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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언론노조 1차 파업 관련 포스팅

'때리면 맞는다', 언론인들의 총파업 행동수칙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26.


오늘(12월26일) 06시부터
대한민국 언론인들은
이명박 정부와 성전을 벌입니다.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를 위해
언론계가 총파업을 벌입니다.


이 총파업은
언관들이 연산권의 폭정을 비판하다
화를 당한 ‘무오사화’에 빗댈 수 있습니다. 
많은 언론인들의 희생이 불가피합니다.






언론노조에서 수시로 각 본부 지부 지회로 지침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7대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지침 6호’에 나온
조합원 행동수칙을 읽어보고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우리의 상황이 이렇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내용은 이랬습니다.


 

‘조합원 행동수칙’

- 폭력은 절대 금한다. 때리면 맞는다. 별도의 지침 없이 맞대응 하지 않는다.
- 회사 중간간부와 개별접촉을 금지한다.
- 파업 불참자, 이탈자, 반조직 행위자 등 조합활동에 반하는 행위를 한 자들에 대해서는 개인적, 감정적 대응을 금지한다. 차후 조직적으로 규약에 따라 징계한다.
- 가정통신문, 방문, 전화, 가족협박 등의 행위가 발견될 시 즉각 집행부에 알린다.
- 회사 물품 파손은 파업대오를 흩트리는 행위로 엄격히 금지한다.
- 농성장에서의 술은 금하며 술 마시는 날은 별도로 정해 함께 마신다.
- 매일 조별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문서로 보고한다.



‘때리면 맞는다’
...
‘시사저널 파업’ 때 이런 상황을 겪어 봤기 때문에
이 지침이 말하는 바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때리면 그냥 맞아야하는데...’
구사대 역할을 하는 회사 직원이 후배 기자를 때리려고 해서 그를 떼어내다 헤드락을 걸었다는 이유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6개월을 재판을 받고 어렵게 ‘선고유예’ 판결을 얻어냈습니다.



그 ‘개와 늑대의 시간’을 다른 언론인들도 겪는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같이 맞는 매라 덜 아플까요?
우리는 역사의 후퇴를 목도하는 흔치않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행동수칙과 함께 하달된 총파업지침 내용은 이랬습니다.




7대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지침 6호  
    
 
○ 전 본부지부분회는 26일(금), 0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 전 조합원은 언론악법 관련 보도를 제외한 일체의 보도와 제작을 거부하고 언론노조 지침에 따라 행동한다.
 
○ 방송사 주조정실송신소 근무 조합원들은 언론노조의 별도지침이 있을 때까지 현업에 대기한다.
 
○ 전 조합원은 26일(금), 오후 2시, 여의도에서 열리는 총파업집회에 집결한다.
- 본부지부분회는 26일(금), 오전, 단위별 파업출정식을 갖고 오후 전체 집회에 집결한다.
- 지역별 언론노조협의회는 지역에서 상경하는 조합원들의 교통편(전세차량)을 준비한다.
 
○ 서울경기지역의 모든 본부지부분회장은 조합원을 최대한 조직하여 12월 24일(수) 오후 2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리는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 총파업 돌입 이후 조합원 행동지침은 별첨에 따른다.




더불어 총파업지침 7호에 내려온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의 담화문을 공개합니다.



[담화문] 언론장악 저지 총파업에 부쳐

동지들, 12월26일 여의도로 진군합시다!
  
 

존경하는 언론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절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시민사회의 무수한 경고를 무시하고 기어코 언론장악 7대 악법을 통과시키려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습니다. 


‘언론은 일체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전파는 결코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해 쓰여 져서는 안 된다.’ 이것은 우리가 언론노동자로서의 삶을 사는 동안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가치입니다.

 
그러나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에서 보았듯이 한나라당은 무력과 위계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언론 악법들을 통과시키고 재벌방송, 조중동 방송을 출현시킬 태세입니다.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해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잡기 보다는 자신들과 정치적 이해가 일치하는 재벌과 조중동의 손아귀에 방송을 쥐어주고 금융, 교육, 의료, 공공 등 모든 부문에서 상위 1% 만을 위한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오만하고 위험천만한 집단입니다.

 
막아야 합니다. 언론장악을 막지 못하면 온 나라를 파헤칠 망국의 대운하 삽질이 시작됩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스러져 갑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이 더욱 황폐해집니다. 의로운 청년들이 거리에서 피 흘리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삶에 좌절과 절망의 문신을 새기게 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 순간을 대비해 지난 10월23일, 조합원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이제 총파업의 칼을 꺼내들어야 할 순간입니다. 우리가 생명처럼 여기는 지면을 접고 방송을 멈추어서라도 언론장악의 마수를 반드시 잘라냅시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국민들은 위기에 빠진 언론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탓이 아닌 우리의 탓입니다.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경영진을 단호하게 바로잡지 못하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자들에게 서릿발 같은 기사로 경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2월26일 06시, 총파업 총력투쟁에 다 함께 나섭시다. 언론장악을 시도하는 자, 이를 부추기는 자들뿐만 아니라 힘없이 부역하는 자, 교묘히 본질을 흐리는 자들까지 모두 언론과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맞섭시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재벌과 조중동이 방송뉴스를 해도 공정성, 객관성에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에게는 행동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동지들은 지금 즉시 일어나 행동할 것을 요구합니다. 파업대오에 힘차게 어깨 걸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언론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지역성과 다양성을 사수하기 위해, 언론을 이윤창출의 도구로, 국민들의 고혈을 빠는 빨대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 분연히 일어섭시다. 염치를 모르는 이명박 정권에 맞서 우리 언론노동자들이 최전선에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흘리는 한 줌의 피가 수천 수만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각오로 힘차게 전진합시다. 

 
동지 여러분, 우리의 파업은 합법적이고 정당합니다. 힘차게 여의도로 진군합시다! 투쟁!
 
 
2008년 12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최 상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