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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김대중 대통령 추모 게시판

김대중의 계승자가 되기 위한 정치인들의 혈투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8. 26.


추모 음악으로 ‘목포의 눈물’ ‘만남’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트는 것과 함께 옛 전남도청 앞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는 특징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이 상주들과 맞절만 하지 않고 한명 한명 전부 악수를 나누었다. 상주들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생긴 독특한 풍경이다.

옛 전남도청 앞 분향소는 박광태 광주시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다. 박 시장은 시청 간부들과 시의회 의원들로 상주 당번을 짜고 자신도 수시로 상주 대열에 끼여 시민을 맞았다.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광주시당도 열심이었다.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 광역의회의원, 기초의회의원…. 분향소는 정치인으로 차고 넘쳤다.   

‘사자의 권위를 누가 가져가느냐’는 정치인에게 중요한 게임 중 하나다. 광주 전남지역에서는 원래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이 자연스럽게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고 있었으나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리하게 출마하면서 ‘배신자’ 이미지로 영향력을 잃었다. 김 전 대통령 대신 미국 National Press Club에서 연설을 하는 등 발빠른 '계승행보'를 하고 있어서 그가 시련을 딛고 다시 계승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무튼 광주·전남 지역 주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정치적 리더십을 지닌 지역 정치인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김근태 손학규 유시민 박지원 등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 자리를 놓고 각축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계승자 자리를 놓고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그 양상을 광주시장선거 / 전남도지사선거 / 진보정당 성장,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1> 위기의 박광태 광주시장, 김대중 계승으로 재선 성공할까? 
 
이런 상황에서 돔구장 신축 문제 등 지키지 못한 공약이 많아 인기가 떨어진 박광태 시장은 김 전 대통령 분향소 관리에 사활을 걸었다.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박 시장에 대한 성토가 일기 시작하자 경쟁자들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개중에는 광주시장 경력이 있는 강운태 의원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거친 정동채 전 의원,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 전윤철 전 감사원장, 정찬용 전 인사수석 등 굵직한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박 시장이 분향소 관리에 목을 맨 이유였다. 

민주당이 DJ를 계승하는 민주당과 노무현을 따르는 열린우리당으로 분열되었을 때, 광주에서 전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당선되었을 때, 박광태 시장은 민주당 당적을 지켰다. 그는 분향소 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계승자임을 시위하고 있었다. 그의 유별난 열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분향소 관리를 맡았다가 이번에 다시 시민추모위원회를 구성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2> 전남지사 선거, 김대중 - 노무현 대리전 벌어질까?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통합이 아니라 친노신당이 만들어지며 분열의 길을 가게 된 것처럼 동교동계가 정치를 재개해 호남의 분열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 서거가 지역 정치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신당이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동교동 신당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런 움직임에 가지치기를 해줄 만한 어른도 없는 상황에서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런 분열은 또다시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김대중-노무현의 대리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 속해 있었던 현 박준영 전남지사와 열린우리당 출신인 주승용 의원이 맞붙게 되면 형식적인 구도는 김대중-노무현 대리구도가 된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열로 인한 갈등이 심했고 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결이 펼쳐지면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둘의 대결에 이석형 함평군수가 '제3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나비축제'를 바탕으로 각종 이벤트로 함평을 전국적으로 알린 이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세 번이나 찾았을 정도로 경이적인 성과를 남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지막 고향방문길에 함평 나비축제를 찾아 응원했다. 민주당에 정치적 기반도 없고 함평이라는 조그만 지역을 정치적 배경으로 하지만 그가 '대안 정치인'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어 승부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3> 어렵게 일군 진보정치의 터전, 약해질까?  

광주 전남지역은 진보정당에 수도권에 이어 제2의 정치적 기반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지지율을 합치면 15% 내외를 기록한다. 무기력한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도 부각되어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이 2석을 석권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대안세력으로 커가던 진보정당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민주당에 힘이 쏠리는 것은 성장에 큰 장벽이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정당 관계자들은 민주당 쏠림 현상을 걱정했다. 진보신당 윤난실 광주시당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축적한 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민주당 쏠림 현상이 나타나리라 예상한다. 호남 지역에 서서히 일기 시작한 진보 정당에 대한 관심이 정체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두 거물 정치인의 죽음의 진보 정치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그것은 남은 정치인들의 몫일 것이다.



이번호(102호) 시사IN 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특집호로 꾸렸습니다. 
독재에 항거해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민을 통합해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그의 일생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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