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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Inernational/독설닷컴 특파원

일본 TBS가 임창용의 누명을 벗겨 주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2. 23.


주> 다음은 '유치대마왕'님이 본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독설닷컴'에도 올려달라고 해서 올립니다.
http://www.mediamob.co.kr/longmarch/Blog.aspx?ID=244230
일본 TBS에서 WBC 결승전 한일전에서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았던 임창용에 대해  
감독의 사인을 받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명예회복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국내 방송이 아닌 일본 방송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좀 부끄럽습니다.

TBS 방송 링크
http://www.tbs.co.jp/sports/karisuma2/midokoro.html




글 - 유치대마왕(트위터 아이디 - @EM_field)


마침 집에 일찍 들어왔다.
그리고, 습관처럼 텔레비전을 틀어 놓는다.

우연히 TBS에서 '카리스마백서II'라는 프로그램이 방송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올해 3월에 있었던 WBC 결승전에서 한일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연장10회초 이치로와 임창용의 대결에 대해서 조명하고 있는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9회초까지 3-2로 지고 있던 한국팀은
9회말 1점을 만회하면서 3-3으로 동점이 되면서 경기는 연장되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라면 우리가 역전우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고 있었던 그때.

그런데, 10회초, 2아웃에 타석에 오른 이치로에게
임창용은 개인적인 승부욕에 사로잡혀 대사를 그르치고 말았다.
그것도 대결을 피하라는 김인식 감독의 사인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승부를 펼치다가
결국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허무하게 지게 되면서 한국이 준우승하게 되었던 그때의 기억.
그 한번의 승부로, 임창용은 국민 역적, 반역자 등등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경기 다음날, 연구실에 가기 싫었다. 애들 기뻐 날뛰는 모습 보기 싫어서...)

그런데, 그 방송에서 알려준 사실은
임창용은 이치로와의 대결을 피하라는 사인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잉???????? 이건 뭥미....
(산하님께서 이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뭐라고 하실지...)

경기후 인터뷰에서 김인식 감독이 뭐라고 하셨냐 하면,
분명 이치로와의 대결을 피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셨거든.....

머리가 복잡해진다.... 궁금증 폭발직전...

방송은 그날 그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알려주기 시작한다.
일단, 한국측 증인으로 김인식 감독, 양상문 투수코치, 강민호 포수,
그리고 임창용선수를 인터뷰한다.

가장 먼저 등장한 임창용 선수.
대회가 끝난 후, 엄청난 비난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경기가 끝난 9개월후 지금에서야 그때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결을 피하라는 사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그 때의 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김인식 감독 인터뷰를 보여준다.
2아웃 상황에서 이치로가 타석에 오르자,
김인식 감독은 분명히 대결을 피하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방송에서도 그리고 당시 경기 장면을 보여주며,
이치로와 대결을 벌릴 때,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임창용 선수를 보며
당황해 하는 김인식 감독의 표정도 보여준다.

그럼, 뭐야. 이 두 사람중 한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사인에 대한 배달 사고란 말인가?
김인식 감독 -> 양상문 투수코치 -> 강민호 포수 -> 임창용 투수

다시 이어지는 강민호 포수의 증언.
놀랍게도
자신도 대결을 피하라는 사인을 받지 못했다고.

헉... 그럼 뭐야..

그리고, 이어서 양상문 투수코치의 증언이 이어진다.

사실 김인식 감독은 10회로 경기가 이어질 때,
임창용의 투구를 보고 마운드에서 강판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양상문 코치가 계속 투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종용해서
그냥 그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이치로가 타석에 오르자, 김인식 감독은 대결을 피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러나, 양상문 코치는 이치로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임창용이라 판단하고 임창용에게 정면대결의 사인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치로가 기자회견에서 했었던 한국 야구에 대한 비아냥에
임창용과의 정면 승부로써 그의 기를 확 꺾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양상문 코치는 임창용에 대한 기대와 마찬가지로
이치로에 대한 분노 또한 컸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이치로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았다.
결국, 그때 정면대결을 벌리게 된 원인은 양상문 코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방송에서는 김인식 감독에게 알려준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양상문 코치를 질책할 수 없다고.
우리 팀 사이에서 의사전달이 잘 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며,
내가 양상문 코치를 믿고 존중하는 만큼, 그의 판단에 대해서도 존중한다고.

방송 말미에 임창용 선수는 TBC스튜디오에 등장하고,
그에게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보낸 한 통의 봉투가 주어진다.
편지였다. 유인촌 장관의 친필 편지였다.
임창용 선수의 건투를 비는 내용이었고,
임창용 선수는 그 편지를 받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이러한 내용으로 언론에서 다룬 것이 있는지 방금 검색을 해본다.
역시나, 그 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직까지도 임창용 선수의 개인적인 승부욕이 WBC의 대업을 그르치게 되었고,
그일로 임창용 선수가 더욱 성숙했다는 내용이 전부이다.

결국, 우리가 준우승하게 되었던 책임을 임창용 선수가 희생양이 되었고,
그 모든 비난을 묵묵히 그 혼자 담당하였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쯤되면, 우리 나라에서도 잘못 알려진 정황에 대해서 정정해야하고
임창용 선수의 명예회복 차원에서도 그날의 상황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미 임창용 선수가 받은 질책과 그가 겪었을 마음 고생이 다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양상문 코치에 대한 질책도 삼가야 할 것 같다.
경기는 경기일뿐, WBC에서 한국팀 전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그들의 펼친 멋진 승부로 그 기간동안 우리가 얼마나 즐거웠던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