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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실험실

10일 안에 트위터 follower 천 명 모으기, 장난이 아니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8. 15.




지난주 화요일(8월4일)에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트위터 트위터 하길래 뭔지 궁금해서 한 번 해봤습니다.
'뭐 별거 있겠나~' 하는 마음으로요.
(http://twitter.com/dogsul)

그런데 해보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유명인을 팔로잉(구독) 하고 그 유명인이 팔로잉한 사람을 팔로잉하고 그 사람이 팔로잉한 사람을 또 팔로잉하고...
기자들을 팔로잉 하고 그 기자들이 팔로잉한 사람을 팔로잉하고...
그렇게 관계망을 넓혔습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팔로워(구독자)들도 모았습니다.
초기에 3백명 정도가 몰려왔습니다.  쉽게 안착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청와대 김철균 국민소통비서관에게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누가 먼저 천명의 팔로워를 모으냐는 것이었는데, 오 선배는 완곡히 거절했고, 김 비서관은 마지못해 응했습니다.

내기 상대가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이야기는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트위터계의 반MB 정서를 감안했을 때,
그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저에게 '몰표'가 올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마법을 부리지 않아도 천명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팔로워 천명 모으기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습니다.
트위터 이용자 풀이 생각보다 넓지 않았습니다.
제 블로그 방문자가 1400만명이 넘지만 RSS 구독자는 1400여명 정도밖에 안 되는 것처럼, 풀이 좁아서 블로그 에서 유입되는 팔로워는 300명 정도로 끝이었습니다.

트위터에서 팔로워를 모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팔로잉을 많이 해서 그 사람이 나를 팔로잉하게 하는 일종의 품앗이가 있고
열심히 글을 올려서 팔로잉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사용했습니다. 하루 평균 30건의 글을 올렸습니다.

(김비서관은 following이 많아 following으로 모으는 것인가 생각했는데,
정치인들의 무한 following에 대한 실험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도 정상적인 구독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려고 했다고.
제가 4백명 정도 following하는데, 트윗이 몰리는 시간대는 정신 없더군요.
제 경험으로는 200명~300 수준이 적당할 것 같더군요.)

글을 올리면서 규칙성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유명인 트위터 중에서도 인기 있는 트위터들의 특징을 분석해보니
'일정한 시간에 반드시 나타난다' '일정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퀴즈 등 일정한 방식이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주기적으로 설문을 돌려보거나, '이외수 어록에 토달기' 등 고정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래도 정체상태였습니다.
중간에 결정적인 도움을 받은 것은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팔로워를 몰아 주는 운동을 펼친 것이었습니다. 100명~200명 정도가 몰려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같은 일반인이 트위터에서 단시일내에 팔로워 1000명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김제동같은 유명인은 글 하나 올릴 때마다 팔로워가 2000~3000명 늘어나는데,
우리같은 '모글'은 2~3명 늘어나죠.

김 비서관과 건 내기 외에 마감날 자정까지로 막걸리 한 말을 걸고 시점도 정해 놓았는데,
850명~900명 선에서 계속 답보상태였습니다.
그래서 SOS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안티만 생겼습니다.
트위터가 소통의 공간인데 왜 숫자에 연연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안티의 조짐을 읽고 충고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오연호 선배는 문자로 알려주고 
평소 '독설닷컴' 매니저를 자청하는 신호철 기자는 진지하게 충고하고...
그래도 트위터에서 빨리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생각에 고고싱 했습니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오니 초조해지더군요.
트위터에 보니 많은 트위터분들이, 심지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더군요.
숫자가 안 늘면 저보다 더 불안해 하시고...쪼는 맛 아주 짱이었습니다.

그러다 막판에 다시 조직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소울드레서-쌍코-화장발 등 평소에 좋은 관계를 맺었던 '여성 3국'이 카페 차원에서 움직이면서 '몰표'가 몰려왔습니다.
저 때문에 트위터를 새로 만들면서까지 팔로워 해주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그렇게 해서 마감 30분 전 쯤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팔로워 천명 모으기 프로젝트 때문에 트위터계에서 '숫자 밝히는 남자'로 찍히기는 했지만
이 인프라는 두고두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천명을 모으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트위터를 통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 트위터 천명에 목맨 이유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