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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눈물' 표절 논쟁-3, 이렇게 이해하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2. 21.



주> <아마존의 눈물> 표절 논쟁 관련 세 번째 글을 올립니다.
이성규 독립PD님이 적은 글입니다.
이번 사태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간의 '상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전합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떤 분들은 그런 비유를 하시더군요.
중소기업이 프리젠테이션하면 계약 안하고 아이디어 도용하는 대기업과 똑같은 행태라고.
분명 그런 측면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조언 좀 들었다고 그것에 돈을 내냐고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방송사 제작진에게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 도움을 주곤 합니다.
그렇다고 보수를 받지는 않습니다.
그건 말 그대로 조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승희 PD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단순한 조언을 듣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되었고,
프로젝트가 엎어지면 어쩔 수 없겠지만 완료되었다면
그에 합당한 정신적 혹은 물질적 보상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정승희 PD가 불후해 하는 것은 이 부분일 것입니다.


문제제기할 때 표현이 과했다고는 하지만
MBC가 그 억울함까지 감쌀 수 있는 너른 품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MBC니까요.
그나마 MBC니까 말이 통하겠지 하는 생각에 이성규 PD님도 글을 올리셨을 것입니다.
좋은 답이 나오길 바랍니다.





마존의 눈물> 제작진은 정승희PD의 존재감을 인정하라


이성규 (독립 PD) (원문 주소 :
http://blog.naver.com/report25)

안녕하세요. 저는 방송가의 외주제작 PD, 즉 독립PD로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리랜서 연출자입니다.

2000년 독립다큐멘터리영화 <보이지 않는 전쟁>의 제작자 겸 연출자, 그리고 2년 전 ‘전주국제 영화제’와 해외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을 한 바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신의 아이들>의 제작자입니다.

방송프로그램으로는 KBS의 수요기획을 통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며, KBS스페셜을 통해 <후세인과 샬림의 캘커타 스토리> <나이나와 상카르의 시네마천국>, MBC스페셜을 통해선 <천상고원 무스탕>이란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했습니다. 최근엔 다큐멘터리 영화 <오래된 인력거>란 작품의 제작자겸 연출자로서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소개하는 것은 방송사의 CP와 달리 프리랜서이기에 공신력을 지니기 어려운 점이 있어섭니다. 이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MBC의 윤미현CP처럼 “저는 [북극의 눈물]기획자이자 [아마존의 눈물]최초 기획자 윤미현 PD입니다.”라고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지 못하는 일개 프리랜서 독립PD입니다.

먼저 MBC의 <아마존의 눈물>이 전대미문의 반향을 일으킨 것에 찬사를 보냅니다. 작품성과 대중성은 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MBC의 대작이었습니다. 어찌됐든 다큐멘터리가 사장되어가는 위험에 처한 작금의 현실에서 시청률 25%에 육박하는 대중성과 시장의 확보는 저희 독립PD들로서도 놀라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눈물>방영 이후, 일어난 논란에 대해선 할 말이 많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진 않겠습니다. 이번 논란의 최초 발화자인 정승희 독립PD와 관련된 부분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 달간 아마존 촬영을 마치고 13일 돌아온 정 대표는 '아마존의 눈물'이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이 말하는 사전 준비기간 7개월은 나를 만나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간 기간"이라며 "2008년 8월말 나를 찾아온 ○○○PD 등을 10여 차례 만나 10여 년간 전갈, 독거미, 독뱀 등에 물리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마존에 관해 축적한 정보를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이미 정 대표의 저서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에 빼곡히 밑줄을 그어 공부해온 그들에게 지도를 펼쳐놓고 가야할 곳, 촬영해야할 것, 해야 할 일 등 모든 노하우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 최초 발화자인 정승희 독립PD가 머니투데이를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지적 재산권 침해’입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이 말하는 사전 준비기간 7개월은 나를 만나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간 기간"일 겁니다. 그 밖의 내용은 부연 설명이죠. 우선 ‘지적 재산권’이란 개념은 정승희 독립PD의 실수라고 전 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지적 재산권’이란 개념적 정의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나온 발언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단어가 마치 정승희독립PD가 ‘아마존 지역’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처럼 비쳐졌습니다. 또한 ‘정보를 빼간 기간’이란 표현 역시 정승희 독립PD의 실수였습니다. 본래 전하려던 의도는 저것이 아니었을 텐데, 흥분된 상태에서 발언하다 보니, 표현상의 실수를 하지 않았나 유추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자신의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면서 정승희 독립PD는 저에게 개인적으로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정승희 독립PD가 최초의 발화자로 의도했던 것은 바로 ‘존재감’입니다. 그걸 말하고자 한 것이 표현의 서툴음으로 인해 이른바 ‘오버’되어 기사로 확산 된 것이죠. 이것은 양측의 만남에서도 일정 확인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란의 진화 과정에서 MBC가 분명 정당하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설닷컴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표절' 혹은 저작권 침해'논란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앞서 언급했듯이 최초의 발화자인 정승희 독립PD의 단어 선택이 잘못된 데에서 비롯된 겁니다.

