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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발견/이태원 맛집 완전정복

전국 맛집 불완전 정리 (열심히 정리 중입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4. 9. 26.

전국 맛집 불완전 정리 - 독설닷컴 버전 


(제가 직접 가본 곳, 믿을만한 지인이 추천하는 곳, SNS에서 다수가 추천하는 곳을 교차 분석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맛있는 집은 서울에 많다. 음식 재료도 풍부하고 식당 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지에 가면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진다. 왜? 여행을 왔으니까. 여행의 가장 큰 낙이 바로 현지의 맛집에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맛집’을 고르기가 여간 고민스러운 게 아니다.


맛집을 찾기 위해 주로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된다. 그렇게 찾은 ‘소문난’ 맛집은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가 하면, 기대보다 음식 맛이 떨어지는 곳이 적지 않다. 미디어나 블로그를 통해 유명해진 맛집은 왠지 미덥지가 않다. 혹시 ‘마케팅’에 따라 만들어진 곳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너무 대형화되어 상업적인 곳도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렇게 몇 군데 퇴짜를 놓다 보면 한숨을 쉬며 이런 생각에 다다른다. 거하지 않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집이 없을까? 주인장이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그런 식당이 없을까?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먼저 가보고 만족했던 집이 없을까?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가는 맛집은 어디일까?


여행지에 갔을 때 마침 그곳에 사는 지인이 있다면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타 지역에서 오는 관광객은 죄다 저 집으로 가는데 정작 여기 사람들은 이 집에서 먹는다”라며 골목 구석구석으로 안내하는 지인을 따라가며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 설레던 경험을. 어쩌면 이 한마디가 바로 진정한 맛집을 인증하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모아봤다. 많이 알려지지 않고 비싸지도 않으면서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맛집들을,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식탐을 드러내곤 하던 유명인들로부터 추천받았다. 역시 SNS를 통해 일반인에게 추천받은 맛집은 다시 한번 여러 경로를 통해 평판을 들어보고 추려냈다.


기준은 이렇다. 일단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도록 비싸지 않은 집이어야 한다. 현지의 음식 재료를 활용하는 곳과 야참으로 먹기 좋은 닭요리를 잘하는 곳, 아침 해장에 좋은 음식도 따로 골랐다. 여름철 대표 휴양지인 강원도와 제주도는 따로 꾸렸다. 막국수의 고장 강원도의 지역별 막국수도 비교해보았다. 



1) 유명인이 추천하는 맛집 


공지영 작가는 경북 칠곡군에 있는 ‘행복이 머무는 집(054-972-7087)’의 다슬기수제비를 추천했다. 말갛게 끓여 나온 다슬기수제비에 마늘과 고추 등 다진 양념을 식성대로 넣어서 먹는 곳이다. “왜관수도원 가는 길에 있는 이곳의 ‘수제비고디탕’을 한 그릇 먹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할머니가 직접 해주는 무·부추·오이를 섞은 겉절이도 일품이다.”


요즘 부산 돼지국밥집들이 속속 상경하고 있다. 그런데 순대국밥을 좋아하는 사람도 돼지국밥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전현무 아나운서는 부산 돼지국밥집 중에서 일반인도 먹어보고 만족할 만한 집으로 부산 남구 용호동에 위치한 ‘합천국밥집(051-628-4898)’을 추천했다. “천장이 낮은 복층 구조에 다소 허름한 식당인데, 그래서 더 분위기가 난다. 신기할 정도로 돼지누린내가 없고 육질이 부드럽다. 국물에 기름이 뜨지 않아 부산 친구들조차 놀란다.” 


충남 홍성군은 어패류가 풍부한 곳이다. 이곳 출신인 고경일 만화가는 충남 홍성군 ‘홍북식당(041-632-9100)’의 얼큰칼국수를 추천했다. 기계식 면을 매콤하게 끓여주는 집이다. “이 지역 칼국수는 이렇게 뻘겋고 매콤하게 끓인다. 굴과 바지락이 많이 들어 있어서 국물 맛이 진하다. 면을 조금만 넣고 서숙(좁쌀)을 섞어 지은 밥을 말아 먹으면 더 맛있다.”


