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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몸살 프로젝트/진보언론 vs 보수언론 논조 차이

조선이 보지 못하는 것 vs 한겨레가 보지 못하는 것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11.


매일 아침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비교해서 보는,
조금 피곤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특히 1면과 오피니언지면은
더 꼼꼼하게 비교해 본다.


차이가 발견되면 재밌다.

같은 내용을 다르게 말할 때도 재밌고,
서로 다른 내용을 말해서
서로 다른 세계를 그릴 때도 재밌다.

오늘도 두 신문은 달랐다.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 공적을 보도하고 김일성 부대를 소개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사.


오늘자(12월11일자)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보는데 한겨레신문은 보지 못한 것(혹은 보지 않은 것)은 주가와 환율이다.
조선일보는 1면에 주가가 40포인트 상승한 1145.87로 마감했다는 것과
환율이 한 달 만에 1400원 밑으로(1393원)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1면 상단 우측에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자이툰 부대가 철수 이동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임시 일용직도 고용 한파에 시달린다는 기사를 1면 하단에 실었다. 
그동안 한겨레신문 경제 위기를 부각하는 기사를 자주 1면에 내보냈다.
상대적으로 회복장세에 대해서는 무심한 편이다.
좀 표난다.



이번엔 조선일보가 보지 못하는 것(혹은 보지 않는 것) 얘기다.



오피니언지면에 고려대 서지문 교수가 ‘대통령 형의 성인오락실’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형인 노건평씨가 뇌물을 받은 것도 모자라 서민의 사행심을 노린 돈벌이를 하고, 동업자와 분배를 놓고 분란을 일으킨 것은 명예도 체면도 팽개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구구절절 맞는 얘기다.



그런데 이 칼럼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왜?
전직 대통령 형에 대해서는 망나니처럼 부관참시를 하면서
현직 대통령 형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하니까.
전직 대통령 형을 비난하는 것은 지나가는 개도 할 수 있다. 왜? 끈 떨어진 권력이니까.
현직 대통령 형을 비난하는 것은 대놓고 못한다. 왜? 무서우니까.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지면 낭비하셨다.



한 마디라도 하시지.
'현직 대통령 형도 조심해야 한다'라고.
최소한의 알리바이도 남기지 않으셨다. 
조선일보다운 정교함이 없는 칼럼이다. 
내년엔 짤릴 것 같다.
 


조선일보가 보지 않는 것(혹은 보지 못하는 것)이 또 있다.


14면 2009년 수능 성적 분석 기사다.
여기 실린 대입 지원 배치표를 보면,
인문계는 514점 이상에서, 자연계는 506점에서 끝난다.
그 밑은? 며느리도 모른다.



해석하면 이렇다.
513점(인문계, 자연계는 505점) 이하를 받은 수험생과, 그 수험생의 부모는 조선일보 독자가 아니다.
이 분들, 조선일보에 배신당한 것이다. 항의하시라.
여러분의 이야기는 조선일보에서 영원히 '기타 등등'이시다.



수험생들, 514점과 506점을 잘 기억하시라.
여러분은 그 점수를 받지 못해, 처음으로 사람대접 못 받으셨다. 
앞으로 인생에 이런 커트라인이 계속 나올텐데, 
넘지 못하시면 조선일보에서는 사람댑접 못 받으신다. 
기억하시라.
 

한겨레는?
영역별 점수보기 표는 있지만 이런 배치표는 없다.
영역별 점수보기는 상위권에서 끈기지 않고 전체 수험생이 볼 수 있도록 나와 있다.



조선일보가 잘 보는 것도 있다.



박두식 논설위원이 ‘다시 고개 든 난닝구 빽바지 악령’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실용파’와 ‘개혁파’가 대립했던 ‘난닝구 빽바지 논쟁’이 최근 민주당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참 눈도 밝다.
민주당 내부투쟁은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천박하기 그지없다. 조선일보가 보기에는.



한나라당은 다들 안녕하신가?
이번 주말에 경주에서 난리 좀 날 것 같은데,
박여사 라인과,
영일대군 라인이...
'한나라당 경선 악령'은 관심 없으신 것 같다.


오늘의 격언,
포카리가 나의 몸을 깨어나게 한다.
조선일보는 나의 정신을 깨어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