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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바보 노무현' 추모콘서트

배우 권해효, ‘내가 노무현 추모콘서트 사회를 보는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6. 16.

 

배우 권해효씨의 잠을 깨웠다.
아마 밤샘 촬영을 하고 단잠을 자고 있었던 듯 잠긴 목소리였지만, 흔쾌히 응해 주었다.
그가 단잠을 양보한 것은 ‘노무현’이라는 이름때문이었다.

대표적인 ‘친노 연예인’인 권해효씨는
6월21일(6시30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노무현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의 사회를 보기로 했다.
이 공연을 알리기 위해 ‘급인터뷰’ 부탁을 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도 권해효씨에게 ‘급부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노무현 이회창 정몽준, 세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의 지지글을 받기로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쪽으로 권해효씨를 선정했었다.

2002년 11월의 일이었다.
참 좋은 글이었다(아래 첨부).
당시 이회창을 지지했던 연예인은 ‘내가 아는 사람이라 지지한다’ 수준의 글을 보내왔고,
정몽준을 지지했던 연예인은 도저히 글을 쓸 실력이 안 돼 직접 찾아가서 구술 받았었다.

탄핵 정국 때 그는 ‘거리의 사회자’가 되어 ‘노무현 구하기’에 앞장 섰었다.
6월10일 서울광장 범국민대회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 사회를 봤었다.
노무현의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오는 권해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시국이 어수선한데, 사회를 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나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데, 주위에서 자꾸 걱정을 해줘서 그게 더 부담스럽다.

- 출연 가수들은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가수들은 공연 자체에 대한 부담보다 공연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것을 더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순수한 추모공연이라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을 공연답게 잘 만들면 그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어땠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에서 계속 왔다갔다 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냥 멍하게, 그렇게 있었다.

- 노무현 시대를 평가한다면?

노무현은 우리가 정치를 대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게 해준 사람이다. 정치에 대해서 패배주의적으로 대하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내 손으로, 내 힘으로 바꿀 수 있구나’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노무현은 당선 된 것만으로도 역사적 책임을 반 이상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당선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었다.

- 노무현 시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우리가 수구언론의 프레임에 빠져서 너무 방관하고 외면했던 것 같다. 뽑으면 그가 다 알아서 할 것이라 생각하고 소홀했다. 물론 탄핵 이후 과반수 의석을 얻고도 효율적인 개혁 정책을 펴지 못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그 부분 역시 청와대가 당을 좌지우지 하지 않았기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그런 가치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이번 추모콘서트가 대학생들의 갖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대학사회는 한총련 이적 규정이후 위축되었다. 경쟁적으로 비운동권 선언을 하고 탈정치화했다. 학생들의 관심은 현실 문제에만 집중되었다. 그런데 이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사회문제를 외면하면 자신의 미래가 없어진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촛불집회 경험 등을 통해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원경험이 생겼다.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노무현, 그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다

글 - 권해효 (2002년 11월 작성)


지난주에 내 형이 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아홉 살과 일곱 살인 두 조카가 조기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를 말하는데 난데없이 기러기 아빠가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결코 무관한 얘기가 아니다.

원칙이 인정되지 않고 편법이 이기는 사회, 1등만이 성공하고 2등은 기억조차 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이다. 아마 형은 이런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얻게 될 사춘기를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유학을 보냈을 것이다. 형의 처진 어깨를 보며 내 아이들(참고로 말하자면 나는 다섯 살과 5개월 된 두 아이 아빠다)을 떠올렸다. 최소한 나는 형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를 굳이 밝히자면, 자신의 이익을 좇지 않고 원칙을 지키고 모두의 가치를 추구해 온 그의 삶을 좋아해서이다. 이런 그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다수가 된다면 나는 기러기 아빠가 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른 후보들, 특히 화려한 과거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을 오랫동안 마음으로부터 흠모해서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등 연극계와 영화계의 선배 동료를 비롯하여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 모인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누구를 지지하고 있는가 반문하게 되었다.

당시 이회창씨를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한 한나라당에 반해 민주당은 이인제씨가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지고 앞서가고 있었다. 지난해 5월, 당시 누가 노무현이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 확신할 수 있었나? 그러나 우리 문화 예술인들의 모임은 현실에 안주해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대통령감을 찾자고 했다.

그런데 노무현이 있었다. 우리는 지난해 12월17일 처음으로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을 결성하고 노무현 지지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는 물결이 되어 변호사 학자 종교인 등 각계각층에서 인간 노무현에 대한 사랑 선언이 이어졌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고, 대통령 노무현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후 민주당은 국민 경선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는 마침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지금 노후보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전국을 휩쓸고 있는 희망 돼지 열풍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성금들이 우리 모두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나는 확신한다. 희망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그리고 노무현은 참으로 많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 경선이 끝난 후 경기도 어느 수련원에서 있었던 노사모의 자축연이 기억난다. 그 날 우리는, 12월19일에는 온 국민과 함께 희망에 흠뻑 젖어 밤을 지새우고 아침 해를 맞자고 약속했다. 모두가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나는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주> 다음은 '다시, 바람이 분다' 관련 연세대 총학생회의 공지사항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입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에서 주최하는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바람이 분다'는 무료 공연입니다.
자발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후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후원계좌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은행 박준홍 1002-335-803501

6월 15일까지 후원금을 입금해주신 분들의 성함입니다.

6월 13일

많이못드려죄송합니다/하안자/자발적관람료/윤균철/이원순 (5명)

6월 14일

손혜영/조현주/유명순/잘해보슈/최창민/김경란/성상임세무사/작은보탬/조우찬/잊지않겠습니다./고마웠어요/공석기/정혜영/노통을그리는바보/함만세/김미은/김병순/박신/자발적입장료/김민/이경은/감사합니다서정은/감사합니다./구영애/원광철공연후원/강원도강릉/엄경희/이정은/김서진/윤자호/김정애임범창/국민승리/장애라/꼭보러갈게요/최금철/민주주의만세/한일길 (37명)

6월 15일

감사합니다/김연화/천미애/추모콘서트모금/수고하세요/허미애/양한덕/남정희/최원용/김진권/이관우/서철(다시...)/변현숙/변은숙/민주시민/홍선정/김재호/송승엽/김선영/건우재희안순상균/김영숙/정의의아군/송동훈/NANCY/아침의눈/홍선철/윤문희/김용기/손성우/다시,노풍이분다/김경숙/김은경/남상호/김혜진/음악회후원/이규오/박형열/이계순/강지운/시민광장담지/고맙다후배들이여/이경미/영원한공연/김규식/권빛나/이규순/후원박윤경/윤애란/후원금보냅니다/이진 (50명)

후원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후원금은 이번 공연의 무대 장비 및 음향 설비, 홍보비 등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전액 시민 사회 단체 등에 기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