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YTN 주주총회는 노조의 실력 저지로 무산되었다.
지난 7월 17일 ‘날치기 주총’으로 사장으로 선임된 YTN 구본홍 사장 내정자가 오늘 아침 첫 출근을 시도했습니다. YTN 노조가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투쟁’을 시작하려고 했던 6시30분보다 20분 정도 일찍 출근한 구 내정자는 경영기획실 간부들의 호위를 받으며 출근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 내정자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처음 나선 사람은 시민으로 밝혀졌습니다. ‘고미’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네티즌 분인데, 이분이 이런 내용을 오늘 아침 제가 포스팅한 ‘YTN 기자들이 낙하산 사장에게 전해달라는 말’에 댓글로 제보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미입니다. ^^;
구본홍이 출근을 시도했을 때 제일 먼저 저지했던 사람입니다.
간부들의 제지에 별 수 없이 옆으로 밀려나긴 했습니다만..
노조도 시민들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은..
YTN으로향하는 그의 행보를 막고 아무 말없이 그를 노려보는 일 뿐이었습니다.
그가 혹시라도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촛불은 앞으로도 당신의 행보를 가로 막을 것입니다.
당신이 YTN에서 할 일은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막둥이 YTN 지키미(cafe.daum.net/YTNYTN) 카페에 ‘고미’님은 당시 상황을 상세하고 소개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노동조합도 아니고 시민이 방송사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입니다. 비유하자면 미국 대선에서 오바머나 매케인이 승리하고 자신의 홍보참모를 CNN 사장으로 만들었다가, 그 사장의 출근을 미국 시민들이 저지시킨 것과 똑같은 것이지요. 코미디를 코미디로 응수하는 시민의 활약, '멋져부러~~~'
7월 21일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 후기..
안녕하세요? K"omi 입니다. ^^;;
YTN 타워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6시 18분. 제가 도착했을 때는 노조도
시민들도 전혀 보이지 않았구요. 게다가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정문
앞에 걸려 있던 현수막이 사라져 잇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건물 안 쪽을 슬쩍 살펴보니 로비 주변에 정장을 입은 사람들 몇몇 명이
바쁘게 서성거리고 있더군요.
정문 주변과 로비 내부의 상황을 보니 직감적으로 구본홍의 출근이 임박
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문으로 떳떳이 걸어 들어올 것 같지는 않ㅇ서
뒷문과 앞문을 왔다갔다 하면서 상황을 살펴 보았더랬지요.
그러다 6시 20분 쯤이었을까.. 화장실을 가려고 중앙 로비를 가로 질러
가고 있는데 에쿠스 한 대가 조용히 멈춰서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직감적
으로 저거다! 라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구본홍이 차에서 내려서 걸어들어오려고 하더군요. 주변
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고 이러다가는 아무런 제지도 없이 출근하겠다
싶어서 일단 앞을 막아섰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 생각도 안났습니다.
그냥 팔짱만 끼고 구본홍이 YTN으로 들어서는 걸 지켜볼 수는 없었으
니까요.
그러다 곧 노조위원장님이 제 옆으로 오셨고 제지하는 간부와 힘겨루기
를 하다가 옆으로 밀려났습니다. 노조위원장님이 저를 진정시킨다고
몇 말씀 하신 뒤에 다시 구본홍 쪽으로 가서 대화를 하기 시작하셨고
그 이후부터 노조원들이 조금씩 뒷문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노조원 한분께서 괜찮냐고 물어오셔서 괜찮다고 답해드린 뒤
조용히 옆에 서서 노조측과 구본홍이 대치하는 상황을 지켜보다
시민들이 옆에 계셔주면 좋겠는데 왜들 안보이시나 싶어서 회원들
에게 문자를 보내고 앞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도 경황이 없었던
터라 앞문에서 송남군을 만난 시점이 구본홍을 저지시킨 다음인지
그 전인지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구본홍은 오전 6시 30분 쯤에
다시 에쿠스를 타고 YTN을 벗어났습니다.
구본홍이 자리를 뜬 뒤 몇 분 후에 민주당 국회의원 약 6~7명 정도가
YTN을 방문했습니다. 노조위원장들에게 설명을 듣고 기자들을 격려
한 뒤 천정배 의원과 이미경 의원이 연대사를 하는 것 같더군요.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뭐.. 내용은 예상하시는 대로일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분들도 한 15분 정도 있다가 가셨구요.
7시 전 후 쯤 되어서 뒷문에 있던 노조원들이 정문으로 이동해서
정리집회를 간단하게 가진 뒤 7시 20분 쯤에 해산했구요. 저는
그 후에 합류하신 회원들과 잠깐 이야기를 하다 7시 45분 쯤에
출근을 위해 YTN을 빠져 나왔습니다.
5월 2일 처음 촛불을 든 이후로 이렇게 급박한(?) 대치 상황을
경험했던 게 처음있는 일이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뭘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
어쨌든 구본홍의 아침 출근은 오늘도 저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앞으로 계속 출근 시도를 할 것은 분명하며 내일부터는 이전보다
더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벽에 일어나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만 6시 30분이 아니라 좀 더 일찍 나와서 구본홍의 출근
을 감시하고 저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제 후기는 이정도로 하고요. 송남군이 합류한 시점부터는
송남군이 후기를 올려주면 상황이 좀 더 잘 정리될 것 같습니다.
항상 YTN을 지켜주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구본홍 저지를 위해
애쓰시는 YTN 직원, 노조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7월17일, '날치기 주총'으로 구본홍 사장 선임이 결정되었지만, 노조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주주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의 이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 기자들의 각오를 옮깁니다.
박경석 노조위원장
“대화로 서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하는데, 대화가 필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선의 해결책이자 유일한 해결책은 그가 물러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구본홍 내정자가 ‘용퇴’해야 한다.”
김인규 사무국장
“주주총회 자체가 원천 무효다. 구본홍 내정자를 받을 수 없고, 따라서 대화할 이유도 없다. 그가 물러나는 것만이 유일한 결말이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우리가 구본홍 내정자에게 마음을 열 일은 없을 것이다.”
조상헌 전 사무국장
“공정방송은 YTN의 명분일 뿐만 아니라 현실이다. 구본홍 내정자는 YTN에 올 생각을 해서도 안 되고, 와서도 안 된다. 그가 온다는 것은 YTN이 명분만 잃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설자리를 잃는 일이 된다.”
노종면 기자(뉴스창 앵커)
“할 말이 없다는 게 정확한 심정이다. 말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임승환 기자(뉴스 2팀)
“자신의 임명 절차가 합리적이라고 한다면 우리와 당당하게 대화를 해야지, 왜 꼼수를 부리며 노조원들을 피해서 새벽에 출근하려고 하는가. 밀고 들어올 생각은 없다고 했다는데, 아예 오지를 말아야 한다.”
지순한 기자(경제부)
“구본홍 내정자가 쓴 글을 읽어보았다. 단순한 미사여구의 나열에 불과했다. 진정성은 한 톨도 발견할 수 없었다. 사실 그가 직접 썼는지도 의심스럽다. 내용을 보면 경영기획실이 현안을 정리해서 올린 것 같기도 하다. 사장 명의로 그런 글을 올려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에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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