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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이슈 백서/농심 공방전

농심 캠페인 담당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라면도 보수라면 있고, 진보라면 있나"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10.

“한겨레신문도 경향신문도 오마이뉴스도 시사IN도

농심의 목소리는 들어주지 않는다.

왜 농심의 반론은 들어주지 않느냐고 물으면 똑같이 답한다.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정신이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라.

괜히 농심 편 들어주다가 촛불민심 거스를까봐 그런 것 아닌가.”


 

농심 캠페인 외주대행을 맡고 있는 친구의 하소연이다.
정확한 지적이기도 하다.
지금 국면에서 누가 농심 편을 들어주겠나. 설령 그게 맞는 말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솔직히 말했다.
“사실 나도 블로그에 농심 입장을 전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생각이 길지 않은 누리꾼들이 게시판을 난도질하는 것도 싫고,
 (농심에 비판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생각이 길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도식적으로 이해하는 네티즌을 지칭한 말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괜한 시비에 휘말리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뭐라 말하기가 그렇다. 사안도 복잡하고.”


직접 쓰려면 농심이든 삼양이든 직접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도저히 짬을 낼 여력이 없다고 말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친구에게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기고해볼 것을 제안했다.
갑자기 친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집에 와서 자고 일어나니 친구의 글이 메일에 와 있었다.


글을 천천히 읽어
 보았다.
민감한 사안이라 두 번 읽어 보았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고재열의 독설닷컴> 최초로 외부 기고가의 글을 게재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이면 전할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요즘 농심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면
보수단체 사람들이 와서 "농심 힘내라"라며 난리다.
이런 행태가 농심 관계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어떻게 라면이 '보수라면'과 '진보라면'으로 나뉠 수 있나?
라면맛에 보수맛과 진보맛이 따로 있나?
좌우로 편향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글이 길어 나누어서 게재하려다
맥락을 끊어서는 안될 것 같아, 전부 싣기로 했다.
일단 전부 올리고 글의 내용을 요약해서 축약본을 다시 올릴 계획이다.


이 글 때문에 누리꾼들의 압박이 온다면,
글쎄, 어느 정도 수준일 지 예상은 못하겠지만,
달게 받도록 하겠다. 




어느 캠페인 컨설던트의 고백, < 바보 농심 >
                                            

탁현민(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주)P당 대표


새우깡 문제로 한참 떠들썩하는 그 때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하나 연재하고 있었다.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다루던 칼럼이었는데 그때 “먹는 음식에서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나오는데 그저 미안하다면 끝나는 것이냐?”고 썼었다. 새우깡에 새우는 없고 엉뚱한 것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였고, 소비자에 대한 사과가 왜 그따위 수준이냐는 질책이었다.


그간 적지 않은 기업들과 정부정책, 특정인들에 대해 글을 써왔던 터라 대부분 이런 식의 글에서 당사자로 지목된 측의 반응은 1)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2) 이따금 글의 내용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 고소니 고발이니 협박을 해오는 경우도 두어 번 있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엔 놀랍게도 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제대로 된 사과, 철저한 반성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믿지 않았다. 정보수집차원이거나 아니면 적당히 기업이미지를 위해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만난 자리에서 난 잠시 당황했다. 농심이 이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 어찌해야 하나를 아주 전략적인 차원으로 이야기하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단기간의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부에서 농심을 어떻게 볼지가 아니라 내부의 직원들이 정말 변화할 수 있도록 계획과 내용을 준비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 보는 말이었다. 그간 겪어본 기업들의 요구는 내용보다는 외형을, 변화 보다는 변신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 또한 그런 요구들에 부응해주었던 것도 솔직히 고백이다.


