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오련씨 유족 중 한 분을 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제가 블로그에 올린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의 사망신고가 안 된 이유(http://poisontongue.sisain.co.kr/1102)에 달린 악플을 보고 유족들이 많이 상심하신 것 같았습니다.
악플러들이 “유족들이 조오련씨 재산만 받고 부채는 떠넘기려고 한다”라고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블로그를 통해
조오련씨 유족이 고인의 사망신고를 못하고 있다.
고인이 대한해협 횡단 프로젝트를 위해 은행에 빚을 지고 토지와 가옥에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사망신고를 하면 바로 집과 묘지가 있는 땅이 차압되기 때문이다.
유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라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유족 중 한 분이 저를 찾아와 하소연했습니다.
이 분은 직계 가족은 아니지만 유족의 딱한 사정을 전하기 위해서 자신이 나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조오련씨의 토지 및 주택에 대한 근저당설정 관련 서류와 마이너스 통장 복사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서류들을 보니 가슴이 정말 먹먹해졌습니다.
반골기질 때문에 수영연맹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조오련씨는 독자적으로 ‘조오련 수영교실’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사기를 당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급작스럽게 아내와 사별까지 하게 되면서 해남으로 귀향하게 됩니다.
그때 그의 경제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재산인 땅과 집을 담보 잡히고
독도를 33번 도는 도전을 진행했고
내년에는 대한해협을 건너기로 계획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영과 대한민국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국가주의 이벤트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1982년 도버해협 횡단,
2000년 또 다시 대한해협 횡단,
2003년 한강 600리 완주
2008년 민족 대표 33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를 33바퀴 종주
그러나 그의 도전은 외면당했습니다.
협찬하기로 했던 언론사가 발을 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는 마이너스 통장에 의지하며 제주도에서 어렵게 훈련을 했습니다.
해남군청에서 천만원을 지원해 주었지만 돈이 입금되자마자 은행빚으로 다 빠져나갔다고 하더군요.
훈련을 중단하고 다시 집에 온 것은 극심한 자금난 때문에 보입니다.
집에 돌아온 뒤로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데,
극심한 스트레스가 심장마비를 부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오련씨의 토지와 주택에 대한 근저당 설정 관련 서류나
마이너스 통장 사본을 직접 보니 가슴이 답답해 왔습니다.
모르는 사람인 제가 봐도 이 지경인데 본인은 오죽 했겠습니까?
마이너스 통장에는 돌려막기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정말 처참했습니다.
더 처참한 것은 제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올봄 조오련씨와 결혼한 이성란씨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사촌오빠의 김치공장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보탰다고 합니다.
조오련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해남군청이나 전라남도가 나서기로 했다고 합니다.
벌써부터 이런저런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유족 측은 ‘조오련 추모사업회’가 구성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9월21일, 조오련씨의 49재가 열리는데,
이때 ‘조오련 추모사업회 준비위원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뜻있는 분들이 함께 해서 조오련씨의 유지도 받들고
유족들이 집과 묘지만이라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오련 추모사업회' 관련 문의는 lykh57@hanmail.net 으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유족 측을 대변하고 있는 처조카 분이 받으실 겁니다.
조오련씨 유족을 직접 지원하고 싶으신 분은
외환은행 조오련 (267-18-13725-9)에 바로 입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개의 마이너스 통장 중에 유족 측이 가장 마이너스 금액이 많은 계좌로 꼽은 통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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