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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이 미실 연기를 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1. 12.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죽는 장면에서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저는 '<선덕여왕>의 절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역여왕>은 미실의 죽음 이후에는 '번외편'이 될 것 같다는 느낌도...

그만큼 미실의 존재감이 컸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는 작가가 캐릭터를 정교하고 설득력있게 잘 만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우가 그 캐릭터를 그려진 것 이상으로 구현해냈다는 것입니다.

김영현 작가는 이미 대장금에서 최상궁(견미리)을 통해
사연 있고 설득력 있고 카리스마 있는 악역의 전범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미실은 거기에 팜므파탈적 매력을 더해 절정의 캐릭터를 형성했습니다. 

다음은 배우의 연기력입니다. 
저는 미실에 고현정의 인생역정이 묻어나와서 그런 소름끼치는 연기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고현정이 계속 재벌가 며느리로 있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연기일 것입니다.

저는  연예인에게는 어느 정도 굴곡진 삶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너무 바른생활을 하면 연기의 진폭이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국민배우라 일컬어지는 안성기입니다.
삶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모범적이지만, 그것 때문에 연기의 선이 얇습니다.
연기를 잘하기는 하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기억이 최근 10년 동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이 '지나친 절제'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현정의 이혼은 연기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봅니다.

몇몇 연예인처럼 재벌가 며느리로 편입되었던 고현정은
어느날 전격적으로 이혼을 발표합니다.
합의이혼이라고 하지만 아들과 딸의 양육권도 포기한 채 혈혈단신으로 밀려납니다.

그 이혼 전에 찌라시라 불리는 정보지는 고현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재벌가의 다른 며느리들이 고현정을 왕따 시키고 있다는...
자신들처럼 귀족(재벌) 신분이 아닌 고현정을 교묘한 방법으로 따돌린다는...

결국 고현정은 그 귀족 세계를 버리고 대중들에게 귀환하게 됩니다.
대중은 돌아온 고현정을 소박맞고 온 누나를 대하듯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다시 필모그래피를 쌓아갑니다. 

고현정은 아무 배경없이 자신의 능력 만으로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었습니다.
미실 역시 별다른 배경없이 자신의 능력 만으로 진흥왕의 애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현정은 재벌가의 안주인이 될 수 없었습니다.
미실 역시 황후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 고현정이 미실을 통해 부활해 자신을 내친 재벌가에 보기 좋게 복수했습니다.
미실은 패자가 되었지만 그 미실을 통해 고현정은 승자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재벌가 며느리가 뭐 별겁니까?
국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듣보잡' 아닙니까?
그 닭들 사이에서 배겨날 수 없었던 학,
고현정이 다시 우리곁에 돌아왔습니다. 



 
주> 다음은 MBC에서 밝힌 선덕여왕 시즌3의 개요입니다.


1.덕만-왕으로서의 카리스마, 그러나 한없이 고독한 왕.

사람을 그토록 좋아하지만 이제, 예전처럼 순수하게 사람을 믿을 수도 없고, 언제나 진심으로 모두를 대했지만, 이제, 진심을 감추기도 하고, 진심을 이용하기도 해야 하는, 왕의 깊은 고독과 절망...하지만 그 모든 걸 감추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덕만이, 진정한 왕으로 태어나는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2.유신-천년의 이름, 무적의 군신.

대기만성, 천하의 기재가 드디어 빛을 발합니다. 무적의 군신으로서, 서라벌 최고의 중망을 가진 장군인 김유신. 그토록 비담이 갖길 원했던 "천년의 이름"을...당당히 거머쥔 김유신의 탄생과정을 지켜봐주세요. 대야성 함락 후, 유신의 활약을 주목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3.비담- 찬란히 부서지는 비극의 영웅,

미실에서 비담으로 이어지는 삶은, 결국 비담의 마지막으로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모자간에 대를 이어 반복되는 처절한 비극의 주인공입니다. 원했던 '천년의 이름'과 '신국' 과 '덕만'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역사 속에 무명인 채, 난의 주모자로만 남아야 하는, 비담입니다.
그가 사랑받고, 사랑을 잃고, 권력을 얻고, 권력을 잃고, 사람을 얻고, 사람을 잃고, 무너지고 깨져 산화하는 모습을 주목하세요.

4.춘추-다음 시대의 주인이자 삼한의 주인.

미실의 시대로 시작한 우리 드라마는 덕만의 시대를 거쳐, 춘추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끝이 날 듯 합니다. 춘추, 이 조숙한 천재가 앞 선 세 인물들 사이에서, 어찌 권력을 획득해가는지...어찌 지증제 때부터 내려온 삼한일통의 위업을, 마지막으로 받아안는 왕이 되는지, 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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