도 게임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있을 수 있다.


불을 지른 것은 ‘조선일보는 영원히 번창할 것이다’라는 상담원의 말이었다. 이후 농심에  창업주가 롯데 창업주와 형제지간이고 조선일보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말이 퍼졌다. 농심이라는 회사가 뭔가 의심스러운 회사라는 것이다.


논쟁은 다시 농심 제품으로 옮겨졌다. 농심 제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생쥐깡’ 사례 등 유독 농심 제품에서 이물질이 많이 나왔다. 농심에서 쓰는 팜유는 삼양이 쓰는 우지보다 싸고 질이 낮은 재료다. 농심 제품에는 MSG가 함유되어 있다. 농심은 GMO 식품을 원료로 쓴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동안 <고재열의 독설닷컴>에서는 농심 이슈를 집중 조명해 왔다. 먼저, 농심 측의 입장도 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농심 캠페인 담당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라면도 보수라면 있고, 진보라면 있나(7월10일)>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농심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2008/07/15 - [NCSI 누리꾼 수사대] - 농심 측의 공식 답변이 왔습니다
2008/07/13 - [NCSI 누리꾼 수사대] - 농심에 50가지 질문을 보냈습니다
2008/07/10 - [NCSI 누리꾼 수사대] - 농심 캠페인 담당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라면도 보수라면 있고, 진보라면 있나"


  

그래서 누리꾼들의 의혹을 모두 모아 농심 측에 공식 질문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농심에 50가지 질문을 보냈습니다(7월13일)>라는 제목으로 올려놓았다. 이틀 뒤 농심 측의 공식 답변이 왔다. 50개의 질문에 모두 답해 주었다. 이 내용 역시 수정 없이 전문을 <농심 측의 공식 답변이 왔습니다(7월15일)>라는 제목으로 올려놓았다.


사실 농심 불매운동 이슈에는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누리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었으나, 결론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 이었다는 생각이다. 농심과 누리꾼이 만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기고문에 대한 누리꾼들의 격앙된 반응에 ‘넷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조선일보 광고를 중단한다’ ‘누리꾼을 고소하지 않는다’ ‘경영진이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구체적인 방침을 결정할 수 있었다.


<고재열의 독설닷컴>은 이 논쟁의 말끔한 마무리를 위해 농심이 보낸 50가지 답변에 대한 추가 의혹을 모아 농심에 전달할 예정이다. 분명 ‘아직도 부족하다’. ‘아직도 의심스러운 것이 있다’ ‘답변에 잘못된 것이 있다’ 지적할 누리꾼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의혹을 모아 재질문지를 보낼 예정이다. 


(농심에 묻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일부 누리꾼 중에서는 50가지 질문을 농심에 보내는 것이 농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5~6개도 아니고, 누리꾼들의 의혹을 그대로 옮긴 50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심 입맛에 맞는 질문 5~6가지만 던진다면 그런 지적이 유의미하겠지만, 50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농심 측과 조율한 적도 없고 누리꾼 의혹을 모아 농심 공식 메일로 보냈을 뿐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삼양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래야 형평이 맞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누리꾼들이 삼양에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삼양에도 질문지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농심 불매 운동’ 논쟁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원만하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별첨으로 농심이 보낸 답변에서 중요 답변을 올립니다)




<별첨> 농심 답변(요약본)
 


앞으로 농심은 조선일보에 또 광고를 낼 의향이 있는가?

농심은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어떤 매체에도 광고를 할 이유도 의향도 없습니다.



농심은 조중동 우선의 홍보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일정 부분 그래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농심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앞으로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에 광고할 의향이 있는가?

 이전에도 매년 1~2회 정도 광고를 집행하였습니다. 현재 농심은 한겨레, 오마이뉴스와 같은 매체와 공동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급하신 두 매체에 대해 특별히 배타적일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광고가 필요하다면 진행할 계획입니다.



조중동에 광고를 한다는 이유로 농심 불매운동을 했던 네티즌을 고소할 계획인가?

고소할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농심에 대한 오해가 풀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농심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저희는 최선을 다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또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사과와 반성 그리고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농심은 원료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농심은 2000년부터 청정지역인 호주산,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가?

사용할 의향이 없습니다. 현재 호주산과 뉴지랜드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객 항의 전화에 ‘조선일보는 계속 번창할 것이다’라고 비아냥거렸던 상담원은 어떤 징계를 받았는가?

상담 업무에서 보직 해임되었으며 근신 처분 중입니다.



지금까지 물의를 일으킨 내용과 관련해, 경영진이 직접 사과할 의향은 없는가?

농심의 경영진은 조선일보 광고 및 식품이물문제에 대해 홈페이지 및 쓴소리경청회,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여러번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7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욱 회장과 경영진이 머리숙여 사과를 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더 진심어린 방법을 찾아 사과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들의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농심은 특정 정치세력에 정치적 지원을 한 사실이 있는가?

2002년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에 합법적인 정치후원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농심은 보수단체를 지원한 사실이 있는가?

보수단체에 지원한 사실이 없습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에 후원 한 적은 있습니다.



농심은 이명박 정부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특별한 관계가 없습니다. 농심은 주요기업과 연결되어 있다는 정부와의 핫라인도 없을뿐더러 촛불집회 진행 중에도 라면값 담합 등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네티즌이 농심이 이물 신고 1위 기업이라고 하는데, 맞는가?

 맞습니다. 그것은 농심의 전체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라면의 경우 타사에 비해 7배나 생산량이 많습니다. 농심은 투명한 고객응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식약청에 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번한 이물문제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농심에게 있으며 이를 줄이는데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농심은 ‘우지파동’을 이용해서 삼양을 제치고 라면업계 1위가 되었나?

사실과 다릅니다. 1989년 11월 우지파동 당시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58%, 삼양식품 19.9%였습니다. 농심이 라면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은 1985년 3월로 우지파동 훨씬 이전의 일입니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 1982년 너구리, 1983년 안성탕면, 1984년 짜파게티를 지속적으로 히트시키며 1985년 3월 시장점유율 42.2%(삼양 40.9%)로 라면업계 1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6년 출시한 신라면으로 1위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었습니다. <리스피알(Lee’s PR) 조사연구소>



농심 창업주는 롯데 창업주의 동생이다. 롯데 창업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있는가?

 알려진 바와 같이 농심의 창업주는 롯데의 창업주와 형제관계입니다. 그러나 농심은 창업부터 현재까지 40여년간 독립적인 회사로서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으며 실제로도 원료상의 거래를 포함한 어떠한 거래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농심이 롯데계열이라서 라면스프에 미국산 소고기를 쓸 것이다’라는 오해가 있었는데 농심은 롯데계열도 아니며, 미국산 소고기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농심은 <조선일보>와 친인척 관계라는데, 어느 정도의 관계인가?

사돈의 사돈입니다. 농심과 태평양이 사돈관계이고, 태평양과 조선일보가 사돈관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