류근 시인은 충주시의 ‘행복한 우동가게(043-854-1052)’를 추천했다. 내부 인테리어가 전부 손님들이 쓴 메모로 되어 있는 독특한 우동집이다. 우동집인데 안주류가 많아서 술 한잔 걸치기도 좋다. “겨우 우동? 하실 수 있으나 그 집 면발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독된다. 밤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마냥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다.”


민경중 CBS 마케팅본부장은 제주본부장 시절 단골이 된 두 곳을 소개했다. 두 곳 모두 전직 대통령과 연관된 곳이다. “석다원(구좌읍 하도리·064-784-2329)이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나다 들렀던 집이다. 해녀가 직접 잡아온 해물로 요리를 만드는 곳인데 해물칼국수가 일품이다. 또 한 군데는 산골숯불왕소금구이(서귀포시 안덕면·064-794-3534)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제주에 와서 가족들이랑 찾았던 집도 있다. 오후 4시에서 8시까지만 문을 연다. 별게 없는데 고기가 참 맛있다. 제주도 주먹고기가 이 집에서 시작되어 번져 나갔다는 얘기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행복한 순간에 찍었던 사진이 걸려 있다.”


출판사 푸른역사 박해숙 대표는 수백 년 금기를 깨고 한국 최초의 해남이 된 주인아저씨가 그날 잡아온 횟감과 해물로 요리하는 제주도 ‘일통이반(064-752-1028)’을 추천했다. “물질만 수십 년 한 분인데 할머니 같은 요리 솜씨까지 가지고 있다. 해물과 잘 어울리는 나물요리를 직접 한다. 허름한 옛날 다방 같아 정감 가는 곳이다.”


변영주 영화감독은 경주시의 ‘대화만두(054-743-3516)’를 꼽았다. 즉석떡볶이와 만두를 파는 분식점으로, 여행 가서 갑자기 평범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집이라는 것이다. “경주 시내 골목길에서 우연히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가 정말 수준 높은 만두를 발견했다. 분식집인데도 가게에서 만두를 직접 빚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유명했던 서울 동부이촌동 코끼리분식의 품격이 느껴지는 만두였다.”


이정모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제주도 ‘광동식당(064-787-2843)’을 추천했다. “가족여행을 하다가 밤에 길을 잃고 우연히 찾아간 곳인데 정말 맛있었다. 요즘은 딸아이나 아내가 친구랑 여행 가면 꼭 찾아간다. 고기를 맘대로 먹을 수 있으면서 맛도 좋은 집이다. 여행객은 거의 못 봤고 주로 동네 분들이 많이 오신다.”


젊은 문화기획자 김국희씨는 전남 장흥군의 ‘성화식당(061-867-5017)’을 소개했다. “몇 년 전까지 세탁소를 식당과 함께 운영했다. 복지리(맑은탕)를 판다. 워낙 복지리를 맛있게 끓여 주변에서 ‘팔아도 되겠다’고 해서 팔기 시작했는데, 담백하고 푸짐해서 반응이 좋았다. 차를 가지고 제주도에 가려는 사람들은 배 타러 노력항으로 가는 길에 들러보면 좋을 것이다.”



2) 해장에 좋은 집 


다음 날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휴가지에서는 평소보다 과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추천할 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 먼저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등명해수욕장 ‘바다마을횟집(033-644-5747)’의 섭국이다. 서해안에서는 열합이라고 부르고 경상도에서는 담치라고도 부르는 홍합을 강원도에서는 섭이라고 부른다. 이 자연산 홍합과 부추·애호박 등을 넣고 막장을 풀어 끓이는 섭국은 물곰탕(곰칫국)과 더불어 뱃사람들의 대표적인 해장 음식이다.


취재를 위해 오랜만에 바다마을횟집에서 섭국을 먹었는데 맛이 예전 같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섭국은 ‘땡초(매운 고추)’를 넣어서 칼칼하게 끓여야 제맛인데 손님들이 ‘매워서 아이들이 먹기 힘들다’고 불평하곤 해서 덜 맵게 끓였다고 했다. 다른 이유는 홍합이 제철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홍합은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가 살이 주황빛으로 올라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 식당에는 섭죽과 섭칼국수, 섭해물파전, 섭맑은탕 등도 있다.