정승희 독립PD의 주장 전체를 보면, 다소 애매모호한 면이 있긴 하지만, 원청과 하청 사이에서 오가는 '을'의 입장에서 갖게 된, 일종의 억울함이었습니다. 7차례든 10차례든 어찌됐든 MBC 담당 PD와 정승희 독립PD는 서로 만나 아마존에 대한 이야길 나눴습니다. 또한 연출진이 바뀌면서 그 새로운 담당자였던 김현철PD도 정승희 독립PD와 만나 아마존의 정보에 대한 이야길 나눴습니다.

정승희 독립PD가 말한 부분을 엠비시에서 차용했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분명한 것은 엠비시의 필요로 정승희 독립PD를 만났다는 겁니다. 이것만으로 정승희씨는, 엠비시가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자문을 한 셈입니다. 이것마저 엠비시는 무시하실 것인지요..

그런데 독립PD인 저로서 황당하고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것은, 정성후CP가 "정승희 감독의 서운한 감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착각을 하게 만든 우리의 잘못도 있다."라고 엠비시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뒤 이어 "MBC를 정보나 훔쳐가는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정 감독은 거대 자본에 의해 소수자가 핍박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건 약자를 가장한 폭력과 다름없다."라고 언급한 점입니다.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드러난 것으로만 본다면 정승희 독립PD의 주장은 거의 '사기꾼' 수준으로 악평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누리꾼들은 과거 <도전 지구 탐험대>의 아나콘다 파문까지 끄집어내며 정승희 독립PD의 도덕적 흠결을 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른 진실로서 해명되긴 했으나 누리꾼은 그것까지 거론하진 않더군요. 그렇게 본다면 엠비씨란 조직은 이번 논란에서 이미 승기를 잡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방송 프로그램이 끝나고 스텝 스코롤이 올라갈 때, ‘자문’ 혹은 ‘감사’ 부분에 정승희 독립PD를 넣지 않은 것은, 자문의 수준이 아니라고 봤기에 그렇게 했다는 MBC 관계자의 발언에서 저는 또 다시 분노를 터트릴 뻔 했습니다.

이제 제 이야길 하겠습니다. 저는 방송가에서 인도 네팔 전문가로 알려진 PD입니다. 그러다보니, 지상파 방송사든 독립제작사든, 인도와 네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저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 차례 만나는 정도 혹은 전화 통화 30분 정도로 대화를 끝냅니다. 그 자문에서 저는 책이나 인터넷에서 접할 수 없는 실제적인 제작 정보를 전합니다. 하지만 저만이 지니고 있는 노하우는 어지간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방송 프로그램에서 제 이름이 ‘자문’으로 올라가지 않은 것에 그리 서운함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섭섭할 때도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방송가의 관례인지라 그 불편함을 공적이든 사적이든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눈물>의 경우는 뭔가 다릅니다. 최초 기획 준비 제작진은 적어도 정승희 독립PD와 7차례 이상은 만나서 이야길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제작진 역시 한 차례는 만났다고 엠비시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고요. 이 정도면 단순한 정보 교환이나 의견 듣기가 아닙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엠비시도 일정 인정하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인정은 하면서도 다른 부분에선 애써 정승희 독립PD의 ‘존재감’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노이즈 마케팅으로 책을 팔려는 수작”이란 말마저 들려오고 있습니다.

