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프랑스 예술축제 ‘프랑스 익스프레스 3’의 기자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콘텐츠 사냥’에 여념 없는데,
‘뭐 건질 게 없을까’ 하는 생각에 가 보았습니다.
행사장에 가보니 기자들이 무지하게 많이 와 있더군요.
배우 김아중씨 때문이었습니다.
프랑스 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행사에 함께 했습니다.
프랑스 대사와 프랑스 문화원장 등의 기조발언이 끝나고
행사와 한불 문화교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느 기자가 분위기를 한 순간에 뒤엎는 질문을 김아중에게 던졌습니다.
“자신의 어떤 매력 때문에 프랑스 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자는 물어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라 기자가 못할 질문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만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마 김아중씨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뜬금없이 웬 매력?’
‘김아중이 안어벙이냐?
‘프랑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돼지에게 진주를 보여주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기자는 독자를 대신해 묻는 사람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궁금해할 내용이라면 얼마든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 그런 질문을 해서 ‘문화 행사’를 ‘연예 행사’로 왜곡시키는 모습은, 참 거시기 했습니다.
그 기자는 이후 질문을 독점했는데 모두 김아중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마치 ‘네가 프랑스 문화 홍보대사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추궁하는 듯한 느낌의 질문이었는데...
그 세 가지 질문에 김아중은 아주 현명하게 답했습니다.
‘우문현답’이라는 말은 이런 때 쓰는 말인가 싶은...
자신의 느낌을 언어로 형상화할 줄 알더군요.
“개인적으로 프랑스는 설렘과 자극을 주는,
사춘기 시절부터 애인 같은 나라라고 생각해 왔다.
프랑스는 연기자로서 미처 체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시야를 확장해주고
뼛속까지 영감을 전해주는 그런 나라다.”
“프랑스문화에 대한 간절한 동경의 마음이 전해져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 같다.”
“파인아트 같은 미술작품도 좋아하지만
랭보와 같은 프랑스 작가들을 더 좋아한다...”
대충 이런 내용을 답했습니다.
프랑스 예술축제 '프랑스 익스프레스3' http://www.france.or.kr/fex3.html
간담회가 끝나고 프랑스문화원장과 잠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프랑스는 가을에 한국에서 ‘프랑스 익스프레스’를 하는데
그렇다면 한국도 봄에 프랑스에서 ‘코리아 익스프레스’를 하면 어떻겠느냐,
그러면 프로젝트가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는데 프랑스문화원장의 의견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한국 문화는 충분히 문화축제를 할 만큼 풍성하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문화축제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기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축제와 코디네이팅을 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번 프랑스 예술축제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산국제영화제 등 이미 있는 축제와 자신들의 축제를 잘 조화시킨 부분이었습니다.
무리해서 행사를 벌이지 않고 다른 행사와 조화를 이루게 해서 빛이 나게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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