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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Inernational/독설닷컴 특파원

떡볶이는 한식 세계화 대표선수 자격 없다 - 1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4. 30.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한식 세계화의 대표선수로 떡볶이를 꼽았습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5월에 떡볶이 페스티발도 열릴 예정이라고 하지요.


독설닷컴은 해외특파원들과 함께
'떡볶이를 통한 한식 세계화'가 왜 삽질인 지를 규명하겠습니다.
특파원들의 중론은 '떡볶이는 아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독설닷컴 뉴욕 특파원' @
kohaeju 님이 보내오신 글입니다.


원문 주소 : http://kr.blog.yahoo.com/haejuko@ymail.com/20


# '독설닷컴 특파원 미션 파서블 - 1 : 한식 세계화'


과분하게도 뉴욕주 특파원으로 임명을 받았으니, 소견을 올려봅니다.

내가 사는곳은 한인의 수가 별로 없어 한인식품점이나 한식당이 없는 지역이다.
대신 한시간 30분, 87하이웨이 도로를 차로 운전해 가면 한인밀집지역인 뉴저지나 맨하탄을 갈 수 있다.
수고스럽긴 하지만 시골쥐가 서울쥐들 속으로 동화되는 듯한 짜릿함을 맛보기에 불만은 없다.

도시에 나가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한식당을 찾아 회포를 푸는 일이다.
아, 물론 집에서도 삼시세끼 한식을 만들어 먹긴 한다.
고국을 떠나온지 23년동안 입맛만큼은 한국인을 고집하는 제주 고씨 특유의 고집때문이기도 하다.
음식을 시켜놓고 (주로 집에서도 자주 해 먹는 육계장) 주위를 돌아보면 코리아 타운답게 대개의손님이
한국인들임을 보게된다.
직장인들인지 잠시나마 넥타이를 느슨하게 맨 셔츠 차림으로 그들은 바삐 식사를 한다.
뚝배기에서 절절 끓는 김치찌게와 된장찌게를 참 맛나게도 시식한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들이 퇴근해간 집에서 받는 밥상도 같은 것이 아닐까?
몸은 엠파이어 스테잇 빌딩이 솟아 있는 맨하탄에 있지만 마음과 식성만큼은 토종 한국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나도 그네들도 어쩔 수 없는 건가 보다.

2008년 5월에 5년간 운영하던 태국 식당을 접었다.
도둑놈 심보같은 쥬이쉬 랜드로드의 횡포를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게 큰 이유였다.
안타까왔지만 속은 후련했다.
난 수인의 옷을 벗고 자유했고, 그 좋아하던 맨하탄과 타임스퀘어에서 얼쩡거리는 일을 자주 할 수 있었다.
지금도 동네를 나가면 단골 손님들과 자주 맞닥트린다.
우리 식당의 고객들은 주로 인근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었다.
변호사, 의사, 자영업자들 그리고 내가 꾸민 모던 겔러리식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자주 오는 게이손님들이 많았다.

5년동안 그들은 단골 손님이라기 보다 가족처럼 친구처럼 나를 찾아왔다.
고민을 한보따리 들고 와서 풀어 놓는 사람들, 현대인의 지병처럼 외로움에 그저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암튼 내 외향적인 성격 탓에 그들과의 교류는 행복했다.

그네들은 메뉴에 적힌 태국음식과 스시를 오더 하기보단 주로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바꾸어 만드는 스페셜 메뉴에
주목하고 흥미로워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닭볶음탕과 춘천 닭갈비였다.
비빔밥도 그 뒤를 따른다.

페스트 풋에 길들여진 그네들도 웰빙 음식을 좋아한다.
난 솔잎이나 쑥으로 차를 만들어 그린티 대신 그들에게 대접하면서
피를 맑게 해주고 고혈압, 동맥경화,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을 해 주었다.
메뉴에 쓰이는 양념들이 어떻게 몸에 이로운가를 인터넷에서 서치하여 알고 먹을 수 있게 늘 신경을 썼다.

아, 떡볶이를 한번했었다.
한국에선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국민 간식이건만 백인들의 입엔 밪지 않는 모양이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손님들마저 떡볶이는 그저 그렇다 라고 소감했다.

