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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언론노조 3차 총파업 중계 게시판

구본홍 사장 사퇴에 YTN 노조, "제2 낙하산 거부한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8. 3.


오늘 YTN 구본홍 사장이 사퇴 발표를 했습니다.
구 사장의 급작스런 사퇴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사퇴 배경 설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YTN 노조의 성명을 전합니다.
YTN 노조는 이명박정부가 편집국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구본홍 사장을 교체하기로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YTN 노조는 내일(8월4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를 통해서
제2의 낙하산 사장이 추천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휴가철을 틈타 새 사장을 임명하고 
그를 통해 YTN 민영화를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내일 열리는 긴급이사회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YTN 노조는 구본홍 사장 사퇴에 대한 성명을 내고 바로 이어서 이사회에 대한 성명을 냈습니다. 
내일 이사회 상황에 따라서는 '제2 YTN 사태'가 벌어질 여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성명서] 또 다른 장악 기도를 거부한다!
 
구본홍 씨가 사퇴했다.

용역 깡패를 앞세운 날치기 주총 이후 382일 만이다.

정권의 YTN 장악 기도는 일단 실패로 귀결됐으며,
382일 전의 주총 역시 불법이고 무효임이 사실상 입증된 셈이다.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수십 명을 징계하고,
수십 명을 형사 고소하며 자리를 지켰던 구본홍 씨를
무엇이 물러가게 했는가?

해답은 YTN 노조가 목이 터져라 외쳐왔던 '공정방송' 네글자에
응축돼 있다.

정권은 YTN에 낙하산을 투하해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

YTN이란 회사도, YTN 노조도 아닌 YTN 보도였으리라.

정권은 민영화 압박, 심지어는 YTN에 대한 승인 취소 협박까지 동원했지만
YTN 보도를 틀어쥐지 못했다.

징계의 칼바람에 폐지됐던 돌발영상이 반년 만에 부활했고
최근 YTN 노사 간에 체결된 공정방송 협약은
정권이 YTN 보도를 감히 넘보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이 선택할 카드는 결국 '교체'뿐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구본홍은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던 YTN 간부들의 굳은 믿음을 뒤로 하고,
'노조에 밀리지 않으려는 정권의 의지가 구본홍을 지켜줄 것'이라는 분석을 뒤로 하고,
구본홍 씨는 YTN 접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혼자 짊어지기라도 한 듯
쓸쓸히 YTN에서 퇴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같은 상황 전개를
결코 승리라는 손쉬운 말로 규정하지 않는다.

구본홍 씨의 사퇴 자체 보다는 사퇴 배경에 주목한다.

정권은 또 다시 낙하산을 투하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해 정권의 실력자들이 써먹었던 민영화 압박 카드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우려한다.

미디어악법이 여론의 역풍을 맞아 사실상 좌초됐음에도
MBC 장악 시도가 진행 중인 상황을 눈여겨 본다면,
향후 YTN에 훈풍이 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구본홍 씨의 사표를 수리하게 될 YTN 이사회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한 사장 공모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후임 사장 선임에 나설 경우
노조는 이를 '낙하산 모시기'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YTN 노조는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어떠한 사심도 배제한 채,
오로지 '공정방송'의 가치에 기대어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해직자 복직 문제도 현재 진행 중인 법적 투쟁을 통해 당당히 해결할 것이다.

사욕에 눈이 멀어 부당 징계를 일삼고,
노조 파괴에 앞장섰던 매파들을
더욱 강력히 압박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금 당장 후임 사장 공모와 선임 절차를 시작해도
석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노조는 사장 공백기를 틈탄 경영 누수와
매파들의 사욕 채우기를 철저히 경계할 것이다.

노조는 이미
'져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겨도 승리를 선언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갑작스런 구본홍 씨의 사퇴는 미완의 승리일 뿐이며
공정방송을 향한 투쟁은 멈출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끝으로 자연인 구본홍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기왕에 나갈 것이라면 진작 나갔어야 했고,
지금까지 버틸 요량이었다면
적어도 해고자 복직과 매파 척결 등의 현안은 매듭지었어야 했다.

다만, 공정방송 협약은 노사 모두의 성과인만큼
구본홍 씨의 역할 또한 부인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부디 지친 심신을 추스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9년 8월 3일, 공정방송 쟁취 투쟁 382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노조 성명] YTN 이사회에 바란다!
 
갑작스런 구본홍 씨의 사퇴로 긴급 이사회가 소집된다.

이사회는 당연히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한 후임 사장 선임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구본홍 씨의 사퇴 소식을 접한 YTN 구성원들은
너나 없이 후임 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의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

YTN 이사회는 YTN 구성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상처 깊은 YTN이 화합과 재도약의 전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

노조는 그 첫걸음이 사장추천위원회의 구성과
공정한 사장 후보 공모에 있다고 판단한다.

만약 사추위가 구성되지 않고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사장 후보 추천에 나설 경우
노조는 '제2의 낙하산 모시기'로 규정하고
이사회와 주총 저지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

그러나 이사회가 상식과 정도에 입각해 공정한 절차를 밟아 간다면
노조는 구성원의 어떠한 반발도 무마해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노조는 결코 경영진을 선임하는 권한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정 사장 후보를 추천해 사장으로 옹립할 의도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부당한 절차에 대해서는
노조의 정당한 견제 활동을 하는 것이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의 사장 선임에 대해서는
노조 이전에 언론의 상식으로 반대하는 것일 뿐이다.

노조는 YTN 이사회가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음으로써
구본홍 씨의 사퇴와 후임 사장 선임이 YTN의 재도약을 잉태하는
소중한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2009년 8월 3일, 공정방송 쟁취 투쟁 382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