솔비치리조트 인근의 ‘옛뜰섭국(033-672-7009)’도 섭국 잘 끓이는 곳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유명하다. 강원도에는 화천군 ‘화천어죽탕(033-442-5544)’의 어죽, 양구군 ‘시래원(010-7160-9488)’의 시래깃국이 해장용으로 지역민들이 자주 찾는 음식이다. 겨울에 더 인기가 좋은 물곰탕(곰칫국)은 삼척 ‘바다마을식당(033-572-5559)’이 잘 알려져 있다.


서해안 충청도 지역에서는 먼저 서천 ‘초원복요리(010-8611-6093)’의 복칼국수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복샤브샤브와 칼국수를 맛볼 수 있는데, 바지락칼국수와는 다른 개운함이 느껴진다. 서해안에서는 원래 우럭젓국이 해장 음식으로 유명한데 절인 생선 특유의 짠맛이 배어 있어서 외지인들은 꽃게와 겉절이를 함께 넣고 끓인 게국지를 더 선호한다.


전라도에서는 전북 군산시 ‘한일옥(063-446-5491)’의 무국이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봄에 다녀왔는데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식당 이름을 기억하는 최초의 맛집이 되었다. 소고기와 무만 넣은 평범한 국인데 국물이 투명할 정도로 맑다. 정읍시 ‘충남집(063-531-8482)’의 해장쑥국, 나주시 ‘하얀집(061-333-4292)’의 곰탕, 목포시 ‘영란횟집(061-243-7311)’의 민어탕이 해장 음식으로 인기가 있다.


경상도에서는 부산의 ‘속 시원한 대구탕(051-727-8659)’을 추천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면 매일 아침 이곳에서 대구탕을 먹는다. 부산은 돼지국밥이 유명한데 영화평론가 최광희씨는 ‘본전돼지국밥(051-441-2946)’을 추천했다. 하동군 화개장터의 ‘동백식당(055-883-2439)’에서 내놓는 참게탕도 빼놓을 수 없다. 몇 번 지인들과 함께 갔는데 그때마다 반응이 좋았다.



3) 전국구 맛집 옆 '동네 맛집' 


휴가철에는 지방 맛집의 줄이 길어진다. 보통 오후 2시 넘어 ‘이때쯤이면 사람들이 빠졌겠지?’ 하고 찾아가도 여지없이 긴 줄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 비슷한 생각으로 그 무렵에 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른 시간에 찾아가는 것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때 지역 주민들이 알려주는 “서울 사람들은 그 집에 가는데 여기 사람들은 이 집에 간다”라는 숨은 맛집 정보가 필요하다.


인천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이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음식점이 많아 대부분 그중 한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토박이 인천시민들은 이곳에서 약간 떨어진 신포시장의 ‘진흥각(032-763-3364)’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신포닭강정, 화평동 세숫대야냉면과 함께 이곳 간짜장은 꼭 맛봐야 할 인천의 음식으로 꼽힌다. 진흥각 주인 역시 산둥성 출신의 화교다.


부대찌개 축제가 있을 만큼 부대찌개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곳이 경기 의정부이지만, 마니아들은 부대찌개를 먹으러 동두천을 찾는다. 그중 ‘신진부대찌개(031-866-6636)’가 칼칼하고 박력 있는 맛을 내는 곳으로 소문이 나서 인근 소요산에서 록페스티벌을 할 때 로커들이 애용한다. 동두천에서는 호수식당과 실비집도 부대찌개를 잘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포천 이동갈비는 원래 군인 가족들이 애용하던 곳인데 이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동갈비는 수입된 냉동고기를 이용해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김미자할머니네(031-532-4459)’가 가장 유명하다. 이동갈비를 전국에 알린 주역이다. 하지만 생갈비는 좋은데, 양념갈비는 옛날 맛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에 지난겨울 수소문해서 ‘원조이동산장갈비(031-532-8953)’에 가보았다. 원조이동산장갈비의 양념갈비 맛에 일행들이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곳 주인의 친형이 양념갈비 공장을 운영해서 이동면 지역에 공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은 갈비라고 했다.


