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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이명박 바로세우기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에는 성의가 없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4. 22.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이 완결단계에 이르러 이제 방송 장악이 문제가 아니라 방송과 방송인에 대한 능욕이 문제라는 것을 지난 칼럼에서 지적했다. 장악에서 능욕으로 이끈 것은 권력의 오만과 자만이었다. 오만한 권력은 ‘조인트’를 까며 언론을 욕보였고 장악된 방송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정권 찬양 보도로 화답했다.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자만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는 바로 거짓말이다. 단순히 거짓말을 해서 문제가 아니다. 어느 정권이든 정권 안보를 위해 거짓말을 해왔다. 정권의 거짓말은 여러 명분으로 합리화되곤 한다. 문제는 이 정부의 거짓말에는 성의가 없다는 것이다. 앞뒤 안 맞는 거짓말을 남발한다. 국민을 제대로 속이지도 못하고 속이는 척만 한다. 교묘한 거짓말은 그 성의를 봐서라도 속아줄 수 있다. 그러나 빤한 거짓말은 속아주기에도 자존심이 상한다.


이승만 독재를 막 내리게 한 4-19의거를 촉발시킨 부마항쟁 때 시위대를 향해 발포지시를 내린 박종표는 “허공으로 총을 쏘았는데 총알이 날아온 돌멩이에 맞아 사람들 쪽으로 갔다”라고 변명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경찰 책임자는 사건을 설명하며 “책상을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었던 거짓말이 요즘 재현되고 있다. 성의 없는 거짓말을 마구 지껄인다. 


4월19일자 조선일보의 천안함 침몰 '상상도' 생존자 중 아무도 보지 못한 화염에 휩싸여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함미 부분이 인양되고 시신이 수습될 무렵 정부와 보수언론은 침몰 원인을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것으로 기정사실화 했다. 논리는 단순했다. 내부 폭발이 아니니 외부 폭발이다. 직격 어뢰가 아니니 버블제트 어뢰다. 그러면서 화염도 소음도 물기둥도 없는 어뢰를, 수심 25미터 깊이의 바다에서 TNT 200kg 화력의 폭발이 일어났는데 배만 칼로 자른 듯 두 동강 났다는 기적을 믿으라고 강요했다.


진실은 백령도 앞바다의 까나리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고가 난 곳은 대표적인 까나리어장이었다. 천 톤 이상되는 배를 두 동강 낼, 그토록 큰 폭발에 죽은 까나리들은 다 어디로 갔나? 왜 물 위로 죽은 까나리들이 안 떠올랐나? 버블제트를 맞고 순식간에 ‘액젓’으로 변해버린 것인가? 그러면 백령도 앞바다 물 퍼다 바로 김치 담으면 되는 것인가? 까나리도 웃을 이런 이야기가 버젓이 미디어에 통용된다.


이런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외부폭발설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정부와 보수언론은 북한을 지목한다. 심증은 있지만 아직 물증은 없다며 여러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거기서 한 발 앞서가 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평화헌법을 폐지하고 군비를 확장하고 싶어하는 일본과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이 원하는 ‘떡밥’을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에 근거해 던져주자는 것이다.


정말 너무 성의가 없다.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아무 말이나 막하고 본다. 지난 4월18일 MBC 김재철 사장의 기자회견장 모습이다. 김 사장은 노조가 잦은 고향 방문에 대해 ‘경남 사천 출마설’을 제기하자 “나는 고향을 사랑할 뿐이다. 고향을 챙기는 것은 지식인의 사명이다. 내 꿈은 문화 해설사다”라고 해명했다.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을 뿐인 이명박정부 초기 내각 임명자처럼 그도 단지 고향을 사랑했을 뿐일까?

   
기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추궁하자 답변을 회피한 김 사장은 “고향사람들이 나를 참 좋아한다. 고향 주민의 자녀가 경찰서에 갔다고 전화 오면 내가 직접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MBC 김재철 기자인데 어떻게 된 거냐. 요즘 00형사님이 혼자 일을 다 하는 것 같다’라고 물어봐주는 등 민원 해결을 해준다”라며 ‘청탁해결법’을 들려주었다. 정치 안 하겠느냐는 질문에 정치의 방법을 설명하는 그에게 속아줘야 하는 것일까?


유인촌 장관을 보라. 김연아 선수에게 들이댔다가 김 선수가 자신을 회피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들을 고소하며 "교육적 필요에 의해서 했다"라고 했다. 유 장관은 자식 교육 그렇게 시키나? '유인촌이 뛰니까 구청장도 뛰었다(트위터러 @siriussky 님의 말)'. 호랑이 새끼를 유리관에 넣어서 구경시켰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중지시켰던 노원구청장은 자신을 비판했던 누리꾼을 고소했다. 피고소인 중에는 중학생도 있었다. 


봉은사 명진스님을 보라. 자신을 퇴진시키기 위해 봉은사를 직영사찰화 하는데 관여했다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꼽은 명진스님은 그가 사실을 부정하자 이를 조목조목 반박한 뒤 봉은사에 “거짓말을 하지 맙시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그러면서 법회 중 “조계종은 자승 원장이 이명박 당선 위해 힐튼호텔에서 건배사 한적 없다고 발표했다. 내가 잘못 알았다. 정정하고 책임지겠다. 다시 알아보니 롯데호텔이었다”라며 시범을 보였다. 


제대로 속이지도 못할 거짓말이라면 아예 하지를 말자. 성의 없는 거짓말, 그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절망의 시대, 국민은 속아라도 주고 싶다. 그러나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라. 속아줄 수 없는 거짓말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제발 거짓말 좀 성의있게 하라. 그것이 마지막 바람이다. 


주> MB 정부와 수구언론의 거짓말 중 기억나는 것 있으면 댓글로 메모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