농심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했다. 새우깡에 쥐머리가 나왔다는 보도로 연일 쥐어터지는 상황에서, 언론의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식약청이 확인해 준대로, 그것이 중국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부산에서 나온 것도 아니라는 그 명명백백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직원들에게 이번 기회에 자기 자신과 고객에게 안심을 약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캠페인이나 하고 항상 문제가 된 소비자 클레임에 대해 경영진이 직접 전화를 받아 처리하는 핫라인이나 개설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회사 농심이 정말 바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은 나중에 국면이 전환되고 나서 해도 되는 것이었다. 일단 진실과 사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그리고 나서 사람들과 언론이 긍정적인 기색이 보이고 나서 해도 되는 것 아닌가? 농심의 홍보실 과장에게 나는 따져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 회사에서는 MSG를 안 쓰는데 그게 제품엔 표기가 안 돼 있어요, 사실 우리가 제일 먼저 MSG를 사용하지 않았거든요, 다른 회사에서는 MSG사용 안한다고 큼직하게 써넣는데도 말이죠, (왜?) 그게요 쓰지 말래요 위에서……. 안 들어가는 걸 뭐하러 쓰냐는(표기 하냐는) 거예요, 몸에 안 좋고 사람들이 싫어하면 안 쓰는게 당연한데 그 당연한 일 알려서 뭘 얼마나 더 팔겠다는 거냐는 말이죠”


최근의 사태가 터지기 얼마 전에는 녹색연합에서 GMO FREE를 선언해 달라는 공문이 왔다며 의견을 물어왔다. 난 “당연히 해야죠 지금같이 예민한 때에, 그리고 GMO 안 쓰잖아요? 뭐가 문젠데요”하자 “이번엔 전략기획실의 상무라는 분이 참 답답하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우리는 안 쓰는데 이게 다른 데는 못한다하고 우리만 한다하면 좀 그럴 것 같아서요(아니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그리고 앞으로도 확실히 안 쓸 수 있는지는 모든 공정과 마켓과 소비량같은 걸 다 따지고 봐야죠“ 결국 모든 걸 다 알아보고 나서 GMO프리선언에 동참을 밝히는 대목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사실 GMO 프리선언은 다만 선언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다. 실제 각 회사는 원자재가GMO인지 아닌지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연구-분석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답답한 것은 그것까지 갖추고 있는 농심에서 그러한 사실을 전혀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쯤에서 나는 농심에서 발을 뺐어야 했다. 이치들은 상황을 만들지도 모르고, 상황에 대처할 줄도 모르고, 상황을 모면할 줄은 더더욱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식약청으로부터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면죄부를 받고도 그걸 활용할 줄 몰랐다. 노래방새우깡을 완전히 생산 중단한 사실도, 또 리콜 명령도 없었는데 자진 리콜하여 수거, 폐기한 사실도 제대로 알려내지 못했다.


지금 그렇게 한편으로 몰리고 있는 조선일보, 스포츠조선으로부터 뭇매를 맞을 때도 정정보도도 요청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홍보실들이 언론사를 상대로 하는 ‘작업’도 못하는 그런 회사였다. 하기야 새우깡 문제 때 농심을 쥐어 팼던 언론이 어디 조선일보뿐이랴! 모든 언론들이 사실 확인도 안 된, 심지어는 식약청의 공식적인 발표도 있기 전에 이미 농심이 쥐머리로 새우깡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냈었고 나도 그 중에 하나였다.


혹자는 그게 지난 10년간 일간지 광고 한번 안한 기업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혹자는 애초부터 농심이 기업 이미지홍보를 게을리 한 결과라 말하기도 한다. 물론 농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제품은 제품으로 알리는 것이며, 그 동안 농심은 그 돈으로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공장과, 물류센터와 아시아 최고수준의 식품연구소를 세우고 연구원들을 모아 가장 많은 신제품을 만들었고 또 만들고 있다’ 그러니 이런 회사에 기업이미지의 중요성, 언론과의 관계,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말해 무엇 하랴!


