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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눈물' 표절 논쟁-2, 장정훈 독립PD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2. 21.


<아마존의 눈물>에 대한 표절 논란이 제기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초 기획자인 MBC 윤미현 PD가 공식 입장을 밝혀 옮겼습니다.
http://poisontongue.sisain.co.kr/1405

이와 관련해서 장정훈 독립PD의 글을 소개합니다.
(관련 글을 계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주소 : http://blog.naver.com/indplanet )





MBC여 변명은 집어 치워라!


 

글 : 장정훈 독립PD (영국 런던)


 

밤을 꼬박새고 말았다. 새벽 6시가 목전이다. '아마존의 눈물' 때문이다. '아마존의 눈물'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스친다.

연초 MBC의 A 피디에게서 이런 메일을 받았었다.

"아무튼 정이 많이 들었을텐데 서운하셨겠어요. 정중하게 예의갖춰 관계를 정리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방송쪽 있으면서 느끼는 건데 워낙 많은 사람들을 항상 바꿔가며 상대하다 보니까 인간에 대한 예의가 참 없어요. 그걸 전혀 미안하게 안 느끼고. 저도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경쓰고 있는데 아직 멀었죠."

지난해까지 MBC 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정승희 대표가 들었다는 식으로 전화기 넘어로 "아이템 보류해 주세요. 다음에 연락 드릴께요."하는 작가의 말을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 이후 신년인사를 하면서 그 소식을 전하고 MBC 인하우스 피디로 부터 받은 메일이다. A의 메일을 받고 참 많이 공감했다. 사람 많은 방송판에 있다보니 나역시 그렇게 인정머리 없고, 몰지각한 사람이 되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속이 상하면서도 그런것에 속상해 하는게 프로가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그런 예의 없음, 그런 차가움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지는건 나도 그 '몰지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한 제작진 중 한명은 나도 아는 사이다. 사실 인터넷에서 붕붕 뜨는걸 보고 격려의 메일이라도 보낼까 생각을 하던 참 이었다.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본 그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가 아니라도 MBC엔 '좋은 사람'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아마존의 눈물'의 그도 MBC의 예의 그 '좋은 사람'들도 많이 당혹스러울 것 같다. 어쩌다 예의도 없는 차갑고, 몰상식한 인간들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당혹스러워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가 싸움을 걸었다느니, 그러니 대책을 세우겠다느니"하는 전의를 불태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제쯤 자신을 돌아 보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동료 선후배들을 돌아보고, 주변의 비판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며 반성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승희 대표의 입장에서 곰곰히 생각을 해 보면 좋겠다. 휴먼다큐 잘 만들기로 소문난 MBC 아닌가. 휴먼다큐는 자신을 밑바닥까지 낮추고 대상을 절절히 이해해야 만들 수 있는거 아니던가. 아픔을 엄살이라하고, 분노를 떼쓴다 하고, 소리죽여 우는 모습을 구차스럽다고 바라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게 휴먼 다큐 아닌가? 프로그램만 그렇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피디의 생각도, 삶의 태도도 프로그램과 같아야 한다.

피디들을 보면 프로그램을 위해 앞만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자신의 차에 누가 치여 죽는지, 나동그라져 상처를 받는지 안중에 없이 목적지만 바라보고 냅따 내 달리리기만 하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말이다. 나도 그런 폭주기관차가 될까봐 많이 경계했었다. 그러면서도 한번씩은 그런 폭주기관차가 되곤 했다. 반성 한다.

'아마존의 눈물'이 대책회의에 모여 앉으면 이런 이야기가 오고가면 좋겠다. "이런 핑게 저런핑게 대지말자. 조직 구조가 어떻고, 전임자가 어떻고, 누가 아파서 어땟고...정보가 도움이 됐네 안됐네. 그런말 집어 치우자. 그냥 가장 기본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로 MBC를 대표해 사과하자. 상처받은 그 분 마음이 풀릴때까지..." 그리고 누군가 구차하게 변명해대는 정성후 CP에게 "그러지 말자" 고 "그래봐야 우리꼴만 더 우습다고" 정중하게 충고해 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것 이었더라도, 설령 아무런 도움이 안되었더라도 정중히 감사를 표하는게 인간의 예의다. 우여곡절로 담당피디가 바뀌고 어쩌고 하는 상황이 생겨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그의 마음이 풀릴때까지 감사를 표하고 회사를 대표해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로 안되면 사례라도 해야 한다. 정승희 대표가 기천만원을 달라겠는가, 기억을 달라겠는가 10억이 넘게 들어간 프로그램이다. MBC가 그렇게 찌질한 방송사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정보와 자문을 구하면서 최소한의 자문료조차 생각하지 않았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거 아닌가? 한두번 자문도 아니고, 그렇게 여러번에 걸쳐 숫한 시간을 빼앗았다면 말이다.

그리고 잘못한 부분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면 계속 그 마음 그 자세로 겸손해라. 소수가 핍박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둥, 정 대표가 존재감이라는 목적을 이룬것 같다는 둥 하는 말은 제발 하지 말고 말이다. MBC가 정보나 훔쳐가는 비 도덕적인 집단으로 몰리는게 억울하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앞으로 그런 말을 듣지 않도록 조심하면 될 일 아닌가?

휼륭한 다큐를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만큼, 감동으로 정대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