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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이명박 바로세우기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MB가 봐야하는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0. 26.



지난주에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았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로망을 담은 영화였습니다.

정치부기자와 문화부기자를 거친 기자로서 영화에 대해서 평가하자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초보적인 정치의식을 담고 있고 단순한 정치공학으로 풀어가기 때문에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아니라 ‘굿모닝 메이어(혹은 굿모닝 군수)’ 정도로 밖에 봐줄 수 없는 영화였고 
그리고 장진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싱거운 ‘화이트코미디’가 대신하고 있어서 건질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대통령 3명의 이야기를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풀어놓고 있고 
영화를 지탱하는 갈등도 별다를 게 없어서 전체적으로 싱거운 영화였습니다.
정치란 상대가 있는 게임인데, 상대가 보이지 않아 긴장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여분의 상영시간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힘은
이 영화가 대통령에 대한 로망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혹은 그리워하는 로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정치부 기자로서 대선 총선 지방선거 취재를 거쳤던 경험과 
문화부 기자로서 일련의 장진 영화를 즐겨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성긴 구성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이명박 대통령 덕분일 것입니다.
이 대통령에게서 채우지 못하는 헛헛함을 영화속 대통령들의 모습을 통해 채워서 그런 것이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이명박 대통령은 이 영화를 꼭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지지율이 좀 올랐다고 우쭐해 있는 것 같은데,
남은 3분의2의 임기(10월25일이 임기 1/3이 되는 시점이었음)를 무난히 완주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를 보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헤아렸으면 합니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한 키워드는 ‘실력’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경제가 죽었다’는 보수언론의 평가를 받아들여
경제를 살릴 대통령으로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일단 임기 1/3이 지난 시점에서 평가해보자면
이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실력’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실력’이라는 키워드말고도 국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많습니다.
위엄과 매력 그리고 인간미...
이 세 가지가 국민이 그들의 리더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질입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세 주인공들은 이 세 가지를 표상합니다.
국민통합에 집중하는 김정호 대통령(이순재 분)은 위엄을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외교를 지향하는 차지욱 대통령(장동건 분)은 매력을   
사고뭉치 남편을 껴안고 가는 한경자 대통령(고두심 분)은 인간미를 구현해 줍니다.

이 세 가지 중의 한 가지 이미지라도 가지고 있어야
위기의 순간 대통령은 국민의 구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MB는 위엄과 매력과 인간미와 관련해서는 완전 젬병이었습니다.

이미 국민들에게 MB에 대한 이미지가
‘위엄’ 보다는 ‘경박’으로
‘매력’ 보다는 ‘밉상’으로
‘인간미’ 보다는 ‘냉정한’으로 각인되어 있지만
남은 기간 분발에서 만회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나더군요.
그러고보니 우리는
참 어른답고 인간미 넘치고 매력적인 대통령을 두 분이나 가졌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