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언론 5성' vs 맞서야 할 '언론 5적'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저지를 위한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YTN 낙하산 저지’ ‘KBS 독립 유지’ ‘MBC 민영화 반대’가 그것이다. 이 세 개의 전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국민은 격돌하고 있고 계속 맞붙게 될 것이다.
이 큰 싸움과 관련해 승부의 분기점이 될 다섯 개의 고지가 있다.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와 관련해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개의 고지인 이 프로그램을 ‘언론 5성’이라 부를 수 있겠다. 정부는 이 다섯 개의 별을 야금야금 잠식할 것이다. 담당 PD나 진행자를 바꾸는 방법 등을 통해 천천히 변질시킬 것이다.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언론 5성’을 꼽아보면, MBC <PD수첩>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 포커스>, YTN의 <돌발영상>을 방송독립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독수리 5형제’다.
이 ‘언론 5성’ 중 요즘 가장 시달리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 <PD수첩>이다. 정부의 소송폭탄과 조중동의 집중 포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광우병과 관련해 손바닥 뒤집듯 자신들의 이전 보도를 뒤집었던 조중동은 <PD수첩>이 왜곡보도를 했다고 주장하며 총 공세를 펴고 있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는 요즘 정부의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 이런 식이다. 예전에는 아침 시사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시선집중’에 주로 장관이 나오고 다른 프로그램에 차관이나 실무 국장이 나왔다. 그런데 요즘은 장관이 다른 프로그램에 나가고 시선집중에는 실무 국장을 내보내는 식으로 ‘물을 먹이고 있다’고 한다.
KBS <시사투나잇>은 KBS 사장이 바뀌면 폐지될 프로그램 0순위로 꼽히는 프로그램이다. <시사투나잇>의 방송사적 의미는 ‘PD 저널리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추적60분><그것이 알고 싶다><PD 수첩> 등의 프로그램이 깊이 있는 탐사보도 영역을 개척했다면 <시사투나잇>은 그날의 이슈를 바로바로 다루는 신속보도 영역을 개척했다. 그날의 이슈를 그날 다루는, PD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시사투나잇> 이후에는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KBS <미디어 포커스>는 현재 방송되는 유일한 전문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MBC에 <미디어비평> <사실은> 등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폐지되었다. 기자들이 동업자인 다른 기자들을(심지어 자사 기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지만, <미디어 포커스>팀의 기자들은 기꺼이 그 악역을 감당해냈다.
YTN <돌발영상>은 YTN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돌발영상>은 스트레이트 보도 위주인 YTN에 감성의 숨통을 터주었다. <돌발영상>의 의의는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꿰뚫는 깊이 있는 패러디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돌발영상>은 때때로 섬뜩할 정도의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보여주었다.
(막둥이 YTN 지키미 : cafe.daum.net/YTNYTN)
이 다섯 개의 별을 따려는 ‘언론 5적’이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언론을 지키는 ‘독수리 5형제’를 ‘방송 통제’라는 치명적인 독으로 감염시키려는 ‘독쓰리 5형제’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정병국 의원(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예상)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능력이 있든 없든,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수행할 역할이다. 이들은 각자 위치에서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악역을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다섯 명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언론 5성’을 하나하나 짚어서 그 의미를 짚어 보고
‘언론 5적’을 한명 한명 꼽아서 어떤 악역을 맡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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