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인 광화문 광장,
광화문 광장에 대한 서울시민의 불만은 이거다.
'광장이 오세훈 니꺼야?'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행사에만 문호를 개방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지금 '광장 조례' 개정운동이 한창이다.
이런가운데,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서의 <아이리스> 촬영을 허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1인 시위까지 막으며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상업적인 용도로는 허용한다고.
어떻게 청와대 앞에서 총격적은 물론 폭발장면까지 촬영하냐며.
스노보드 대회를 위해 슬로프를 만든 것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
도심 한복판에 뭐하는 짓이냐고?
꼴랑 3일 대회 치르겠다고 돈 쳐발라 그런 시설 만드냐고.
그러나 나는 둘 다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총격전을 벌인 것도 총격전 촬영을 한 것인데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총격전이 너무 조악하다는 것이 문제지.
스노보드 슬로프를 만든 것은 오히려 칭찬하고 싶다.
그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일상의 공간이 재창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어제 광화문 광장에 직접 가보았다.
슬로프는 제법 웅장했다.
안타깝게도 벌써 해체중이었다.
그 슬로프에서 스노보드 타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왜 벌써 해체할까, 생각하다,
'아 해체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 이유는 사진을 보시면 압니다.
사진을 보시니 느낌이 오십니까?
잘 모르겠다구요?
뭔가 번잡스럽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광장'이 사라졌습니다.
맨 뒤에는 스노보드 슬로프가 있습니다.
그 앞에는 스케이트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앞에는 커다란 세종대왕상이 있습니다.
그 앞은 지하보도 입구입니다.
지하보도 앞에는 유리로 된 시설물이 설치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사랑의 열매가 있습니다.
'광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제 광화문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를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쇼윈도우'가 되었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시정 홍보를 위한...
광화문광장을 시민에게 되돌려달라, 라는 얘기를 하기에 앞서
광화문광장을 '광장'으로 되돌려놓으라, 라는 얘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민이 광장을 되찾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거나 불확실한 방법입니다.
시장이 바뀌면 또 빼앗길 수도 있고 당선된 뒤에 태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광장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광장조례개정 청구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http://www.openseoul.org 에서 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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