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12월15일) 조선일보(조선닷컴)에
'[2009년을 빛낸 스타-6] 남보원의 노조위원장 황현희'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시사IN 창간에 큰 도움을 주었던 황현희씨를 인정해주는 기사여서 보기 좋았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챙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사 가운데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었습니다.
―지난해 ‘시사인’ 창간 1주년 잔치에 참석했다가 구설에 올랐더군요.
“많은 분들이 ‘황현희 진보 아니냐’고 하시는데 그 곳엔 고재열 기자와의 친분으로 갔습니다. 그 분이 생계를 위해 퀴즈쇼까지 나오는 모습이 제 감성을 움직인 것이죠. 이후로 저를 쭉 ‘진보’로 보시는데 저도 균형잡힌 시사개그를 위해 틈틈이 노력합니다. 어떤 매체나 의견에 특히 편향적인 편이 아니에요.”
기자의 질문이 이상했습니다.
질문의 전제에 '시사IN 창간 기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구설에 오를만한 일'이라는 것이 깔려있더군요.
보수적인 독자의 시선을 반영하는 질문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내용으로 해당 기자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시사IN 창간 1주년 잔치에 참석했다가 구설에 올랐다'는 것이 무슨 얘기인가요?
제가 행사를 준비하고 마무리했는데, 그런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어떤 근거에서 사용하신 표현인지 궁금합니다.
어제 해당 기자로부터 답신이 왔습니다.
'구설'은 '황현희는 진보다'식의 네티즌 반응을 표현한 것입니다.
황현희씨는 자신이 진보로, 아니 특정 정치색을 지닌 사람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했습니다. '구설'은 고재열기자께서 준비하신 작년 행사와 직접 관련돼 있다기 보다는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황현희씨를 위한 인터뷰를 해준 분이시니, 더 이상 토달지 않겠습니다.
분명 '지난해 ‘시사인’ 창간 1주년 잔치에 참석했다가 구설에 올랐더군요.'
라는 표현은 문제가 있는 표현은 아닙니다.
황현희씨가 나경원 의원처럼 무슨 자위대 창설 기념 행사에 다녀온 것도 아니고...
그러나 기자의 관점이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애써 선의로 해석했습니다.)
조선일보 게이트키핑 과정의 문제,
그리고 보수세력 전반의 콘텍스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시비를 걸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연예인까지 편가르기를 하는 문화에 대해 스스로 자성해 볼 뿐입다.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그 반대 입장에서 그렇게 물었을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00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구설에 올랐다"라고 표현하지는 않겠지만요.
연예인도 '조중동 연예인'있고 '한경오 연예인'이 따로 있을까요?
웃음에 좌우가 있을까요?
눈물에 보수와 진보가 있을까요?
새해에는
연예인에게 조중동 기자도 똑같은 기자일 뿐이다, 라는 것을 인정해주고
사회참여적 연예인에게 '좌빨' 딱지를 붙이거나 '나댄다'고 비난하지 말고
그들이 자유롭게 가진 재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놓아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 기자와 황현희씨의 문답 하나 전합니다.
이것이 현실이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시사개그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 사람들은 ‘특정정치세력하고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라고도 생각하죠?
“요즘엔 일부 네티즌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사개그가 정치권의 압력으로 방송되지 못하는 일이 없어요. 정치 풍자를 담았던 ‘뿌레땅뿌르국’이 문을 닫은 것은 순전히 웃음이 안 나와서죠. 어떤 날은 관객 분들이 정말 한명도 안 웃어요. 그래서 안나간 거에요. 아이디어를 냈던 개그맨들도 무척 괴로워했죠. 저는 언젠가 진짜 시사개그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방송국이 시청률 체제이다 보니 불가피한데, 50대가 되면 제대로 된 시사개그를 할거에요. 그때도 시청자의 호응이 없으면 제가 인터넷 방송국을 하나 차려서라도 해보려고요. 일종의 자기만족 같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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