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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바보 노무현' 추모콘서트

노무현을 만나러 가는 길에 생각해 보았습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5. 9.


어제 성공회대학교에서 노무현 대통령 추모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콘서트 장에 가면서 그에 대한 단상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갈무리해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기자로서 그가 현직일 때는 때론 모질게 때론 애정을 담아 줄기차게 비핀히고 가끔은 조롱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에 대한 원초적인 믿음은 있었습니다. 그는 염치를 알고 지킨 드문 정치인이었습니다.


보수는 그를 '무능한 좌파'라 비난하고 진보는 그를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얼치기 신자유주의자'라고 비판했습니다. 저는 그가 상식의 보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구현하려고 했던 것은 상식이었고 그 상식이 깨질 때 그는 스스로 몸을 던졌습니다.


보수가 그에게 배워야 할 것은 부끄러움을 알고 삼갈 줄 아는 염치고, 진보가 그에게 배워야 할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보수 이상의 원칙을 진보 이상의 도전정신으로 구현하려 했습니다.


시대는 노무현을 호출했지만 온전히 그를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구현하려는 상식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측근들은 그것을 구현해줄 요령이 없었습니다. 그는 당선된 그 순간부터 쭈욱 부엉이바위 위에 서 있었습니다.


위대한 상식인 노무현, 심지어 그의 죽음도 상식적이었습니다. 그는 무도한 권력에 자신이 가진 마지막 카드인 목숨으로 맞섰습니다. 그것은 심약한 자살이 아니라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존엄사였습니다.


노무현은 단점이 많은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수많은 단점을 사소하게 느끼게 만들만큼 매력적인 정치인이었습니다. 아이폰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