윤미현CP는 “김현철 피디가 정승희PD에게 어떤 롤을 제안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닙니다. 즉 저희 스탭이 구성된 이후라 공동제작은 고려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김현철 PD의 말과 다릅니다. “정승희 대표를 만난 것은 사실이다. 3월에 '아마존의 눈물'제작진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이전에 담당PD였던 분을 통해 만나게 됐다. 아무래도 아마존에 대한 정보가 많은 분이라 한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대표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촬영하기를 원했고 우리는 창사특집 다큐멘터리라 공식적인 채널로 촬영하고자 하는 입장 차가 있었다. 결국 정대표와 촬영을 함께 하는 것은 불발됐다.” 이건 김현철PD가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또한 정성후CP역시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대표가 비합법적인 경로로 빠른 시간에 촬영하는 것을 원해 같이 제작하는 것은 어려웠고 당시 김현철 PD가 허리디스크로 한 달가량 입원하는 바람에 공식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정대표에게 전달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MBC의 주장은 최초 기획자인 윤미현CP와 새로운 제작진과 서로 엇갈립니다. 또한 곳곳에서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감지됩니다. 하나하나 꼬집어 밑줄 긋듯 이야기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허나 이러한 논쟁은 감정적 대립으로 치달아 서로의 흠집 내기가 될 위험성이 있기에 이쯤에서 멈추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초기 발화 당시, ‘가재는 게 편’이라고 게 편의 입장에서 MBC에 대한 분노가 무척 컸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의 미접촉 부족인 ‘조에’족을 촬영한 외국 다큐멘터리 몇 편을 확보한 상태에서 엠비시의 <아마존의 눈물>과 비교 검토하는 동영상까지 만들려고 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지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엠비시는 프롤로그에서 분명히 ‘조에’족 촬영을 ‘세계최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엠비시 스스로로도 인정하듯이 윤미현CP의 글에서도 드러나듯이 그것은 이미 일본과 프랑스에 의해 제작된 바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그 최초의 의미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인정합니다. 그 ‘최초’란 단어가 갖는 시장성의 의미 또한 저 역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고백하자면 저 역시 3년전 엠비시와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세계 최초로 HD촬영”이란 말을 버젓하게 썼으니까요. 네팔의 히말라야 은둔지인 ‘무스탕’지역에 대한 다큐멘터리 촬영이 ‘세계 최초’는 아니었지요. ‘HD급으로서 세계최초’란 말은 분명히 맞기에, 홍보성 문구를 저 또한 날린 바 있습니다.

그 밖에 ‘조에’족 말고 다른 부족에 관해선 정승희 독립P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여섯 편을 확보하여 비교 분석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정승희씨가 저를 말리더군요. 그건 자칫 흙탕물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저의 이러한 발상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시작하려던 게 아니라, 다소 유아기적 분노로부터 비롯된 치기였음을 밝힙니다.

정승희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닙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그 궁금함을 가지고 한번 만나 약 한 시간 동안 이야길 나눈 정도입니다. 그리고 정승희씨의 다큐 접근 방식과 제가 만드는 다큐의 접근 방식은 하늘과 땅만큼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승희씨의 편에서 이야길 하는 것은 ‘가재는 게 편’이란 발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솔직히 밝힙니다. 허나, 이후 제 스스로 자료 조사 및 검색을 하면서 또 관련 논란을 읽으면서 “이건 아니다.”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아니다’란 바로 엠비시의 대응입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집니다.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고 조심스럽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 <아마존의 눈물>과 관련된 논란에서 잠깐 끼어들었다가 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하나 바 있습니다.

