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제주올레는 바쁜 직장인들의 로망이 되었다. 많은 직장인이 올레길이 주는 치유와 관조를 욕망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문제다. 아이들을 떼놓고 혼자 호사를 누려도 되는 걸까? 차라리 데리고 갈까? 그런데 아이가 좋아할까? 자연을 직접 경험하는 좋은 기회이기는 할텐데, 아이들한테 너무 힘이 들지 않을까? 답이 쉬 나오지 않는다.
시사만화가 김경수 화백(사진)이 펴낸 <좌충우돌 제주올레>는 그럴 때 아이에게 내밀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올레길에 격하게 반응하면 데려가고 그렇지 않으면 두고 가면 된다. 만화라 던져주기만 하면 금방 읽힌다. 읽으면서 제주도의 풍물을 접하면서 아이의 호기심이 자극된다.
책을 읽히고 데려가지 않아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는다. 게임 중독과 패스트푸드의 해독제 노릇을 충분히 하기 때문이다. 김 화백은 “제주도 아이들의 일상을 그렸다. 우리는 이렇게 논다. 이런 것 먹는다. 이런 데 다닌다,라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라고 말했다.
올레에 가지 않고 만화만 봐도 본전은 건질 수 있다. <좌충우돌 제주올레>는 건성으로 둘러보고 그린 만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화백이 제주도에 홀려 7년 동안 살았던 경험과 직접 두 아이를 제주도에서 1년 동안 방목한 뒤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제주도에서 겪은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화에 그대로 녹아냈다.
시사만화가로서의 풍자라는 가시를 내려놓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지만 의미를 내려놓지는 않았다. 그는 “특별자치도로 선정된 후 제주도는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제주도민들의 복잡한 심경을 담아보려고 애썼다. 재밌게 읽되 그런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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