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캐리어로 세상에서 제일 큰 도서관 만들기
간단한 아이디어다. 안 쓰는 캐리어에 안 읽는 책을 넣어서 기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캐리어를 책정거장 역할을 하는 ‘캐리어 도서관’을 거쳐 전 세계로 혹은 오지로 옮기는 것이다. 책정거장은 훌륭한 하나의 도서관이 되고.
지금 세상에서 제일 큰 도서관은 미국 의회도서관이다. 아마 장서 수가 700만권~800만권 정도 될 것이다. ‘캐리어 도서관’으로 이보다 더 큰 1000만권(일단은 10만권, 아니 만권?)의 모빌-라이브러리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무엇을 믿고 이런 장담을 하나? 2011년~2012년 트위터에서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를 제안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1만권의 책을 모아 전국에 전달했다. 그리고 2013년 강정마을에 책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했을 때는 4만권 정도를 모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헌책을 모으는 노하우와 그 쓰임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익혔다.
서울로7017 밑에 있는 서울로문화센터를 ‘여행자의 서재’로 바꾼다고 해서 내가 제안했던 것이 바로 ‘캐리어도서관’이다. 안 쓰는 캐리어에 안 읽는 책을 채워 기증하는 것이다. 말그대로 캐리어를 책장으로 쓰는 것인데, 캐리어 하나하나가 기증자 이름으로 도서관이 되는 셈이다.
1-1) 캐리어 도서관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를 할 때 가장 힘든 것이 책을 옮기는 것이었다. 캐리어를 통해 이동 성을 극대화하면 효율적으로 모빌-라이브러리를 만들 수 있다. 책정거장에 보관한 '캐리어 도서관'을 날 좋을 때 서울로7017 산책로에 배치해 놓고 읽게 하면 훌륭한 이동 도서관 역할을 할 수있을 것이다.
'캐리어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동성이다. 이를테면 ‘섬마을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면 섬여행을 가는 팀이 캐리어를 섬에 옮겨주면 된다. 해외 한글문화원이 한글학교에 여행팀이 책캐리어를 운반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책 물물교환도 가능하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된 책을 원하면 신청해서 여기 있는 캐리어를 가져가고 자신이 가져온 자국어로 된 책 캐리어를 기증하는 것이다. 이렇게 책을 교환하면 ‘다문화도서관’을 또 하나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서울역 일대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그곳에 캐리어 도서관을 빌려주면 그 일대를 ‘도서관 게스트하우스촌’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버추얼 도서관도 가능하다. 여기에 기증된 책들이 어디에 기증되는지를 디지털 정보화 하면 세상에서 가장 큰 버추얼 도서관이 가능하다. 세상 끝까지 퍼진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 가능한 것이다.
일단은 안 쓰는 캐리어에 안 읽는 책을 채워서 기증자가 완벽한 하나의 ‘캐리어 도서관’을 만들어서 기증하는 방식이지만 시스템이 구축되면 책만 기증하거나 캐리어만 기증하는 방식도 ㅇ러마든지 가능하다. 아파트단지 분리수거장을 보면 멀쩡한 캐리어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손질한 뒤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캐리어 안에 간단한 목공 작업을 해서 책장을 짜면 책을 수납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십자 모향으로 짜면 되지 않을까).
2) ‘캐리어 도서관’에 모인 책은 어디에 기증하나?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 때 양구에 ‘기적의 책꽂이’를 구현해 주었던 ‘아름다운 배움’팀이 요즘 캄보디아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자원봉사하는 캄보디아 대학생들이 모교(중고등학교)에 캐리어 도서관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일단 해보려고 한다.
이번 겨울에 여행하려고 알아본 모스크바의 게스트하우스 체인 '아지트' 팀에게도 책캐리어를 기증해 이곳 게스트하우스들을 '캐리어 도서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책을 보내고 나는 나중에 한 번 가보려고 한다.
‘섬마을 도서관’ 1호점 개관하는 것도 시작하려고 한다. ‘도시인을 위한 자발적 유배’ 프로젝트를 올해 시작했는데 유배 가는 사람들이 섬에 가는 길에 이 책을 옮기는 것이다. 신안 도초도에 있는 ‘섬마을 인생학교’에 가려고 하는데 이때 이 책을 가져갈 생각이다.
통영 욕지도의 빵집 무무에서도 ‘섬마을 도서관’을 만들겠다며 캐리어 도서관을 요청해 와서 이곳에도 캐리어를 옮기려고 한다. 방식은 역시 욕지도 여행을 가는 팀이 함께 옮겨주는 것이다. 도초도와 욕지도 모두 올 봄에 책을 옮기려고 한다.
일단 2월5일 수요일 14시에 서울로7017 밑에 있는 ‘여행자의 서재’에서 힘차게 킥오프를 하려고 한다. 안 쓰는 캐리어에 예쁘게 책을 담아서 이날 오면 된다. 책과 캐리어를 모을 수 있는 시스템과 조직을 구축하기 전이어서 이날 시범적으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3) 한류 팬클럽과 함께 한류도서관을 만들 수도~
작년에 아미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이 정도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팬클럽은 아미밖에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트위터 시절에 한류 팬클럽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조직력이 한 단계 진화되어 있었다.
아미와 함께 한다면 이 프로젝트를 훨씬 더 규모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모인 책 캐리어를 한국을 방문한 아미들이 전세계로 나르는 것이다. 일단 해당 국가에 있는 ‘한국문화원’에만 가져다 줘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세계 한류팬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한국문화원인데 대부분 자료가 빈약하다. 이런 공수 작전으로 자료를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CD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함께 모을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해외 팬들이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국내에서 CD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모으면 상당량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재발견을 유도할 수 있다. 보통 책모으기 운동을 하면 가장 간과되는 책이 바로 잡지다. 아무도 기증받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류 팬들에게는 이것도 매력적인 책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롤링스톤즈>나 <논노>를 모았듯이 그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아미라면 십만 개의 캐리어로 천만 권의 책을 나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팬들끼리 교류할 때 캐리어를 서로 바꾸면 책의 순환도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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