좋은 제품이 가장 좋은 홍보방법이라는 말은 좋게 말하자면 꽤나 철학 있어 보이고 뚝심 있어 보이지만 나쁘게 보면 그저 내 할 일만 하고 내 갈길 가겠다는 의사표현과 다를 바 없다고 여러 차례 충고도 했다. 하지만 농심은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제 내가 먼저 솔직히 고백할 것이 하나있다. 사실 이런 농심의 분위기는 컨설팅을 하는 입장에선 참으로 고마운 일이기도 했다. 어차피 나는 돈을 벌면 되고 눈으로 보이거나 당장에 상황을 바꾸어 줄 필요도 없이 경영진이 확인하기도 어려운 내부의 변화나 모색하는 척하면서 그런저런 경고나 하다가 맞아 떨어지면 “거 봐 내말이 맞지”하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일이 터졌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터져 나오고 촛불집회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나름 동물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 컨설던트 입장에서 내가 했던 말은 1) 현재도 쓰고 있지 않으니 앞으로 농심은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겠다는 말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선점하자, 2) 물가불안, 서민경제가 위축되는 것이 현재 집회와도 관련이 있으니 라면값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보도 자료를 내고 홍보하자 3) 촛불집회에 라면을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농심은 당연히 이를 모두 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이미 안 쓰고 있고 쓸 계획도 없는데 뭐 하러 말하는가? 하였고, 라면값 인상 최대한 억제는 이미 예전에 밝힌바 있기 때문에 다시 말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다. 촛불집회에 라면 지원은 농심이 무슨 운동단체도 아니고, 정치적인 입장도 없는 그저 라면 만들어 파는 회산데 불필요한 구설에 휘말릴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럴 줄 알았다는 심정으로 다시 몇 가지 우려만 전했다. 1) 조,중.동 광고 같은 것 절대 하면 안 된다. 2) 소비자 대응을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3)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식품이물사건에 민첩하게 대응할 것 등이었다.


하지만 얼마 있다가 조선일보에 농심의 광고가 실렸다는 아고라 글을 집에서 보게 되었다. 신문을 들고 왜 이렇게 한심스러운 짓을 하느냐 물었더니 담당자는 자기도 몰랐던 것이었다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물론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내막을 보니 농심에서 생산하는 <정어리 펩타이드>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제조원이 농심이라는 내용을 넣어 조선일보에 광고를 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동대문 옷 도매상에서 옷을 떼어다가 홍대에서 장사하는 사람이, 도매상과는 상관없이 자기 내키는 대로 광고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그것을 믿겠는가? 컨설팅을 하는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말이다.


그리고 나서 바로 이번에는 상담원이 쓴 글이 사단을 일으켰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무슨 놈의 회사가 소비자 응대의 매뉴얼도 없고 또 이런 중요한 사안을 결제과정도 없이 대응하는가 싶었다. 그 개인의 정치적 입장이나 취향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사안에 그 따위로 대답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것이냐 답답해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니 빨리 광고든 홍보든 모든 걸 다 동원해서 상담원은 잘못했다 인정하고 조선일보의 광고는 내막을 밝히라고 조언했으나 그렇게 하기로 결정할 때 까지 무려 일주일이 넘게 걸렸고 그 사이 신라면 바퀴벌레 사건과 나방애벌레 사건까지 터지면서 어찌 할 도리가 없게 되었다. 


조선일보에 대한 해명은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때로 사실은 진실 앞에서 무력할 때도 있는 법이다. 개념없는(?) 상담원의 늦은 후회도, 바퀴벌레나 애벌레가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아니였다는 식약청발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기에 농심의 경쟁사인 삼양라면에서 너트가 나온 사건을 조선일보가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사람들은 조선일보와 농심을 한데 엮어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농심의 이물사건이 식약청에 계류중인 사안이었고 삼양은 이미 결과가 나와 리콜명령을 받은 상태라는 점은 묻혀버렸다. 식품이물사건의 경우 정확한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아무리 균형있게 다룬다고 해도 언론과 여론은 소비자의 입장에 설 수 밖에는 없다. 그래서 이번 바퀴벌레 사건 같은 경우처럼 라면 100박스를 요구하며 소비자가 기업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심과 조선일보 그리고 삼양을 놓고 보자면 사실 농심이나 삼양이나 뭐 그리 다를까 싶다. 둘 다 조선일보 뿐 아니라 신문에 광고안하기로 잘 알려진 회사들이고 그것이 무슨 정치적 입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TV광고보다 효과가 없어서이기 때문인 것도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조선일보 입장에서 보면 농심이나 삼양이나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조선일보는 스포츠조선까지 함께 새우깡과 식약청 조사도 안 끝난 바퀴벌레와 애벌레 사건으로 농심을 두들겼고, 삼양에 대해서는 식약청 조사가 끝나 공식적으로 리콜명령을 받은 너트사건을 가지고 쓴 것인데 그렇다면 오히려 조선일보는 농심보다 삼양을 챙겨주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 문제는 결국 그 개념없고 무책임 한 농심 상담녀(?)의 문제로 돌아간다. 모든 사단이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잘못했고 후회한다는데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일이다. 그녀를 광화문 한 복판에 세워 공개사과를 시켜본들 이제와 달라질 일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사용도 안하는 MSG를 쓰네 마네 하는 유언비어와, 미국산 쇠고기를 이미 쓰고 있다거나, 조선일보와 농심이 친인척 관계라느니(사실 사돈에 사돈이긴 하더라, 그치만 사돈이 자기 자식 결혼시키겠다는데 어쩌겠는가?)하는 수만 가지 설들이 아고라와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말이다.
 

