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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이슈 백서/나우콤 문용식 대표 구속 논란

나우콤 문용식 대표 옥중서신, "편지 받아볼 때 가장 황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23.


지난 7월20일, <고재열의 독설닷컴>은 ‘우리 강산 즐겁게 즐겁게’ 캠페인의 첫 번째 사업으로 ‘촛불주, 나우콤 주식 사기’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개인방송 신대륙, ‘아프리카’는 ‘다음 아고라’와 함께 100만 촛불 집회를 가능하게 한 사이버 민주주의의 실험실이었습니다. 이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이사가 구속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민의 힘’으로 다시 나우콤을 일으켜 세우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물론 문 대표 구속의 직접적인 이유는 ‘아프리카’의 생중계가 아닙니다. 나우콤이 운용하는 다른 웹스토리지 서비스의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것입니다(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포스트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재열의 독설닷컴>은 문용식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는 부당하며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입장으로, 이런 탄압에 의해 주가가 40% 이상 빠진 나우콤을 국민이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촛불주, 나우콤 주식 사기’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촛불주, 나우콤 주식 사기’ 운동을 제안한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 반향은 적은 편입니다. ‘다음 아고라’와 다음 카페 ‘82쿡 닷컴’ ‘한류열풍사랑’ ‘철창에 갇힌 촛불 문용식’ 등에서 동조해주시는 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재열의 독설닷컴>을 통해서도 몇몇 블로거분들이 동참 의사를 밝히셨고요. 그런데 옥중에 있는 나우콤 문용식 대표에게 이 소식이 알려졌나 봅니다. 문 대표는 ‘옥중서신’을 통해 나우콤 주식은 투자가치가 있다며, 지금 나우콤 주식을 사면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강추’ 했습니다. 다음 내용입니다.



시사人 고재열 기자가 나우콤 주식 갖기 운동을 시작했다면서요? 고마운 일입니다. 제가 봐도 나우콤 주가가 너무 많이 빠졌어요. 아마 저의 구속과 Web Storage 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불안해하겠지요. 그러나 위기는 기회인 법인데… 제가 밖에 있었으면 나우콤 주식 많이 매입했을 겁니다. 제 구속에도 불구하고 사업 실적이 괜찮고(이게 나우콤 전통인데…사장 장기 출장 가면 매출 증가하는 것…)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계와 합의가 이루어져 합법적인 영화 콘텐츠 유통 사업이 시작되면, 나우콤을 당할 회사가 없을 테니까요. 주식은 이렇게 바닥을 쳤을 때 사는 법입니다.(투자는 항상 본인의 선택과 책임 하에!ㅎㅎ)



저는 이 내용이 담긴 문 대표의 ‘옥중서신’을 읽으면서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옥중인터뷰를 진행했던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문 대표는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옥중서신’을 읽으니 이제 평정심을 되찾으신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곳곳에 유머와 여유가 보입니다. 독자 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가족과 임직원과 네티즌에게 몇 통의 ‘옥중서신’이 왔는데, 이번 것이 가장 압권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사업에만 빠져있던 ‘민주화 운동의 맏형’ 문용식이 다시 감옥에 들어가서 젊은 시절의 열정과 뜨거운 감성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철창에 갇힌 촛불 문용식(cafe.daum.net/candle-moon)' 카페에 가시면 ‘옥중서신’을 더 보실 수 있고 문 대표에게 서신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문용식 대표의 무운과 건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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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콤 문용식 대표


[문용식 옥중편지] 나우콤 임직원 및 네티즌 고객여러분
 

나우콤 임직원 및 네티즌 고객들께


태풍 여파로 하루종일 비가 오는 일요일입니다. 어디 밖에 나들이할 여건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비가 와서 싫고 좋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만, 어쩐지 기분이 꿀꿀하군요.


저는 오늘 작심하고 그야 말로 ‘하루종일’ 피고인 진술서를 작성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바로 직전 저녁 8시 반에 마쳤습니다. 밥 먹고 설거지 하는 시간 빼고는 종일 앉은뱅이 책상에 매달려 썼습니다. A4 사이즈 항소이유서 종이로 무려 25장이 나오는군요.


