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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 지키미 게시판/PD수첩 살리기 특설링

<PD수첩>이 인정하는 실수와 그렇지 않은 것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16.

"진행자 멘트와 오역은 명백한 실수였다”


“이춘근 열사님,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사식은 호주산 청정 쇠고기로 만든 버거킹 버거를 넣어주시오.” 인터뷰에 앞서 <PD수첩> 이춘근 PD와 나눴던 실없는 소리다. 사람이 너무 어이없는 일을 당하면
헛웃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PD수첩> 광우병 편을 보도했다가 검찰의 소환을 받은 이PD가 그랬다.


그는 "검찰 수사로 <PD수첩>이 입은 경제적 손실이 크다. 검찰 수사의 최고 수혜자는 대한항공이다. 이미 했던 인터뷰에 대해 다시 확인하기 위해 미국을 또 다녀와야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춘근 PD는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비난했다. 검찰발 기사를 보면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에 대해 CNN 등 미국 언론이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라고만 표기하고 vCJD라고 표기한 경우는 없다고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이상하다. 나는 금방 찾았다. vCJD와 몇 개의 검색어만 넣어보면 구글 검색에서 금방 찾을 수 있다. 검찰이 왜 찾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완전히 진압당한’ 네이버에서 검색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아레사 빈슨 어머니에게 유도질문을 한 것 같다’는 검찰발 기사의 내용에 대해서 오동운 PD는 “(그녀는) <PD수첩> 방송 내용에서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방영된 부분이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묻는 한국 언론의 전화가 쇄도해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었다’라고 했다.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한국에서 전화가 많이 걸려와 국제전화는 아예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에 관한 보도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라고 꼬집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lt;PD수첩&gt; 오동운 PD

사용자 삽입 이미지

&lt;PD수첩&gt; 이춘근 PD


7월15일 방영된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는 편에서 <PD수첩> 팀은 ‘광우병편’ 보도에서 명백히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서 양해를 구하고 해명할 부분은 확실하게 해명해서 오해를 풀었다. 


<PD수첩>이 명백히 인정하는 실수는 생방송 중 진행자가 ‘다우너’를 지칭하며 잘못된 표현을 한 것이었다. 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진행자인 송일준 PD는 ‘다우너’를 언급하며 ‘아까 그 광우병 걸린 소가...’라고 잘못 언급하였다.


이에 대해 송PD는 5월13일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당시 4월29일 방송에서 실수를 잡아내고 방송 중에 사과 고지를 하거나 자막으로라도 처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PD수첩> 제작진이 인정하는 실수는 두 가지 ‘오역’이다. 아레사 빈슨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could possibly have...’를 ‘걸렸을지 모르는’ 이라고 해석해야 하는데 ‘걸렸던’이라고 해석한 것을 오역으로 인정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걸렸다’라고 단정하지 않았지만, 부분적인 표현해서 정확히 하지 않은 부분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PD수첩>은 또 아레사 빈슨 어머니가 “만약에 (제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한 부분에 ‘만약에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면’이라는 가정 부분을 뺀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 외의 오역 논란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dairy cow’를 ‘젖소’가 아니라 ‘이런 소’라고 말한 것은 문맥상 가능하다는 것이고, ‘동물학대행위’라고 설명했던 것을 ‘쓰러진 소를 억지로 일으켜 검사를 통과해 도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 등은 실수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우너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축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가 일어났고 국내 언론도 이를 보도하며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보도했다. 다우너소는 현재도 ‘광우병 의심소’ 혹은 ‘광우병 위험이 높은 소’로 불린다.


‘동물학대행위’라고 설명했던 것을 ‘쓰러진 소를 억지로 일으켜 검사를 통과해 도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동영상을 제공한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레거 박사는 “그런 학대를 하는 것은 그들이 가학적인 사람들이거나 동물 학대를 즐기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관리자들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 동물들을 일으켜 세우라고 지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확인해 주었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PD수첩>팀은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녀가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고 프로그램에서 단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분명 딸의 사인과 관련해서 인간광우병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와 vCJD(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를 헷갈리지 않았다’가 <PD수첩>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세 번째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CJD는 4~5가지가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vCJD다. 풀어서 말하자면 아레사 빈슨 어머니는 vCJD와 CJD 차이를 알고 있었지만 vCJD를 의미하면서 CJD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유방암을 계속 언급하면서 중간에 그냥 암이라고 지칭하는 것과 비슷하다. 


7월15일 방영된 <PD수첩은 진실을 왜곡했는가?> 편의 압권은 ‘이것이 진짜 왜곡이다’는 예로 중앙일보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모습이라며 자사 기자들이 연출한 사진을 내보낸 것을 예로 든 것이다. 이에 대해 오동운 PD는 “우리는 제작 당시 연출한 것이 없었다. 만약 재연을 위해 연출한 장면이 있었다면 연출 했다고 표기를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곳은 시청자를 속이는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방송이 끝나고 <PD수첩>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몰려와 의견을 남겼다. 대부분 <PD수첩>을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PD수첩>은 앞으로도 영국 현지 취재 등을 통해서 광우병 관련 의혹을 끝까지 추적할 예정이다.


계속 문제가 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문제에 대해 이춘근 PD는 “<PD수첩> 광우병 편의 제작 의도는 ‘미국산 쇠고기 안전 문제를 신뢰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의심 사례를 소개하고 ‘만약 미국에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우리 정부가 이에 대처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정부를 믿을 수 있을 만큼 제대로 협상을 했나’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