백화점에서 이벤트를 하면 하루에 3000만원가량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좋은 만석닭강정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속초시민 중에서는 이곳보다 ‘중앙닭강정(033-632-3511)’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매콤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명태네 황태와 코다리(033-635-0999)’의 코다리강정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4) 닭요리 잘하는 곳


한국 축구대표팀의 부진과 시차 때문에 이번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 치킨 판매가 부진했다고 한다. 양계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휴가 기간에 야참으로 혹은 안주로 프라이드치킨(닭튀김)을 먹어보면 어떨까? 지역마다 특색 있는 프라이드치킨이 있다. 직접 닭을 잡아 튀겨주지는 않지만 옛날 방식으로 튀겨서 추억의 맛을 전해주는 곳이 꽤 많다. 이런 곳의 특징은 식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라이드치킨에 앞서 먼저 챙겨야 할 집이 있다. 춘천닭갈비의 원조인 춘천 ‘원조숯불닭불고기(033-257-5326)’다. 원래 닭불고기를 발명했던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고, 다른 분이 하시던 걸 그 집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이어받은 터라 인적 관계로는 원조집이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게를 기준으로 보면 원조집이 맞다. 조리 방식도 옛날 방식 그대로다. 돼지고기가 떨어져 불고기 양념을 닭고기에 발라서 구웠는데 반응이 좋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철판에 야채와 함께 볶아서 먹는 것이 아니라 석쇠에 구워 먹는 방식이고, 퍽퍽하지 않게 다릿살을 이용한다. 참숯 향이 고기에 배어서 담백하면서도 구수하다. 닭 내장과 닭똥집 구이도 별미다.


닭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전남 화순의 ‘OK사슴목장가든(061-372-9433)’을 추천한다. 목장에서 직접 기른 닭을 구워주는데 닭이 워낙 커서 성인 남성 두 명이 반 마리만 시켜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닭구이 전에 닭고기 육회도 맛볼 수 있다. 닭구이를 먹고 난 후 나오는 녹두죽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전국에 가마솥 닭강정 열풍을 일으킨 속초 중앙시장의 ‘만석닭강정(1577-9042)’은 여름 휴가철에 동해를 찾는 젊은 여행자들이 꼭 찾아가는 맛집이다. 만석닭강정은 분점과 공장을 두고 있는데, 닭을 튀기는 솥만 70여 개에 이른다. 인기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리지만 안 먹어본 사람은 일단 먹어보고 직접 평가하길 바란다. 양념은 주로 물엿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 달달한 편이다. 이곳보다 좀 더 담백한 닭강정을 원한다면 영월 ‘일미닭강정(033-374-0151)’을 권한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인천의 ‘신포닭강정(032-762-5800)’을 추천한다.


‘군대 간 아들 면회 갈 때 사가는 통닭’으로 알려진 곳이 전국에 몇 곳 있다. 밀양의 장성통닭, 원주의 쌍동통닭이 바로 그런 곳이다. 전북 완주군 ‘이서통닭(063-222-9050)’은 직접 기른 닭을 바로 잡아서 튀겨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전에 시골에서 닭을 잡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주시의 백양닭집, 나주닭집, 삼다통닭, 시영통닭, 수일통닭과 서귀포시의 중앙통닭도 옛날 방식의 통닭집으로 제주도민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요즘은 소문을 듣고 관광객들도 이곳에서 닭을 사서 먹는다. 부산에서는 동래시장 희망통닭, 부평시장 거인통닭, 초량시장 초량통닭, 이 세 곳이 3대 통닭집으로 꼽힌다.