여기서 정리하자.
정부에서 선택한 한식 세계화 메뉴가 떡볶이란 게 이해되지 않는다.
언제간 밀전병을 스페셜로 내 놓고 궁중 음식이다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자신이 로얄이 된 기분으로 맛있게 먹던 손님들의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미국의 패스트 푸드인 타코같은 분위기를 띄우는 웰빙음식이라 더 정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인들은 일본의 스시, 몽골 그릴(히바찌)식 음식, 태국음식, 중국음식들을 쉽게 접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식은 많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정부가 한식세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메뉴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이지 않았으면 싶다.

음식은 그나라를 홍보한다.
글로벌 시대에 아직 홍보되지 못한 대한민국, 떡볶이가 아닌 다양한 웰빙 음식으로
세계 미식가들에게 먼저 자신있게 손을 내밀기를 바래본다.

2010년 4월 마지막 주, 뉴욕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한식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떡볶이'를 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떡볶이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카투사로 군 복무를 했는데 한국음식 좋아하는 미군 중에서 떡볶이를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잡채나 불고기 군만두 짜장범벅... 머 이런 것들을 좋아하더군요.

아무래도 농식품부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 같아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18명의 '독설닷컴 특파원'들에게 긴급 설문을 드렸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진짜로 통하는 한국음식이 무엇이냐'라고요.
그랬더니 다양한 답을 주셨습니다.
(한국에 계신 트위터리안들도 주변 외국인의 취향을 메모해 주셨습니다.)

일단 떡볶이는 아니었습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외국인이 영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드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떡을 언제 삼켜야 되는지도 잘 모른다고.
또 외국에서 대체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진짜로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무엇일까요?

다섯가지 정도가 꼽히더군요.

잡채, 불고기/갈비, 비빔밥, 김밥, 닭요리


잡채 - 동양인과 서양인 모두가 좋아하는 최고의 한국음식이었습니다. 다양하게 개발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불고기/갈비 - 고기를 직접 구워먹는, 셀프 쉐프 문화가 잘 먹힌다고 했습니다.
비빔밥 - 가장 간단한 음식 중 하나인데 의외로 잘 먹힌다고 했습니다. 웰빙식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밥 - 동양인들에게 인기가 좋았습니다. 서양인들은 '김'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양념통닭/닭도리탕 - 한국식 닭요리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매콤달콤하게 무친 양념통닭이나 얼큰하게 끓인 닭도리탕 모두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닭은 흔한 재료니까 승부를 걸어볼만 할 것 같습니다.

요리라 하기에는 좀 뭐해서 빼놓았는데 '김치'를 꼽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 '매일' 오르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트위터로 댓글 주신 분들의 의견을 긁어왔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트위터리안들이 밝히는 외국인이 진짜 좋아하는 한국음식 #


1> '독설닷컴 특파원'들의 보고내용입니다.


@barry_lee(미국) kalbi japchae kimbap bokeumbap

@capcold(미국) 갈비.보통명사가 된지 오래...

@hagis94(미국)  김치, 불고기와 LA갈비...정통 한식은 아니지만 한국식 프로즌요거트와 고기타코

@briancheong(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서는 잡채, 김밥, 불고기가 잘 먹힙니다. 특히 김밥은 스시처럼 생각해서 더 좋아라 하더군요.  떡볶이는 잘 파는 곳이 없어서 현지인 친구들이 먹어볼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네요.

@dfsunny(미국) 잡채, 불고기, 만두... 회사 팀원중 하나는 김밥에 미칩니다 ㅋㅋ

@ckzu1111(일본) '간장게장' '한국식양념치킨' '순대' '비빔밥' '검은콩전주막걸리' '삼겹살'등 입니다.

@ckzu1111(일본) 츠지조요리학교 교장(세계3대요리학교장-KBS,MBC등의 스페샬특집에서 약16분정도 소개방영)을 서울방산시장 및 사찰음식에 안내를 아내가 했을때 순대에 관해 해당교장이 그렇게 멘숀했다고 들었어요.

@jinheessi(일본) 단연 김치-슈퍼에서도 팝니다.

@jinheessi(일본) 저는 해마다 한국어 교실과 마을회관요청으로 김장을 합니다. 한명분은 그리 많지 않아도 여러명이 한꺼번에 20포기는 담으니 김장풍경이 저절로 연출되죠. 작년에는 돼지고기 삶은 것을 준비해서 냈더니 평판이 좋았습니다.