변호인이 보석신청을 하겠다고 해서, 보석 허가 결정하면서 참고자료로 읽어 보라는 뜻에서 서둘러 작성한 것입니다. 내용은 지난번 적부심 모두 진술과 크게 다르지 않구요. 그동안 Web Storage 서비스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조금 추가했습니다. 회사 사장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기능과 특징에 대해 잘 모르다가, 꼭 경찰, 검찰 수사가 있으면 부랴부랴 공부한다니까요. 이번에도 Web Storage 업계 전반에 대해 공부했으니, 아마 한 1년간은 외부에서 전문가 소리 듣는 데 손색이 없을 겁니다. 이런 사람한테 저작권 위반을 공모했다는 게 말이 되나요? 무얼 공모할 만큼 서비스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게 가장 확실한 무죄 증거 아닌가?


시사人 고재열 기자가 나우콤 주식 갖기 운동을 시작했다면서요? 고마운 일입니다. 제가 봐도 나우콤 주가가 너무 많이 빠졌어요. 아마 저의 구속과 Web Storage 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불안해하겠지요. 그러나 위기는 기회인 법인데… 제가 밖에 있었으면 나우콤 주식 많이 매입했을 겁니다. 제 구속에도 불구하고 사업 실적이 괜찮고(이게 나우콤 전통인데…사장 장기 출장 가면 매출 증가하는 것…)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계와 합의가 이루어져 합법적인 영화 콘텐츠 유통 사업이 시작되면, 나우콤을 당할 회사가 없을 테니까요. 주식은 이렇게 바닥을 쳤을 때 사는 법입니다.(투자는 항상 본인의 선택과 책임 하에!ㅎㅎ)


징역 살면서 하루종일 방에 갇혀 얼마나 답답하고 지루할까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저 하루종일 너무 바빠요. 20년 전에 징역 살 땐 징역 속에서 영어, 독어 공부한다고 바빴어요. 독어는 대부분 잊어먹었지만, 영어는 정말 한 차원 뛰어 넘었어요. 한문 공부할 때 文理가 트인다는 말 있죠? 그때 영어의 문리가 트였어요. 아무리 어려운 책도 사전 없이 술술술 읽었으니까요.


지금은 20년 전과 달리 房 안에 신문이 들어오고, 房 안에서 글을 쓸 수 있어서 너무 바빠요. 밖에서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신문을 잘 안 보잖아요? 여기는 정반대로 정보의 결핍이잖아요. 그래서 신문을 밖에서 5분 볼 것을 대충 1시간은 보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안에서 한겨레, 경향, 조선, 이렇게 3개 신문을 구독해요. 그러니 신문 보는 데만도 2-3시간은 써요. 요즘 신문 보는 것은 더 재밌어요. 한겨레·경향과 조선은 같은 나라 신문이 아니에요. 딴나라도 이렇게 철천지 웬수가 없어요. 조선을 보면 2MB가 곧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게 감이 와요…


그리고 방에서 집필하는 것! 이것 얼마나 죽여주는 재미인지 몰라요. 편지 쓰면서 하루에 2-3시간은 금방 가요. 오늘같이 진술서에 편지까지 쓰게 되면, 정말 하루 종일이죠. 자기 생각을 대화하듯이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지요. 20년 전 집필이 금지되어 있을 때는 우유곽에다 칫솔대 뾰족하게 갈아서 눌러 썼어요. 김남주 시인의 시가 광주 교도소에서 그렇게 쓰여진 것들이 꽤 되지요.


어쨌든 신문 보고, 집필하는 것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징역은 자기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요? 운동도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해야 되고, 면회도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에 해야 되고, 밥도 꼬박꼬박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되고, 그 시간 지나면 따뜻한 밥 먹을 수가 없고… 그래서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까운지 몰라요. 운동하는 1시간, 면회하는 10분, 밥 먹는 하루 세 끼의 시간들…그래서 징역 살면서도 시간이 아깝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찌 보면 무한정 주어지는 시간 속에, 시간아 어서 흘러라 하며 출소할 때만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 거꾸로예요.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저는 그래요.