다양한 방식의 닭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나 경북 안동시 찜닭 골목도 들러볼 만하다. 전남의 서북부 영광·장성·함평 지역의 통닭집에서는 오리날개 튀김도 파는데 별미다. 호식이두마리치킨처럼 전국형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북 익산의 솜리치킨 본점이나 부산의 무봤나촌닭 본점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막국수 잘하는 곳 


막국수는 여름에 강원도에 휴가 간 사람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메뉴 중 하나다. 하지만 의외로 실망하기 쉬운 음식이기도 하다.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먹은 막국수가 자신이 기대했던 맛과 완전히 다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막국수 맛이 거기서 거기일 것 같은데 의외로 차이가 크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막국수에 대한 생각이 현지인과 외지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외지인은 막국수를 함흥냉면으로 이해하는데, 현지인은 평양냉면으로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 외지인은 대체로 부드럽고 탄력 있는 면의 식감과 비빔장의 맛에 좌우되는 반면, 현지인은 메밀 본연의 까칠한 식감을 즐기고 면과 육수의 조화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막국수집마다 개성이 있지만 대체로 춘천식과 영동식, 영서식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춘천식이 비빔장을 중시해 도회적인 입맛에 좀 더 근접한다. 영서식은 여기에 고춧가루를 더해 좀 칼칼한 맛이 나고, 영동식은 동치미국물을 자박하게 넣어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비빔장을 중시하는 곳은 면에 비빔장을 올려 내고 동치미국물을 중시하는 곳은 비빔장을 따로 줘서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SNS를 통해 가장 많이 추천받은 곳은 고성군 백촌막국수(033-632-5422)다. 마을에서 이웃과 나눠 먹다가 반응이 좋아서 가정집에 가게를 낸 경우인데, 여전히 소박하게 장사를 한다. 전형적인 영동식 막국수로, 면 따로 국물 따로 양념장 따로 나온다(양념장도 다진 양념과 겨자·식초·참기름·설탕을 따로 준다). 먹는 사람 입맛에 맞춰서 먹으라는 의미다. 사진을 찍는 동안 다소 굳어진 면이 동치미국물을 넣으니 부드럽게 풀렸다. 다른 곳보다 면에서 메밀향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대를 이어 막국수집을 하는 이 집 며느리는 겉메밀과 속메밀의 배합 비율이 중요하다고 했다(메밀은 단가 때문에 중국산을 쓴다고). 고성군에서는 이곳 외에도 산북막국수, 화진포막국수, 송지호막국수, 산골막국수 등이 유명하다.


고성군 다음으로 유명 막국수집이 많은 곳이 양양군이다. 특히 여름철 관광객이 많은 이곳은 외지인 입맛에 맞는 막국수집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곳이 실로암메밀국수(033-671-5547)와 송월메밀국수(033-672-3696)다. 이곳이 도시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막국수 맛과 가장 근접하다. 달콤하고 매콤하고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입암메밀타운막국수와 영광정막국수도 잘 알려져 있다. 


속초는 그린막국수·소야막국수·진미막국수가 유명하고, 강릉은 삼교리동치미막국수·예향막국수·강릉해변막국수·동해막국수, 형제막국수가, 동해시는 천수막국수·평남막국수가 인기다. 삼척시에서는 부일막국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영서식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평창군 봉평면 일대 막국수집이 유명하다. 이조막국수, 봉평막국수, 유명식당, 고향막국수, 현대막국수 등이 알려져 있는데, 이중 현대막국수(033-335-0314)가 봉평 지역 막국수를 대표하는 곳으로 꼽힌다. 


영월군은 상동식당의 막국수가 유명한데 전형적인 영서식이라 칼칼하다. 정선군에서는 국물에 황기를 넣은 정선황기막국수가 인기다. 이 밖에 태백에는 강산막국수가, 원주에는 삼미막국수가, 횡성에는 광암막국수가 막국수 맛집으로 꼽힌다.


춘천시에서는 유포리막국수(033-242-5168)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유포리막국수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하는 타 지역과 달리 간장을 기본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춘천에서는 이곳 외에 대룡산막국수, 시골장터막국수, 남부막국수, 명가막국수, 실비막국수 등이 꼽힌다. 인제 방동막국수와 양구 광치막국수는 이곳에서 군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맛집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이 외에 철원의 철원막국수, 화천의 천일막국수, 홍천의 장원막국수 등이 대표 맛집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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