글은 길었지만 이렇게 주절주절 써 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는 내가 농심에서 컨설팅이란 것을 하면서 벌어먹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조,중,동과의 싸움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 불매운동의 상징성 때문이다. 전자만 고려한다면 사실 이렇게 글 쓸 필요까지도 없다. 어차피 컨설팅이란 위기가 심화될수록 벌어먹기 쉬운 일이고 농심이 바보일수록 난 더욱 잘 먹고 잘 살게 된다.


그리고 농심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고 식품업체 중 가장 개발과 연구에 돈을 많이 쏟아 붇는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고, 더욱 당연하게 소비자는 좋고 맛있는 제품을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매운동의 상징성과 성과를 생각하면 글을 쓸 수밖에는 없었다. 그것은 성공회대-참여연대-오마이뉴스를 거친 소위 좌파 진골(?)의 입장에서 그리고 전략적인 사고에서 그러하다.


조,중,동을 비난하는 이유가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고 지들 원하는 대로 기사를 쓴다는 데에 있다면 그곳을 공격하는 혹은 그들을 압박하는 수단은 진실과 정의에 입각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결코 만만하다거나, 사실 확인도 안된 ‘설’때문이거나, 상대기업을 살리겠다는 숨겨진 목적 같은 것이어서는 비록 성공 한다 해도 그것은 실패다.


오늘 농심에 대한 불매운동이 안티 조중동의 중요한 실행과제가 되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위험하다. 성지에 있는 아고라인들과 네티즌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농심을 타깃으로 정한 이유가 무슨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광고를 하겠다는 다른 기업들보다 쉬워보여서는 아니었나?, 절묘한 타이밍에 제대로 걸려든 시범케이스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나?, 이제라도 농심불매 삼양구매를 외치는 근거들에 대해 제대로 검색해 보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제발 독점철폐, 시장균형 이딴 말로 본질을 흐리지 말고, 농심의 경쟁사인 삼양의 아름다운 사연 때문이라고 하지도 말자. 그 정도 일화나 사회공헌은 다들 하거나 만들 수 있는 일이다. 어차피 이 문제는 조선일보 문제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혹여 ‘에라 내가 싫다는데 뭐’ 하는 마음이라면, ‘내가 삼양 먹겠다는데 왜 난리셔’ 하고 생각한다면 혹은 ‘농심라면 먹으면 난 괜히 속이 안 좋다’는 그런 사람들이라면 안티 조,중,동 깃발이나 명박퇴진 깃발은 내리고 말하기 바란다. 이런 사고로 불매운동을 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 진정 의미 있는 싸움의 명분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농심의 반대편에 삼양을 세우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풀무원 정도면 또 모를까)


사태가 터지고 농심 경영진에 쓴소리 좀 들어라하고 조언한 것이 먹혀서 온라인으로 농심에 대한 쓴소리방도 만들고 오프라인에서 경청회도 한번 가졌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하라고 말했다. 다음 아고라에다 농심에 우호적인 글들도 좀 올리고 사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라는 조언과 프로그램도 기획해 주었다. 그러자 이 바보농심은 자기들에게 우호적인 글들을 자기들이 달아놓다가 IP추적으로 걸리기도 했다. 이들이 하는 일이 이렇다. 조작이나 작업이나 알바나 이런 것 못하는 사람들이다.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답답해 미칠 일이다. 그리고는 아직도 아무도 믿지 않아주는 식약청 조사결과를 가지고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기사 써달라 조르고 있고, 절대 오지 않을 네티즌들에게 공장견학을 제안하고 자기들 홈페이지에나 오해와 진실 어쩌구 하는 글이나 올리는게 전부다.


그러니 이 바보농심을 어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