@eccentricia(베트남) 주위 베트남인들은 바삭바삭하게 튀긴 양념통닭 좋아해요 ㅋㅋㅋㅋㅋ "한식"은 아닐지라도 불고기 삼겹살보다 양념통닭을 더 좋아하네요 ㅋㅋㅋ

@sohnsukjoo(인도) 제 주변에 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불고기, 다음으로는 비빕밥, 잡채, 전이더군요

@sohnsukjoo(인도) 떡복이랑 오뎅이 정말 먹고 싶어서 한국에 부탁해 국제소포로 받았는데 6일만에 곰팡이가 폈더군요. 떡복이랑 오뎅이 쉽게 보여도 외국에서 대체 재료를 구할 방법이 없는 어려운 한식이죠

@kyul423(카자흐스탄)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ㅋ 일단 떡복이는 주식이 아닌 간식입니다. 게다가 떡복이는 한국만의 재료가 들어가야하는데(고추장) 원가가 비쌀수밖에 없지요. 가격측정도 애매합니다. 간식치고 비쌀테고, 주식치고는 싼데다가 가볍지요.

@withu7(영국) 여긴 영국 Belfast입니다. generalise하는게 뭐하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떡국 (물론 못먹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불고기, 양념갈비, 한국화된 자장면 정도? -독설닷컴 팬이였습니다

@sepials(남아공) 잡채, 비빔밥, 전(한 입 크키로 위에 색색고추, 버섯 등 올린 것) 같은 거 대접해서 호평받지 않은 적이 없는 듯해요. 한국 음식 좀 먹어 본 사람들은 보통 김치 중독....


2> 해외에 거주하거나 거주 경험이 있는 트위터리안들의 보고 내용입니다.


@tuesdaymoon 누들(면)을 좋아하는 유럽친구들은 생각지도 않게 잡채에 환장합니다. 이게 스파게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죠. 더구나 당면이 그들에게는 실버누들로 불리니 이름도 멋집니다. 잡채 배팅 할만 합니다.

@oys1979 동그랑땡 미국어린이집 생일잔치에 만들어 가면 인기폭발입니다.


3> 다음은 국내 거주 트위터리안들의 보고 내용입니다.


@imitgirl 닭갈비요. 한국에서 유학중인 독일인 친구가 있는데 의외로 닭갈비를 가장 맛있는 한국음식으로 꼽더군요. 그 친구와 함께 프랑스인친구와 중국인 친구를 만나는 모임이 있는데 종종 닭갈비를 먹으러가요 반응은 굉장 좋구요^^

@snoopyteacher 저희 매형이 일본 사람인데 잘먹는 한국음식은 김치찌개랑 낙지볶음이였습니다. 피똥(?)을 싸면서도 또 먹더군요...ㅎㅎ

@nimbussolo 의외로서민음식을좋아하더군요 비빔밥등

@noedge74 계란빵 추천이요.동양적인 맛과함께 대한민국의 세종시라는 곳에서는 여당 국회의원을 만났을시 던져도된다는 새로운 풍습과함께 소개한다면 대박날듯.ㅋㅋ

@Gonystyle 오리지널 떡복이로는 절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닭가슴살이라던가 고기류의 토핑이 필요할 듯.

@YoungYeon 제가 아시는 분들은 갈비, 불고기, 김치찌게, 그리고 특이하게 청국장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외국분들이 떡볶이나 떡종류 드리면 항상 물어보는게 언제 삼킬수 있느냐더군요. 인절미, 가래떡류 보단 백설기, 무지개떡, 술떡 반응이 좋더군요.ㅋ

@ladyqaqa 김 ㅋㅋㅋ

@kyohwi79 '한식 세계화' --> 떡볶이의 식감을 외국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동생이 일본에서 친구를 데리고 왔을때 갈비를 사줬더니 완전 감탄했습니다.(일본에서는 불에 바로 구워먹는 문화가 잘 없다네요^^)

@imaginechange 주로 불고기랑 비빔밥을 조아하던데염ㅋㅋ 근데 떡볶이가 좋다는 외국인은 딱 한명인가 밖에 못본거같긔... 붕어빵의 세계화가 필요한뎅 쩝<ㅋㅋㅋㅋㅋ

@searcherJ 아~잡채잡채! 김밥도 좋아하고 매운 거 먹을 줄 아는 동남아인들에게는 의외로 닭 볶음탕도 괜찮았어요. 한국음식 대체로 맛있어하는 것 같은데 다만 디저트류가 좀 약한 것 같아요.

@searcherJ 실제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으로 떡볶이를 꼽는 말레샤(1),사우디(1)친구가 있긴하나 일반화하기에는 너무 큰 갭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