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 밖에 없는 교실...그것도 한 반이 아니라 한 학년 전체 숫자다. 안타까웠다.
얼마 전 전라남도 함평군에 다녀올 일이 있어
바로 옆에 있는 고향(영광군)에 잠시 들렀습니다.
고향 마을에 가기 전 제가 다녔던 시골 중학교에도 들러 보았습니다.
그 전에도 가끔씩 들러서 둘러보곤 했는데,
늘 방학 때여서 후배들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마침 이번에는 학생들이 있어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교실 구경을 한번 했습니다.
근 20년만인 것 같았습니다.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져서 제가 공부했던 교실이 어딘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이 교실 저 교실을 둘러보고 있는데...
몇몇 학생들이 급식실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남은 명 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어딨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학생은 없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 말씀을 들어보니 전교생이 17명 밖에 되지 않더군요.
1학년 3명, 2학년 9명, 3학년 5명...
그때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왜 운동장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는지...
뛰어 놀 학생들이 적어서 잡초가 호사를 누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교실이 남아 도니 각종 시설들이 들어서 있더군요.
제가 다닐 때는 음악실과 과학실 밖에 없었는데,
어학실, 컴퓨터실, 도서관...
그런데 그 시설을 이용할 학생들이 거의 없으니...
그 학생들에게는 '옆반' 혹은 '같은 반' 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오직 '같은 학년'이 있을 뿐이죠.
아마 이런 식으로 학생이 줄어들면 '같은 학년'도 없고 '같은 학교'만 있을 수도...
인근 초등학교에 있는 학생들이
더 규모가 큰 인근 고창군 대산면의 중학교로, 혹은 영광 읍내 중학교로 빠져나가서
점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더군요.
10여년 전에 제가 졸업했던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가 이미 폐교 되었는데,
이제 제가 다녔던 중학교(서울로 전학을 와서 졸업은 못했습니다)까지 폐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더군요.
돌아오면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보았습니다.
사채로 돈 좀 번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기부좀 하라고 할까...
블로그로 '시골모교 돕기 캠페인'을 벌여볼까...
암튼,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후배들 솜씨다.'어쨌든, 차조심'이란 표어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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