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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진보언론 '광고주 구매운동'을 제안합니다

‘가난’ ‘고난’ ‘비난’, 언론계가 겪고 있는 ‘삼재’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3. 21.

대한민국 언론사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광고 급감에 굶고 있는 언론사와
정부에게 얻어맞고 있는 언론사와
장자연리스트에 떨고 있는 언론사입니다. 


굶는 언론사의 ‘가난의 행군’
얻어맞는 언론사의 ‘고난의 행군’
떨고 있는 언론사의 ‘비난의 행군’

그, 세 가지 속사정을 들여다보았습니다.



YTN 해직자들. 왼쪽부터 권석재 노조사무국장, 노종면 노조위원장, 임장혁 돌발영상팀장,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하나, ‘가난의 행군’


얼마 전 블로그에 경향신문에 근무하는 부부기자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월급이 깎이고 깎이다 지난달에는 50%가 삭감되어, ‘88만원 세대’가 되어버렸다는...
둘이 벌어도 다른 언론사(방송사나 조중동) 기자의 절반 밖에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경향신문에 근무하는 또 다른 부부기자에게서 댓글이 달렸습니다. 
두 분은 문화일보에 얼마 전 ‘자유언론’으로 ‘귀순’하셨는데, 완전 된서리를 맞았죠.
그런데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아는 분이 밥을 사겠다고 했다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경향신문 외에도 많은 진보매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면 정말 심각합니다.
요즘 언론계에는 진보매체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많이 어려운 언론사와 조금 많이 어려운 언론사가 있다는...


상황이 어려워지니까
비편집국에서는 정부비판적인 논조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야 광고가 좀 들어와서 숨통이 트이지 않겠느냐는...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곳간이 얼마나 비었는지, 한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PD수첩 '광우병편'을 제작했던 이춘근 PD와 김보슬 PD.



둘, ‘고난의 행군’


어제 YTN 파업 집회에 갔다가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을 만났습니다.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시더군요.
방사형으로 그려진 일종의 ‘조직도’였습니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재상정에 대비해 국민 선전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상이 담긴...


최상재 선배에게 농으로 조직도 한 장만 달라고 했습니다.
국정원 같은데 가져다주고 팔자 좀 고쳐보겠다고. 무슨 간첩단 사건 조직도 같다고.
그랬더니 팔자를 고치기 힘들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같이 잡혀갈 거라고. 조직도에 제 이름도 있다고.
제 미션은 파워블로거들을 조직해 사이버 선전전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YTN 노조는 23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갑니다. 
이번 파업은 임단협 결렬에 의한 것으로 지방노동위원회 중재를 거친 합법 파업입니다.
YTN 노조는 임단협에서 해직자와 정직자의 복직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YTN 파업에 대해서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YTN 기자들이 비굴하다’라고 비난했습니다.
파업의 진짜 목적은 해정직자의 복직인데, 임단협 결렬로 합법을 가장했다고.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에게 신재민의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권력의 뒤에 숨어서 중뿔나는 소리나 툭툭 던지며 기자들을 괴롭히는 것이 비굴한 것이냐, 아니면 법의 올가미를 벗어나기 위해 한치의 빈틈도 두지 않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방법을 마련해 싸우는 것이 비굴한 것이냐”라고 말했습니다.


MBC도 다시 ‘고난의 행군’에 동참했습니다. 
검찰이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해서 또다시 소환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참 뻔뻔한 조직입니다.
수사팀의 부장검사가 사직을 하면서까지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했는데, 그걸 재수사하다니...


이춘근 김보슬 PD 등 제작진 6명을 소환했는데, 1차 수사 때와 달라진 점은 작가들까지 소환한다는 것입니다.
메인작가는 물론 보조작가까지. 방송사에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이런 식이면 당시 촬영했던 카메라맨이나 편집엔지니어도 ‘의도를 가진 촬영 혹은 편집’ 혐의로 처벌하고, 시청자들도 ‘의도를 가진 시청’ 혐의로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어이 5백년 없는 일입니다.



셋, ‘비난의 행군’


요즘 어디를 가나 ‘장자연리스트’가 화제입니다.
어제는 여성단체연합 활동가분들의 술자리에 동참했는데, 거기서도 얘기가 나오더군요.
(여성단체이니만큼 좀더 문제의식을 갖고 얘기하긴 했지만...)
인터넷에도 ‘연예인을 돕는 친절한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리스트가 떠다니고.
해외에 계신 분들도 이메일로 물어오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약간의 시차는 있었지만 리스트의 정확도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에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 조 추첨을 하러 기자협회에 다녀왔습니다.
조추첨을 끝내고 각사 기자협회 지회장들과 점심을 먹었는데,
그 지회장들이나, 여성단체 활동가나, 인터넷이나 내용이 거의 엇비슷했습니다.
정보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ㅋㅋ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수구꼴통 언론사주님, 정말 똥줄이 탈 것 같습니다.
술자리에서 제가 객기로 그랬습니다.
그럼 내가 ‘논개’가 되어서 그 언론사주를 안고 자폭하면 어떨까요? 라고.
블로그에 확 이름 까고, 같이 죽겠다고.
아서라, 말리시더군요.
굳이 말을 안해도 전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다른 언론인들이 굶어 죽고 괴로워 죽는 동안
그 수구꼴통 언론사주분은 쪽팔려 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