<'아마존의 눈물'을 겨냥한 지껄임을 하지 않겠다.>
http://blog.naver.com/report25/150081178109

정성후CP의 말처럼, “이건 약자를 가장한 폭력과 다름없다.”로 자칫 보여질 수 있다는 견해, 그리고 독립PD들이 작금의 엠비시 상황에 대해 갖는 지지를 바탕으로 제가 한 일종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 스스로 파기한 채 글을 씁니다. “거대 자본에 의해 소수자가 핍박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말을 엠비시 관계자로부터 그것도 시사교양국의 1부장으로부터 듣게 될 줄은 전혀 예측조차 못했습니다.

이왕 나온 김에 그런 식의 노이즈 마케팅을 하겠습니다. 독립PD들의 상당수는 이번 일에 상당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방송가의 불문율과 같은 관행 때문입니다. 단지 이번 <아마존의 눈물> 논란만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것의 폭발일 수 있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오는 불공정 관행을 이 자리에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상식 이하의 불공정 관행들과 착취들이 ‘갑’인 지상파 방송사들에 의해 너무도 당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을’은 분명히 약자입니다. 심지어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조차 향후 제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를테면 생존권이 박탈 될 수도 있습니다. 이걸 순전히 저 혼자 ‘오버’하는 것으로만 여기실련지요.

저는 일전에 <아마존의 눈물>을 모티브로 하여 모 매체에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명품속에 감춰진 악취>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04

이 글로 인해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 가운데 한 사람이 제게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항의였습니다. 물론 그 항의는 일정 정당했고, 지극히 정중했습니다. 하지만 그 항의 가운데 저를 무척 불편하게 만든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 글을 아직 어린 독립PD가 썼다면 저희는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감독님처럼 독립PD의 어른 같은 분이 쓰시니 저희로선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더군요.” 이 말은 틀립니다. 젊은 독립PD라면 그 어떤 소리도 못합니다. 왠지 아실 겁니다. 그건 바로 ‘생존권의 박탈이란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저 정도의 짭밥 정도 되니까, 저렇게 짖을 수 있는 겁니다.

그날 전화 통화에서 악의가 느껴지진 않았지만, 통화가 끝나고 괜히 귀에 자꾸 맴도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시는 것은 감독님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날의 통화는 제 쪽에서 날이 선 목소릴 냈던 것이지, 엠비시의 PD가 저를 협박하거나 억압하려 한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의 순수한 의도를 잘 알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에 자꾸 맴도는 말이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으로 입을 ‘큰 해’란 무엇일까? 그건 이른바 여의도에서만 오가는 ‘이성규’란 독립PD의 명성에 먹칠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순간 저는 다르게 해석되더군요. “그러다가 방송가에서 제명된다.” 이게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저의 진정성이 글을 통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엠비시의 시사교양국 PD는 독립PD에게 막강한 동지면서 동료이고 우군입니다. 그러기에 <PD수첩>논란 당시 독립PD는 엠비시 PD를 지지했습니다. 또한 지난 해 엠비시 파업 당시 숱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파업으로 인한 대체 인력으로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한 바 있습니다. 이제 조금씩 깨닫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독립PD들의 짝사랑’에 불과했다고 말이죠. 실제로 저희 내부에선 그런 의견들이 봇물 쏟아지듯이 나오고 있습니다.

끝으로 보다 솔직하게 그리고 정당하고 떳떳하게 또한 현명하게 이번 논란을 마감해 주실 것을 엠비시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에게 부탁드립니다. 저희 또한 확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립PD의 자존심마저 다치게 하진 말아주십시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정승희 독립PD는 파렴치한 장사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엠비시가 거기에 편승하는 기미마저 보이니 저희로선 속에서 열불이 납니다.

결론이 뭐냐고요? 정승희 독립PD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정하세요. 뒤에 다른 말을 달지 않은 채 말입니다. 그것만이 ‘표절 논란’ ‘저작권 침해 논란’ ‘지적 재산권 침해 논란’으로부터 엠비시가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2010년 2월 21일(일) 독립PD 이성규 올림....