이것 역시 감옥의 역설이죠. 시간의 역설…지난 번엔 아마 감옥의 역설 중에 ‘공간의 역설’ 비슷한 걸 말씀드린 기억이 나는데… 뭐 대수로운 것은 아니구요. 감옥에 갇혀 있으니까, 좁은 공간에서, 또 철창 속에서 답답할 것 같지요? 이게 또 그렇지가 않아요. 감옥의 房은 거의 문명의 이기가 없어요. 쉽게 말해 냉난방은 그냥 자연에 맡긴다고 생각하면 되요. 새벽에 해 뜨면 밝아지구요, 저녁에 해지면 어두워져요. 여름에 해 길면 덥구요, 겨울에 해 짧아지면 추워요. 그래서 감옥에 앉아 있으면 自然의 변화에 그렇게 민감해질 수가 없어요. 비 오거나 흐리면 房이 시원하구요, 해가 쨍쨍 내리쬐면 房은 사우나로 바뀌죠. 감옥의 房 안에 제가 하나의 점 같이 웅크리고 앉아 있잖아요? 그런데 이 점이 수 겹의 철창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니고, 자연과 우주 속에 직통으로 연결되고,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는 거지요. 그래서 감옥은 自然 속에 自由롭고요, 宇宙 속에 무게가 넘실대는 곳이지요. 이게 文明의 감옥에서 빠져 나온 감옥의 역설이지요. 쉬운 얘기인데, 괜히 개똥철학처럼 들리지요?


임직원 여러분들의 전자서신에 제가 일일이 답을 드리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그러나 다 기억하고 있구요, 틈나면 답장하거나 출소해서 술 마시면서 얘기해 드릴게요.


하루 일과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때가 언젠지 아시나요? 바로 편지 받아 볼 때예요. 여러분이 오늘 전자서신 쓰면, 저에게는 내일 오전, 혹은 오후에 전달돼요. 다른 사람 못 읽게 하려고 그런지 꼭 2번 접어서, 그러니까 A4 용지 1/4 사이즈로 접어서 호치키스로 한번 딱 찝어서 보내 주지요. 그 호치키스 떼어 낼 때가 하루 중 가장 황홀한 순간이에요. 누굴까, 무슨 내용일까, 거의 오르가즘을 느낄 정도…(너무 과장이 심했나?)


이런 편지를 읽고도 전자서신 안 보낼 강심장, 무대뽀는 없을거야…이만 줄입니다.


2008.7.20 문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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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주, 나우콤 주식 사기 운동>


<고재열의 독설닷컴>은 그동안 짧은 시간에 네티즌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7월 첫째 주 ‘다음 디렉토리’ 순위에서는 ‘조갑제닷컴’을 제치기도 했습니다.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다음 캐쉬 30만원도 받았습니다(이 돈의 반은 독자 여러분께 뱉어 내겠습니다). 그리고 7월에만(20일까지) 1백만명이 방문했습니다.
 나우콤 주식을 드리는 것으로 이런 성원에 보답하려고 합니다.
‘나우콤 주식 이벤트’는 이렇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7월31일(자정)까지
<고재열의 독설닷컴>을 통해
나우콤 주 10주를 살 수 있는 금액을 받으실 분 5명을 선정합니다.


응모하시는 방법은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제보나 제안을 하시거나, 열심히 댓글을 다시면 됩니다.


베스트 제보상
베스트 제안상
베스트 댓글상
스피드 댓글상
아차상(가장 궁금하시죠?)


이상, 총 5부문에 걸쳐서 수상자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지금 주가가 3천원 정도니 대략 3만원 정도가 상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주가가 오르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ㅋㅋ)


시상과 별도로 저는 나우콤 주식 50주를 사려고 합니다.
(100주를 사고 싶은데, 제 현금 조달 능력의 한계 때문에...흑흑)


이 운동에 동참하실 분은
댓글에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몇 주를 사실 계획인지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셔도 올려 주시구요.
그리고 누가 이 글 좀 ‘다음 아고라’에 올려주세요.
‘다음 아고라’에 글 퍼 올리는 법을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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